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명사 'Minjung Art', 여기서 제대로 맛보자

6월 민주항쟁 29주년 기념 민중미술소장작품전 <노동! 자! 투쟁!> 관람기

등록 2016.07.20 20:16수정 2016.07.2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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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1987년 6월 민주항쟁 29년이 되는 해이다. 6월 민주항쟁 29주년을 기념하는 민중미술 소장 작품전 <노동! 자! 투쟁!> 전시회가 부산 민주공원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사)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와 민주공원이 소장하고 있는 민중미술 작품 중 15점을 통해 1987년 노동자대투쟁을 환기하며 노동의 역사와 가치를 되짚어 보기 위함이다.

7월 19일 (사)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류광태 사무처장의 인사말로 개관식이 시작되었다. 김종세 관장은 인사말을 통해 "작년 민주노총 부산본부에서 민주공원에 참배 왔을 때 김재하 본부장과 나눈 이야기가 있다, '6월항쟁'을 '87년항쟁'으로 불러야 하지 않겠냐는 얘기였다"라면서 "시민, 학생, 노동자, 농민의 피로 이룬 역사를 마치 6월 속에 가두려는 듯한 느낌 때문이었다, 김재하 본부장도 흔쾌히 동의했었고 그것이 이 전시회를 열게 된 모티브가 되었다"라고 전시회 배경을 설명했다.


김종세 관장은 "요즘은 미흡하나마 예술인복지법이 생겨 조금 낫지만 여전히 예술노동자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전시회를 통해 예술노동자들을 이해하고 손 내미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의 축사가 있었다.

"작품에 대한 안목은 전혀 없지만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작품들에 많은 애착이 간다. 특히 걸개그림들을 보니 마치 뙤약볕 내리쬐는 옥상에서 그린 듯한 느낌이 든다. 당시 이 그림들을 그렸던 예술노동자들의 땀과 정신이 그대로 살아 있는 듯 하다.

노동자들의 투쟁에 있어서 노래나, 춤, 그림, 연주 등으로 함께 하는 예술노동자들의 힘이 없었다면 참 힘들었을 것이다. 함께 단결해서 투쟁한다면 내년 12월 20일 대선에서 정권교체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든다. 이렇게 소중한 자리 만들어 주신 분들의 수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곽영화 화백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민중미술이란 것은 참으로 독보적이다.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민중미술은 'Minjung Art'라는 고유명사로 불리며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진경산수화'와 더불어 고유한 사조(ism)를 이루었다. 그만큼 의미가 있고 가치있는 작품인 것이다. 이런 작품들을 민주공원에서 소장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복된 일이다.


여러분도 느끼셨겠지만 민중미술 작품들은 삶의 구체적인 에너지를 준다. 30년이 지나서 봐도 젊음과 청춘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이 곳에 전시된 <현대노동운동사> 걸개그림은 참으로 완성도 높은 그림이다. 그림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박경효 화백 말이다.

"<현대노동운동사>는 혼자 그린 작품이 아니라 여러 동지들과 함께 한 작품이라서 의미가 깊다. 어려운 시간 내주시고 찾아와 주셔서 감사하다."

7월 19일(화) 개관식을 한 이번 전시회는 7월 30일까지 계속되며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며 문의는 051-790-7414로 하면 된다. 관람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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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개그림 <현대노동운동사>의 일부 2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고, 여전히 요원한 구호가 선명하다.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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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항쟁기념관 입구 횃불을 연상케 하는 조형물이 서 있다.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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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전시실 전경 대형 걸개그림 두 점을 비롯해 판화와 회화 등 미술사적으로 가치가 높은 그림 15점이 전시되어 있다.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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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제작한 <현대노동운동사>는 폭이 950cm인 대형 걸개 그림이다.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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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의 작가가 함께 그린 <현대노동운동사>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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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자! 투쟁!> 작품전을 기획한 신용철 큐레이터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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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노동운동사> 일부 자수성가의 신화 위로 붉은 쇳물이 흐른다.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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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노동운동사> 일부 이른바 산업역군이라 불리던 조선소 노동자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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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옥상 화백의 작품 <이사가는 사람> 앞에 선 사람들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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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가는 사람>의 왼쪽 산봉우리 대형 입간판에는 '할 일은 많고 세계는 넓다. 대우가족'이라 쓰여 있다.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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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노동운동사>의 작가인 박경효 화백이 그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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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시작한 <노동! 자! 투쟁!> 작품전 개관식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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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류광태 사무처장, 민주공원 김종세 관장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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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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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화 화백(민중미술연구자), 박경효 화백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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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식 참가자들이 <노동! 자! 투쟁!>을 외치고 있다.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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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공원 입구에 있는 펼침막 30년 후 대한민국은 세균실험실과 사드로 몸살을 앓고 있다. ⓒ 이윤경


#민중미술 #6월항쟁 #민주공원 #노동자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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