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길었던 2016 KBO리그가 막을 내린 가운데 치열했던 5강 싸움의 승자들이 가려졌다. 마지막까지 주인을 찾지 못했던 4위와 5위는 결국 LG와 KIA에게로 돌아갔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리빌딩을 목표로 세운 팀이었다. 리빌딩과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란 힘든 일이다. 경험이 많지 않은 어린 선수들을 중심으로 성적을 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시즌 LG와 KIA는 오랜 숙원이었던 팀 리빌딩과 함께 가을야구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4위를 기록하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LG는 KIA와의 최근 3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자신감에 차있다. 반면 KIA는 '200이닝 듀오' 양현종과 헥터에 기대를 걸고 있다.
허프를 공략해야 하는 KIA
▲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선발투수로 데이비드 허프(LG 트윈스. 오른쪽)와 헥터 노에시(KIA 타이거즈. 왼쪽)의 '외국인 에이스 맞대결'이 성사됐다. 양상문 LG 감독과 김기태 KIA 감독은 경기를 하루 앞둔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각각 선발투수를 공개했다. ⓒ 연합뉴스
KIA는 '천적' 허프를 공략해야만 한다. 지난 7월 코프렌드 대체 외인으로 KBO리그에 발을 내딛었던 허프는 LG가 하위권에서 4위까지 치고 올라오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웠던 선수 중 한 명이다. 시즌 중반에 합류한 허프는 13경기에 등판해 7승 2패 3.1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특히 허프는 KIA전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 KIA전 2경기에 등판한 허프는 패 없이 2승을 챙겼다. 경기내용면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KIA 타선을 상대로 14⅓ 동안 단 2실점에 그쳤다. 잠실에서도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홈구장과 좋은 궁합을 보이고 있다. 9월 등판 성적도 좋기 때문에 KIA로서는 허프를 공략할 방법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
<LG 선발 허프의 올 시즌 기록>
- 허프vs. KIA : 2경기 2승/14.1이닝/사사구 3개/삼진 9개/2실점/EAR 1.26
- 허프(잠실 야구장) : 8경기 4승 1패 1홀드/41.1이닝/사사구 6개/삼진 24개/9실점/EAR 1.96
헥터-양현종을 막아야 하는 LG
LG는 1차전에서 헥터를 상대하게 됐다. 딱 거기까지여야만 한다. LG 입장에서 양현종과 헥터가 등판하는 것은 달갑지 않은 일이다. 시리즈가 2차전까지 진행되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KIA의 '200이닝 듀오' 양헌종과 헥터의 등판은 유리한 입장에 있는 LG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두 자리 수 승수와 200이닝을 동시에 기록한 투수를 연이어 상대하는 것은 아무리 강팀이라도 심리적으로 위축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와일드카드 시리즈가 모두 잠실에서 열린다는 것이다. LG는 올 시즌 홈경기 만원 관중 앞에서 7전 6승 1패를 기록했다. 오랜만에 가을야구 길목에서 맞대결을 앞두고 있는 두 팀인 만큼 매진 될 것이 분명하다. 또 양현종-헥터의 올 시즌 LG 맞대결 성적은 준수한 편이지만 잠실에서 두 선수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이 LG는 허프가 등판하는 1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고 양현종과 헥터의 등판을 막아야 한다.
KIA 선발 헥터와 양현종의 올 시즌 기록
- 양헌종-헥터 vs. LG : 10경기 3승 4패/63.1이닝/사사구 27개/삼진 39개/22실점/EAR 3.13
- 양헌종-헥터(잠실 야구장) : 7경기 2승 3패/42이닝/사사구 20개/삼진 27개/19실점/EAR 4.07
단기전은 분위기 싸움이다. 시즌 성적은 무의미 하다. 불리한 위치에 있는 KIA이지만 단기전 특성상 1차전을 승리한다면 좋은 분위기로 2차전까지 임할 수 있게 된다. 반면 LG는 1차전을 내준다면 심리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1차전에서 끝내려는 LG와 2차전까지 끌고 가려는 KIA, 두 팀의 첫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자는 오늘 저녁 잠실에서 확인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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