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차은택 특혜 의혹' 여야 책임 공방

더민주 "대회 관리, 유정복 시장 책임 막중" vs. 새누리 "송영길 시장 때 일, 검찰 조사 해야"

등록 2016.11.11 14:39수정 2016.11.1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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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실세' 최순실 최측근 차은택 체포 청와대 ’비선실세’ 최순실의 최측근이며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씨가 8일 오후 중국 칭다오발 중국동방항공을 타고 인천공항에서 입국한 뒤 공동강요 혐의로 검찰에 체포되고 있다. 차씨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울먹이며 답변하고 고개를 여러차례 숙였다. ⓒ 권우성


더민주 "차은택 아시안게임 이권개입에 유 시장 책임 막중"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장본인 중 한 명이자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황태자로 통한 차은택씨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개·폐회식 영상감독으로 일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인천에서 여야 간 정치공방이 치열하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 박남춘)은 지난달 26일에 이어 이달 9일 다시 성명을 발표해 "차은택이 인천아시안게임과 관련해 이권을 챙긴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유정복 시장에게 '정치적·도의적 책임'에 따른 사과를 요구했다.

차은택씨가 입국한 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개·폐회식 때 차씨의 아프리카픽쳐스가 협력업체로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차씨는 자신이 감독한 행사에서 이권을 챙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차씨와 연관돼있는 애니메이션업체가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식에서 영상과 멀티미디어 쇼 제작에 참여했는데, 이 업체는 차씨가 대표를 맡았던 또 다른 유령회사의 지분을 절반 가까이 소유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토대로 더민주 인천시당은 "차은택이 아시안게임 영상감독에 선임될 때 유정복 시장이 관련이 없었다 하더라도, 감독 선임 이후 이권개입 행위에 대한 시장의 책임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당시 인천시장이 '친박' 실세인 유정복 시장이 아니었다면, 차은택이 광범위한 이권개입 행위를 벌일 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무엇보다 친박 실세들이 최순실과 차은택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점에서,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부터 안전행정부 장관을 맡고 있던 유정복 시장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더민주 인천시당은 "유 시장은 아시안게임 전반을 주관하고 관리할 책임이 있었다. 특히 비위의 소지가 있는 이권 사업에 대해서는 사전에 파악해 관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임무였다"며 "특히,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최순실-차은택' 세력이 인천을 국정농단의 주요 무대로 삼았다는 점에서, 인천시장의 책임은 더욱 무겁다"고 했다.

시, "안행부 장관 취임 전에 차씨 영상감독 선임... 유 시장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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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유정복 인천시장 ⓒ 사진출처 인천시


인천시는 10일 해명자료를 발표해 더민주 인천시당의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시는 우선 "유정복 시장이 안행부 장관으로 취임한 것은 2013년으로, 차씨는 그전인 2012년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가 시행한 개·폐회식 대행사 공모에서 선정돼 2012년 12월부터 영상감독으로 활동했다"며 "안행부 장관 시절과 무관한 일이다"라고 일축했다.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는 2012년 12월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개·폐회식 대행사를 선정했다. 그해 10월 12일 입찰 공고 후 11월 26~28일 업체 3곳에서 제안서를 받았다.

시는 "업체 선정은, 전문가로 구성한 평가위원회가 평가기준에 의거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고, 2012년 12월 26일 HS애드컨소시엄(HS애드 60%·유니온커뮤니케이션즈 40%)과 계약했다. 차은택씨는 HS애드컨소시엄이 입찰에 참여할 때 영상감독으로 선임했다"고 유 시장과 무관함을 재차 강조했다.

또 "개·폐회식에 제작된 영상물은 HS애드컨소시엄이 제안한 제안서에 이미 포함돼 제작된 것으로, 영상제작 업체 선정은 전적으로 HS애드컨소시엄의 의사로 결정된 사항이다"라며 "유정복 시장이 차은택씨가 관련한 아시안게임 개·폐회식 영상물 제작에 영향을 미쳤다는 더민주 인천시당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새누리, "송 시장 때 차은택 감독 선임, 검찰 조사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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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미르·K스포츠 재단에 대한 늑장 대응 지적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청와대 비선 실세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미르·K스포츠 재단에 대한 늑장 대응을 지적하고 있다. ⓒ 유성호


새누리당 인천시당(위원장 정유섭)은 "차은택 영상감독 선임은 민선5기 때 확정한 일"이라며 더민주 인천시당을 향해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인천시당은 "더민주 인천시장 때 계약하고 추진한 일이고, 연출 보고회까지 모두 마친 일을, 현 시장에게 떠넘기는 더민주 인천시당은 제정신인가"라고 반문한 뒤, "이뿐만 아니라 민선5기 송영길 시정부는 2013년 인천 실내&무도아시안게임 개·폐회식에도 차은택씨를 영상감독으로 선임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러한 사실이 명백함에도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개최까지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취임한 유정복 시장에게 차은택 영상감독 선임에 대해 사과하라는 것은 지나가던 개도 비웃을 일이다"라고 거칠게 비판했다.

새누리당 인천시당은 "오히려 더민주 인천시당과 송영길 전 시장 등은 실내&무도아시안게임과 아시안게임 개·폐회식 영상감독으로 차씨를 선임한 사실과 배경을 해명하고, 시민 앞에 석고대죄 해야 한다"며 "HS애드컨소시엄이 차은택을 영상감독으로 선임할 때, 당시 송영길 시장과 박남춘 아시안게임 조직위원 등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는지, 검찰에 조사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새누리당 인천시당은 "(더민주 인천시당이) 계속해서 허위사실을 유포하면 별도로 고발하는 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최순실 #차은택 #인천아시안게임 #유정복 #송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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