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스타(Fiesta)는 클래식기타를 전공하고 풍부한 경험과 빼어난 연주 실력으로 다져진 4명의 남성 멤버로 구성된 연주그룹이다. 팀원 모두 풍부한 연륜을 갖고 있는 터라 각자의 개인 활동으로도 바쁜 가운데 작년 하반기 <카나발(Carnaval)>이란 타이틀의 첫 번째 정규 앨범을 발표, 8개월이 넘는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무대에서 공연을 펼칠 정도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2월 13일 방송되었던 KBS <불후의 명곡>에서 린이 재해석해서 우승을 차지한 최백호 원곡 '애비'의 편곡과 연주를 맡았다. 기타그룹 피에스타의 감춰진 실력을 대중에게 각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음악 팬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 주기위해 '새로운 레퍼토리 발굴'과 '연습 및 연주활동' 등 음악을 향한 실험과 열정,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이고 있다는 피에스타. 이들을 김진택(아래 진), 고의석(아래 고), 이노영(아래 이), 김현규(아래 현) 등 네 명의 기타리스트를 화요일이었던 지난 10일 오후 4시 서울 논현동에 있는 소속사 사무실에서 만나 보았다.
익숙한 음식과 새로운 맛 모두 내놓는 '축제'
▲ 기타그룹 피에스타의 각 멤버별 프로필 이미지. ⓒ 봄아트프로젝트
- 기타그룹 피에스타 멤버들은 언제부터 함께 하게 했나?
고 "10년 전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 피에스타는 정식 프로젝트 팀으로 여러 무대에서 공연을 펼쳐 왔고, 라이브 스테이지에 참여하는 기타리스트 인원은 경우에 따라 달랐다. 나와 진택 씨는 처음부터 호흡을 맞추었고, 현재의 네 멤버로 고정적 활동을 펼친 것은 3년 전부터다."
- 첫 앨범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고 "앨범은 물론 중요한 결과물이기지만 최종 목표물은 아니다. 음악가의 삶을 살아가는 과정 중에 탄생되는 것이다. 멤버 모두 짧게는 10년에서 길게는 30년 가까이 음악활동을 해왔고, 기타그룹 피에스타로 앞으로도 함께 할 수 있는 초석으로 생각한다."
- 이번 작품에 대한 만족도는 어떤지?
진 "다른 음악인들도 공감하겠지만, 곡 리코딩 작업은 여러 과정을 거쳐 완성될 수 있기에 세밀하게 진행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특히 각자 바쁜 일정을 조율하며 음향과 음악에 신경을 썼다,
기타 연주를 녹음하는 것이 무척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우리 멤버들을 포함해서 같이 작업에 창여 해 주신 분들의 노고도 컸다. 이번 앨범에 대한 만족감 보다는 다음 작품과 라이브 무대에서 더 좋은 연주를 들려 드리자는 다짐과 마음가짐을 갖게 된 것이 좋았다."
- '가장 도전적인 기타 앙상블'이란 그룹 소개 문구에 대해 설명한다면?
진 "우리 팀이 들려드리는 레퍼토리에 관한 이야기를 드려 드려야 할 것 같다. 클래식기타 연주와 녹음 작품을 좋아하는 국내 관객과 애호가분들을 위해 익숙한 선율의 곡들 위주로 계속해서 전해드릴 수도 있겠지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여러 좋은 곡들을 발굴해서 선보이는 것 역시 '음악가로서 반드시 해 나가야 할 도전 과제'임을 팀원 모두 염두에 두고 있다.
10년 가까이 그런 음악 발굴 작업을 함께 꾸준히 해왔고 그 결과 라이브 무대에서의 연주는 물론 앨범 수록곡으로 담게 되었다. 특히 현규 씨가 빼어난 편곡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줘서 큰 힘이 되고 있고, 기타그룹 피에스타가 앞으로도 끊임없이 개척해나가야 할 부분임에 틀림없다. (웃음)"
고 "좀 더 이야기를 드리자면 우리는 항상 도전적인 음악만은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룹 이름 '피에스타(Fiesta)'는 축제란 뜻이다. 축제에는 익숙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들이 즐비하지만, 새로운 먹거리 메뉴에도 많은 관심을 갖게 된다. 음악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새로운 음악을 향한 행보를 멈추지 않는 피에스타를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 앨범 수록곡들을 라이브 무대 했을 때 반응은?
이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다. 기타를 전공하는 학생들은 자신들의 연주기량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곡들을 선호하고, 일반 관객 분들은 신나는 연주 레퍼토리에 더 큰 호응을 해주시는 듯하다."
진 "앨범에 담긴 모든 곡을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웃음) 때때로 우리가 예상했던 객석 호응도가 곡마다 차이가 있을 때가 있어서 흥미롭기도 하다."
- 두 멤버는 이미 자신들의 솔로 앨범도 냈다고 들었다.
진 "군대를 다녀 온 후 4년 전인 2012년에 <아리아 & 판타지에(Aria & Fantasie)>란 독집앨범을 냈다. '어떤 평가와 얼마나 성공을 거뒀느냐?'란 점보다 음악인으로서 정체성을 확고히 할 수 있었고 활동 동력을 가져다 준 소중한 기회였다."
이 "1개월 전에 <공간>이란 음반을 선보였고, 4월 9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콘서트도 가졌다. 제가 하고 싶은 곡들로 듣는 분들에게도 만족감을 드리고 싶었다."
현 "작년에 디지털 싱글을 낸 적이 있고, 좀 더 많은 솔로 곡들도 발표하고 싶다."
고 "상당기간 솔로 앨범 준비를 해왔는데 계획을 세웠다가 수정을 반복해왔다. 곧 작업을 시작하게 될 것 같다. 나태한 면이 없지 않았는데 멤버와 동료들의 격려와 응원이 도움이 되고 있다.(웃음)"
클래식기타, 아직 가능성이 있다
- 클래식기타 음악시장, 어떤 현실에 놓여 있다고 보는가?
진 "앞에서는 화려하게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녹녹치 않은 편이다. 음반이나 공연시장이 계속 축소되고 있는 것도 피부에 와 닿는 사실이다. '클래식기타 음악시장은 이미 죽었다'라는 말도 떠오르는데, 상반되게도 근래 들어 유료 관객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공연기획자나 뮤지션들이라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도 나름 괜찮은 방법일 것 같다."
고 "클래식 음악계에서 기타는 주류 악기가 아니다. 하지만 '기타'란 악기가 음악계에서는 대중적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고, 클래식기타도 저변을 넓혀갈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점차적으로 더 많은 관심과 인기를 모을 수 있다고 본다."
현 "관객들과 가끔 대화를 하게 되면 클래식기타 공연을 처음 접한 분들도 상당수고 4중주 연주를 접하고 놀라했던 분도 많았다. 그 만큼 저변확대가 여전히 쉽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
- 그렇다면 클래식기타의 매력은 무엇인가?
이 "개인적으로는 소리가 작은 게 매력이 아닐까 싶다. 듣는 이들을 집중하게 만드는 기타의 '작은 소리'가 '단점이 장점으로 다가서는 요소'인 듯하다."
- 각자에게 롤 모델이 되어준 대상이 있다면?
고 "아스토르 피아졸라(Astor Piazzolla)다.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은 곡들을 대중에게 선사해 온 그의 보편적 음악들은 내가 앞으로도 쭉 해 나가고 싶은 부분이다.
이 "매번 바뀌지만 요즘 들어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이 롤 모델이 되는 것 같다. 정말 열심히 연주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상당한 자극을 받고 반성도 하게 된다."
진 "물론 존경하는 위대한 음악인들이 많이 있지만 어느 시점부터인가 현역 국내 선배 기타리스트들의 활동하는 면모를 바라보면서 많은 가르침과 교훈을 얻게 되었다."
현 "자신만의 뚜렷한 창작 및 연주활동으로 전 세계 음악 팬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팻 매스니(Pat Metheny)와 류이치 사카모토(Ryuichi Sakamoto)의 음악세계에 배울 점이 많다."
- 올해 남은 기간 어떤 활동을 준비 중인지?
고 "새로운 연주 레퍼토리 개발, 다양한 공연 무대 및 개인 활동도 지속적으로 병행할 예정이고 내년에 피에스타 단독 콘서트를 계획 중이다. 10월에는 세계적 명성의 여성 클래식 기타리스트 박규희 씨 내한콘서트에 참여하게 될 것 같은데, 아직 시간이 있는 상황이어서 세부사항들은 추후에 조율해 나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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