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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세 최연소 감독의 증명... 호펜하임이 강팀일 수 있는 이유

분데스리가 돌풍의 주역, 호펜하임을 분석하다

17.01.01 17:10최종업데이트17.01.0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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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펜하임이 무패를 기록하며 분데스리가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29세인 니겔스만 감독을 선임하며 우려도, 논란도 많았지만 실력으로서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하는데 성공했다. 사실 호펜하임은 지난 시즌 15위를 기록하며 간신히 강등을 면했던 팀이다. 그랬던 팀이 올 시즌은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니겔스만 감독은 자신만의 철학을 바탕으로 호펜하임을 변화시켰다. 자신의 기준에 따라 선수단 로스터를 완성시켰고, 이에 따라 몇몇 선수들은 벤치 멤버로 전락했다. 이어 그는 새로운 포메이션을 호펜하임에 입혔다. 기존의 포백에서 쓰리백으로 수비 라인에 변화를 주었고 압박과 공격 축구를 지시하며 색다른 팀 컬러를 요구했다. 그 결과 호펜하임은 라이프치히와 더불어 돌풍의 중심이 됐고, 후반기에는 유럽 대항전 출전을 노린다. 니겔스만의 호펜하임, 어떻게 자신들을 증명했을까.

나겔스만, 호펜하임에 강팀 컬러를 입히다

올 시즌 호펜하임의 두 가지 키워드는 압박과 공격이다. 경기 당 114.7km 이상을 11명이 소화하며 1인당 10km 이상, 골키퍼를 제외한 10인의 경우는 더욱 엄청난 양의 활동량을 보였다. 이 활동량을 바탕으로 호펜하임은 상대를 숨조차 쉬지 못하게 압박했다. 공을 탈취한 후에는 빠른 스프린트와 패싱, 점유율로 상대를 압도하며 경기를 풀어 나갔다. 이런 스타일은 대개 강팀의 컬러다. 니겔스만은 호펜하임이 비교적 약 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이 컬러를 입혔다. 그리고 그 옷은 호펜하임에게 잘 맞았고, 그들이 전반기를 무패 행진으로 마감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 2016/17 호펜하임 : 16경기 6승 10무 0패, 승점 28점과 득점 28점, 실점 17점

팀에 전술을 지시하는 니겔스만 감독 ⓒ 호펜하임 공식 트위터


호펜하임은 공을 가지고 있는 온 더 볼 상황과 공이 없는 오프 더 볼 상황에 모두 능했다. 온 더 볼 장면에서는 패싱과 점유 능력이 빛을 발휘했다. 경기당 12개에 육박하는 키 패스를 뽑아냈고, 평균 패스 성공률이 81.9%를 넘겼다. '거친 센터 백' 벤자민 후브너는 경기당 3.1개의 롱 패스를 성공시켰으며, 케빈 보그트는 6.2개의 롱 패스를 성공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런 패싱 사이에서 나오는 아기자기한 플레이까지 호펜하임은 최고의 조직력을 보였다. 점유율은 매 경기 평균 53.5%를 기록했다. 패싱과 공을 갖는 탈취력까지 더해진 호펜하임은 견고한 후방을 바탕으로 삼아 점유에 능한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들의 깨끗한 플레이다. 호펜하임은 전반기 18경기를 치르면서 30장의 옐로카드를 받았지만, 뮌헨과 더불어 레드 카드는 단 한 장도 받지 않았다. 견고하고 거친 수비를 하면서도 '페어플레이 정신'은 거칠지 않았다.

세트피스에 강했던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28골 중 17번의 득점은 오픈 플레이 장면에서 나왔으며, 무려 8골이 세트피스에서 기록되었다. 분데스리가에서 세트피스로 7득점 이상 기록한 클럽은 호펜하임이 유일하다. 도르트문트와 바이에른 뮌헨에 현저히 낮은 오픈 플레이 횟수를 기록했지만 세트피스에서의 조직력이 아쉬움을 크게 만회했다. 놀랍게도 호펜하임은 세트피스 8득점 중 7득점을 홈에서 기록했다. 팬들의 응원 속, 프리킥과 코너킥 장면에서 호펜하임 선수들의 집중력은 배가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홈에서 세트피스 득점 1위를 기록했다면, 원정에서는 오픈 플레이 득점 2위를 기록했다. 호펜하임은 도르트문트(13득점)에 이어 10골을 오픈 플레이로 기록했다.

분데스리가 전반기 득점 분포도 (홈경기) + 각 팀 중 리그 탑 득점 5위 클럽을 상대로 조사했습니다 :) ⓒ 김동현 (배경은 호펜하임 공식 트위터)


분데스리가 전반기 득점 분포 (원정경기) + 각 팀 중 리그 탑 득점 5위 클럽을 상대로 조사했습니다 :) ⓒ 김동현 (배경은 호펜하임 공식 트위터)


호펜하임은 경기 당 443개의 숏패스를 성공시켰다. 이는 리그 5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반면 경기 당 11개의 크로스를 성공시키며 리그 최하위권에 해당했다. 호펜하임의 주 공격 루트는 크로스가 아닌 숏패스를 이용한 돌파다. 롱볼 패스 역시도 경기당 64개로 리그 15위에 머물렀다.

한편 호펜하임은 양 사이드에 치우치지 않고 모두를 이용하는 공격을 펼쳤다. 전반기 18경기에서 그들은 좌측으로 36%의 공격, 우측으로 36%의 공격을 펼쳤으며 28%의 공격은 중앙을 이용했다. 이는 홈경기와 원정에서 대체적으로 비슷한 통계 자료를 보였다. 홈경기에서는 좌측, 중앙, 우측 차례로 37%, 27%, 36%로 양분했으며 원정에선 35%, 29%, 36%를 기록했다.

공을 갖고 움직이는 지역 통계에서는 호펜하임이 압도적인 기록을 보였다. 그들은 공을 소유한 장면의 30%를 자신들의 진영에서 점유하며 리그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중앙에서는 45%를 점유했고, 상대 지역에서 25%를 기록했다. 후방을 바탕으로 빌드 업을 시도하는 클럽 다운 기록이다. 중앙과 상대 지역에서의 플레이 비율은 리그 최하위에 해당할 정도로 후방의 비중이 상당히 컸다. 슈팅 기록도 인상적이다. 박스 밖에서의 득점이 득점 분포의 42%를 차지했다. 프리 킥과 코너킥을 잘 이용하는 클럽답게 기록으로도 입증했다. 슈팅 위치의 분포는 중앙에서의 슈팅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슈팅 중 69%를 중앙에서 마무리하며 리그 5위를 기록했다.

호펜하임이 공을 소유한 지역 ⓒ 김동현


호펜하임은 대체적으로 빌드 업을 중시했으며, 후방에서부터의 숏패스를 주무기로 삼았다. 양 사이드를 이용한 공격 전개와 중앙을 향한 컷백도 주효했다. 사이드에서 올라오는 크로스의 개수는 상당히 적었고, 사이드에서 직접 때린 횟수 역시도 타 팀에 비해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오른쪽에서의 슈팅 개수는 리그 꼴찌를 달렸다. 그러나 중앙에서의 마무리 비중이 큰 편이다. 올 시즌 호펜하임의 주포인 산드로 바그너는 최전방에서 15경기를 소화하며 9골 1도움을 뽑아냈다. 팀이 28득점을 올렸음을 감안한다면 중앙에서의 비중을 확인할 수 있다. 바그너는 패싱과 공 소유에서 약점을 보이지만 수비 가담과 활동량이 뛰어난 선수다. 최전방임에도 불구하고 동료들을 돕기 위해 후방까지 자주 내려오는 모습을 보여준 바가 있다.

호펜하임을 향한 검증의 시험은 끝났다. 그들은 스스로의 실력을 증명했고, 이제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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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펜하임 니겔스만 산드로 바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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