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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멘>에는 '팜파탈'만 있다? 완전히 다른 미카엘라가 왔다

[인터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 <카르멘> 공연... '미카엘라' 역의 소프라노 윤정난

16.11.21 10:06최종업데이트16.11.2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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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페라 <카르멘>의 미카엘라 연기와 노래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여온 윤정난은 이번 공연에서 차별화된 '미카엘라'를 선보일 계획이다. ⓒ 권영헌


지난 17일부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 극장에서는 성남문화재단 자체 제작 오페라 <카르멘>이 관계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 첫선을 보였다. 가슴 속의 뜨거운 열정과 자유분방함으로 기존의 질서를 거부하고 오직 불같은 사랑을 갈구하는 <카르멘>. '팜파탈'의 원형으로 여성 소프라노 가수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맡고 싶은 배역이다.

그러나, 누구나 욕심을 내는 카르멘이지만, 그가 빛나기 위해서는 그를 둘러싼 배우들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 극 중 배역들의 자연스러운 앙상블이 카르멘을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인으로 만들 수 있다. 그중에서도 카르멘과는 다소 반대되는 정숙한 캐릭터로 카르멘과 함께 극을 이끌어 미카엘라의 존재는, 오페라 <카르멘>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배역이다. 이번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오페라 <카르멘> 역시 그러하다.

이번 공연에서 미카엘라 역할은 소프라노 윤정난이 맡는다. 더 완성도 높은 무대로, 더 큰 감동을 선사하기 위해 막바지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만난 미카엘라 역의 소프라노 윤정난. 그는 "차별화된 미카엘라를 담아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밝혔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후 도미해 인디애나음악대학교, 줄리어드 오페라센터를 졸업한 윤정난은 지휘자 조지 솔티 재단에서 올해의 젊은 가수상을 받았으며 마리아 칼라스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등 입상, 차이콥스키 콩쿠르 결승 진출 등으로 주목받았다. 2011년 링컨센터에서 <잔니 스키키>의 '로레타' 역으로 뉴욕 무대 데뷔 후 독일, 오스트리아 등 미국과 유럽에서 활발히 활동해 왔으나 오페라 <카르멘>과는 이번이 첫 번째 인연이라고 한다. 지난 16일, 공연을 앞둔 그를 성남아트센터에서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래는 소프라노 윤정난과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더 생동감 있고 발랄하게"

▲ "차별화된 '미카엘라'를 기대하세요" 성남문화재단 자체 제작 오페라 <카르멘>에서 미카엘라 역을 맡은 윤정난. ⓒ 권영헌


- 그동안 <카르멘>에 출연한 적이 있는가?
"여러 작품을 해봤지만, <카르멘>은 갈라 콘서트 버전만 참여했고, 오페라 공연으로는 처음이다. 사실 국내 오페라 무대도 지난해 <피가로의 결혼>에서 '백작 부인' 역으로 데뷔했다고 할 수 있는데, 그때보다 이번 <카르멘>의 '미카엘라' 역이 더 나와 잘 맞는 역할이라 즐겁게 준비하고 있다."

- 이번 <카르멘>에서 본인이 생각하는 '미카엘라'는 어떤 캐릭터인가? 본인만의 차별화된 '미카엘라'가 있다면?
"보통 '미카엘라' 하면 정열적인 여주인공 카르멘과 대비되는 착하고 순진한 성격으로 생각한다. 큰 비중이 없는 역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비제의 음악은 상당히 드라마틱한데 수줍고 내향적인 미카엘라의 캐릭터로 노래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래서 나는 순수함은 갖고 있지만, 조금은 발랄한 시골 처녀인 미카엘라의 모습을 담아내려고 한다. 단조롭지 않고 좀 더 생동감 있는 미카엘라를 만나실 수 있을 것이다."

- 이번 성남문화재단 오페라 <카르멘>만의 강점이나 매력이 있다면?
"가장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캐스팅이다. 카르멘역을 맡은 엘리나 막시모바는 최고의 오페라 가수다. 나도 그녀의 공연을 티켓을 어렵게 구해 직접 찾아가 본 적이 있을 정도라 이번에 한 무대에 설 수 있어 무척 기뻤다. 에스카미오 역의 아리운바타르 간바타르 역시 그 음악성이나 내공이 대단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이런 출연진을 한 무대에서, 그것도 한국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놓치기 아까운 기회다."

- <카르멘>이 잘 알려진 작품이긴 하지만, 아직도 오페라를 낯설어하는 관객들을 위해 조언을 해준다면?
"오페라가 낯설다고 해도, <카르멘>의 아리아 중 귀에 익은 곡들이 꽤 많을 것이다. 나도 모르게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로. 그런 곡들을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성악가들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는 무대다. <카르멘>의 기본적인 줄거리 정도만 살짝 읽어보고 작품을 보면, 크게 어렵지 않게 작품 속에 녹아들 수 있을 것이다. 눈과 귀가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

노래와 연기 능력을 두루 갖춘 윤정난이 보여줄 미카엘라가 카르멘과 함께 어떤 무대를 보여줄지, 그의 잠재력에 관객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남문화재단 자체 제작 오페라 <카르멘>은 17일부터 20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했으며, 윤정난은 17일과 19일 공연에서 엘레나 막시모바(카르멘 역), 한윤석(돈 호세 역), 아리운바타르 간바타르(에스카미요 역) 등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뉴스팟>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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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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