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개조해 여행, 사범대생들의 특별한 수업

[덴마크 교사공동체 체험기①] 인간애와 자유를 중심으로 하는 교육

등록 2016.05.27 17:33수정 2016.05.2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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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에 덴마크의 교사 공동체로 돌아왔다. 이곳은 코펜하겐에서 기차를 타고 2시간 여 오면 닿는 바닷가 근처의 린더스벌드 여행평민대학(Lindersvold Traveling Folk High School)이다. 이번에는 3살 된 아이와 전가족이 공동체에 들어가서 살게 됐는데 이곳에 대해서 소개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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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더스벌드 여행평민대학에 도착하다 ⓒ 김태균


1800년대 덴마크에서 그룬트비히(Grundtvig)라는 성직자가 민주주의가 싹트기 위해서는 농민들에게 교육이 필요하다고 하여 폴케호이스콜레(folk high school 평민대학)을 만들었다. 이 학교의 기본 원리는 함께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개인을 개발시키고 교제하며, 민주주의 구성원으로서 참여를 중시하는 것이다. 또 시험제도가 없고 교육방법도 자유로웠다. 현재 백여 개의 다양한 폴케호이스콜레가 덴마크에 있다.

교사 공동체는 1970년대 여행평민대학(Traveling folk high school)으로 시작했다. 덴마크에서 인도까지 버스를 개조하여 여행하면서 세계의 현실을 직접 목격하고 빈부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노력했다. 이들은 <Humana People to People>을 만들어 모잠비크, 잠비아, 남아공 같은 아프리카와 인도에 아동 원조, 사범대학 설립, 전염병 방지 같은 여러 프로젝트도 시도했다. 이에 따라 개발도상국에 미국, 유럽 등에 여행평민대학(Traveling Folk high school)의 이념을 가진 학교들이 많이 생겨났다.

이곳의 철학적 밑바탕은 자유와 인간애다. 사람들에게 자유가 주어질 때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때 각자에게 역할과 책임이 부여된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개인 및 공동의 목표를 성취해가면서 사회적으로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게 된다. 모든 사람들은 다른 배경, 능력, 성격, 경험, 의견들을 갖고 있고 이와 같은 '다름'을 통해 성장한다고 보았다. 이 세상에는 완벽한 사람이 없고 모든 사람에게 잘 하는 것과 부족한 것이 있다.

학생과 교사가 함께 협력해 부족한 부분을 상호 보완하고 잘 하는 것들을 발전시키면서 성장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또한 교육은 인간애에서 시작되어야 된다고 봤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 받는 것을 보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사회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을 보면 그들이 더 나은 삶을 살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러한 인간애를 통해 함께 성장해나가는 것을 중요하게 본다.

덴마크 교사 공동체는 공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안교육의 일환인 청소년 학교(Day school for youngser)를 만들었다. 그리고 대안사범대학도 만들었다. 대안사범대학의 경우,  오래된 버스를 개조하여 덴마크에서 아프리카까지 함께 여행하고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세상에 대해서 배운다.

유럽으로 돌아와서 교육학 관련해 학습하면서 자신이 경험한 것을 알리고 학비를 벌면서 실습 위주로 교육을 받는다. 미래 교사가 되고 싶은 사람들은 이곳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개인을 계발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이론과 실제가 통용되는 앎을 깨우친다. 교육이란 결국 삶을 위한 것이고 행함으로써 배우게 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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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대안사범대학 학생들이 버스를 개조하여 덴마크에서 아프리카로 가는 길 ⓒ 덴마크 DNS


린더스벌드 여행평민대학에 온 후 참가한 첫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이곳에 왜 왔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삶을 어떻게 살아야 될지에 대해 고민하는 루마니아에서 온 청년, 비지니스를 하고 있다가 삶에 변화를 주고 싶어서 왔다는 이탈리아 아저씨, 세상에 빛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며 독일에서 오신 할머니 등 연령과 국적이 다양했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삶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자기계발이 아닐까 한다. 평생교육기관의 일환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배우며 성장하는 이곳에서 나 또한 어떻게 성장할지 기대가 된다.
#덴마크 #덴마크교육 #여행평민대학 #린더스벌드 #해외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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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탐험을 좋아하고 현재 덴마크 교사공동체에서 살고 있는 기발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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