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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전술은 없다... 무적 첼시의 약점은 '측면'

[해외축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첼시 vs. 토트넘

17.01.06 17:28최종업데이트17.01.0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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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델리 알리 델리 알리가 헤딩으로 득점하는 장면. ⓒ 프리미어리그 공식 페이스북


영원한 전술은 없다. 아무리 최고의 전술이라고 할지라도 결코 약점은 존재하며 언젠가는 무너지게 마련이다. 그동안 수많은 감독이 최고의 전술들을 탄생시켰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영원했던 전술은 존재하지 않았다. 모든 전술은 언젠가는 약점이 발견되기 마련이었고, 새로운 전술이 등장하는 동시에 이전 전술은 사라지게 되었다. 오랜 축구 역사 동안 이러한 패턴이 계속해서 반복되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토트넘은 5일 오전 5시(한국시각)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첼시와의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경기에서 2-0 승리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토트넘의 19세 미드필더 델리 알리였다. 알리는 이 날 경기에서 2골을 기록하면서 'MOM'(맨 오브 더 매치, Man Of the Match)로 선정되었다. 첼시는 이날 경기에서 패배하면서 13경기 무패행진의 막을 내렸다.

343 vs. 343

토트넘 vs. 첼시 라인업 ⓒ FOOTBALLUSER.COM


안토니오 콩테가 첼시의 감독으로 부임했을 초기에 확실한 전술을 찾아내지 못하면서 3승 1무 2패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첼시에서 3백 전술을 사용한 이후부터 13승 0무 0패 32득점 4실점을 기록하면서 리그 1위로 올라섰다. 이날 경기에서 패배한 첼시는 무패행진의 막을 내렸다. 그런데도  첼시는 16승 1무 3패를 기록하면서 리그 2위와 5점 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토트넘은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리그 3위로 올라섰다.

토트넘은 요리스, 다이어, 알데르베이럴트, 베르통언, 워커, 완야마, 뎀벨레, 로즈, 알리, 에릭센, 케인이 선발로 나섰다.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은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첼시는 쿠르투아, 아스필리쿠에타, 루이스, 케이힐, 모제스, 캉테, 마티치, 알론소, 페드로, 코스타, 아자르가 선발로 나섰다.

토트넘은 첼시의 콩테에 맞서 평소와 전혀 다른 전술인 343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얼마 전 부상에서 복귀한 알데르베이럴트와 함께 베르통언, 다이어를 3백으로 기용했다. 그리고 공격과 수비 능력을 모두 갖춘 대니 로즈, 카일 워커가 양쪽 윙백으로 출전했다. 또한, 해리 케인을 원톱으로 기용하고 2선에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델리 알리를 출전시켰다.

첼시는 14경기 연속으로 343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아스필리쿠에타, 루이스, 케이힐을 3백으로 선택했다. 최근 좋은 폼을 보여주고 있는 빅토르 모제스와 함께 마르코스 알론소가 윙백으로 출전했다. 그리고 아자르, 코스타, 페드로가 공격수로 출전했다.

ⓒ 첼시 공식 페이스북


ⓒ 첼시 공식 페이스북


ⓒ 첼시 공식 페이스북


토트넘의 전방 압박은 이날 경기에서 큰 활약을 보여줬다. 첼시는 지난 토트넘과의 경기에서도 토트넘의 전방 압박 때문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도 토트넘의 압박은 첼시가 원하는 플레이를 못 하게 했다. 토트넘은 경기 내내 전방 압박을 계속해서 시도하였다. 그리고 첼시는 토트넘의 압박으로 인하여 전방으로 쉽게 공을 전달하지 못했다. 또한 완야마, 뎀벨레가 좋은 활약을 보였다. 완야마, 뎀벨레는 첼시의 아자르, 페드로가 공을 잡을 때마다 계속해서 수비를 도와줬다. 덕분에 아자르, 페드로가 중심인 첼시가 제대로 공격을 하지 못했다.

압박을 무리하게 한다면 오히려 상대에게 공격 찬스를 쉽게 허용할 수 있다. 하지만 지역에 따라 압박의 강도는 정해져 있다. 가장 압박이 많이 시도되는 곳은 중원이다. 왜냐하면, 중원에서 압박에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뒤에 수비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자기 진영에서 압박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왜냐하면, 무리하게 압박을 시도하다가 상대에게 쉽게 찬스를 허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기 초반에는 첼시가 위협적인 찬스를 여러 번 만들었다. 첼시의 공격 루트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롱패스를 이용해서 최전방에 위치한 디에고 코스타에게 연결하여 득점을 노린다. 두 번째는 에당 아자르, 페드로 등을 이용해서 측면을 중심으로 빠른 역습을 시도한다. 세 번째는 에당 아자르, 페드로가 직접 페너트레이션을 시도한다. 경기 초반 첼시는 이러한 공격 루트를 통해서 토트넘의 골문을 위협했다.

반대로 토트넘의 3백은 초반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3백 전술은 중앙에 3명의 수비수가 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수비를 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한 명의 수비수가 측면으로 이동하더라도 중앙에는 두 명의 수비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위험이 줄어든다. 하지만 3백은 수비 조직력이 맞지 않는다면 쉽게 무너질 수 있다. 그리고 토트넘이 이러한 문제점을 잘 보여줬다. 토트넘은 전반 초반 아자르, 페드로에게 측면 공간을 허용하면서 계속해서 공격 찬스를 허용하였다.

결국 핵심은 '측면'이었다

ⓒ 토트넘 공식 페이스북


ⓒ 첼시 공식 페이스북


이날 경기에서 핵심은 측면이었다. 만약 첼시가 측면을 차지하게 된다면 경기는 첼시가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토트넘이 측면을 차지하게 된다면 첼시의 공격을 막을 수 있으므로 토트넘이 경기를 가져갈 수 있었다. 결과는 토트넘의 승리였다. 토트넘은 로즈, 워커, 알리, 에릭센, 완야마, 뎀벨레 등을 이용해서 첼시가 측면에서 원하는 플레이를 하지 못하도록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

또한 토트넘은 첼시의 약점인 측면을 이용해서 공격 찬스를 만들어냈다. 윙백은 풀백보다 수비적인 임무를 덜 수행한다. 그뿐만 아니라 윙백은 공격과 수비를 모두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수비에만 집중할 수 없다. 토트넘은 이 점을 잘 노리고 첼시를 공략하였다. 또한, 부진한 마르코스 알론소 쪽을 중심으로 공략했다. 덕분에 첼시의 수비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전반 45분, 토트넘의 델리 알리가 에릭센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하면서 선제골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첼시 수비진에서 문제점이 발견했다. 에릭센이 크로스를 올리는 과정에서 첼시의 수비진 중에 누구도 알리를 마크하지 못했다. 아스필리쿠에타가 케인을 마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모제스가 알리를 놓치고 말았다.

후반 54분, 델리 알리가 에릭센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하면서 두 번째 골을 기록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첼시의 수비 조직력이 무너지는 장면을 확인할 수가 있다. 에릭센이 크로스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알론소, 케이힐 선수가 앞에 위치했다. 그런데도 단 한 명도 에릭센의 크로스를 막기 위해서 달려오는 선수가 없었다. 한 선수가 에릭센을 압박하고 나머지 한 선수가 크로스 상황을 준비해야 했다. 그런데도 두 선수 모두 이러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 첼시의 핵심 선수 은골로 캉테가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캉테는 경기 내내 토트넘의 패스를 차단하지 못했다. 첼시가 지난 13경기에서 패배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캉테의 수비가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날 경기에서 부진했던 캉테는 후반 79분에 교체되어 경기장 밖으로 나갔다. 캉테가 첼시의 경기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었던 경기였다.

경기 결과는 2-0으로 토트넘의 승리로 끝났다. 이날 패배로 인하여 첼시의 13경기 무패행진은 막을 내렸다. 맨체스터 시티가 첼시와의 경기에서 측면을 이용해서 첼시를 공격했다. 그리고 첼시의 약점이 측면이라는 점이 조금씩 드러났다. 그리고 토트넘이 첼시를 상대로 승리하면서 이를 증명했다. 안토니오 콩테가 앞으로 어떤 변화를 줄지 기대가 된다.

ⓒ 첼시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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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동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mancity4374)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프리미어리그 첼시 토트넘 알리 캉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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