초원사진관에서 '8월의 크리스마스'를 추억하다

[디카시로 여는 세상 - 시즌2 중국 정주편 45] 스토리텔링

등록 2017.02.17 10:26수정 2017.02.1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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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사진관 ⓒ 이상옥


       다림과 긴 얘기를 엮을 수 없는
        8월의 크리스마스
                -이상옥의 디카시 <군산 초원사진관에서>

요즘은 스토리텔링의 시대다. 스토리가 없는 문화콘텐츠는 매력이 없다. 지자체마다 문화콘텐츠를 발굴하여 스토리를 입히고, 관광 상품으로 만든다. 문화콘텐츠는 스토리텔링과 만나야 비로소 존재 의미를 지닌다.

며칠 전 군산에 갔다. 군산의 명물로 자리한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 '초원사진관'을 봤다. 어렸을 때 봤던 읍내의 조그만 사진관 모습이다.

추억의 사진관 같은 별 볼품없는 사진관이 군산의 볼거리로 자리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 심은하, 한석규 주연으로 1998년 개봉한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이라는 스토리텔링이 그것.

8월의 크리스마스는 서정성 짙은 러브스토리이다. 불치병을 앓는 삼십 대 중반의 남자 정원(한석규 분)은 사진관을 운영하며 자신의 삶을 정리하는 가운데 주차 단속원 다림(심은하 분)을 만나 사랑을 느낀다. 자신의 비극적 운명에 순응하는 차에 사랑이 찾아온 것.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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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사진관 앞에서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읗 촬영하고 있다. ⓒ 이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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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사진관 인근 벽화도 이채롭다. 초원사진관 주변에는 여러 기념품을 파는 상점들도 있어, 작은 세트장 하나로 상권이 형성되어 있는 듯했다. ⓒ 이상옥


서서히 죽어가는 정원이 스무 살 초반의 다림과 사랑의 긴 얘기를 엮어갈 수는 없는 일. 정원은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지 못한다. 정원은 아름다운 추억을 안고 세상을 떠나고 사진관에는 예쁜 미소의 다림의 사진만 남는다는 얘기.

초원사진관은 <8월의 크리스마스>를 찍기 위해 만든 세트장으로 촬영이 끝나고 철거했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증폭되면서 군산시에서 이 건물을 매입하여 영화 속의 초원사진관을 그대로 재현했다. 이곳은 20년 가까이 지났는데도, 군산에서 가장 많은 찾는 곳이 됐다.

삶은 스토리이다

얼마나 멋진 경관이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떤 아름다운 스토리가 있느냐가 관건이다. 삶은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생은 한 편의 영화 같다. 얼마나 아름답고 의미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지상에서의 한정된 삶도 영원할 수가 있다.

덧붙이는 글 지난해 3월 1일부터 중국 정주에 거주하며 디카시로 중국 대륙의 풍물들을 포착하고, 그 느낌을 사진 이미지와 함께 산문으로 풀어낸다. 디카시는 필자가 2004년 처음 사용한 신조어로, 스마트폰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감흥)을 순간 포착(영상+문자)하여, SNS 등으로 실시간 소통하며 공감을 나누는 것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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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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