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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상위 운영위원장에 친박 인사 내정설 논란

부산 영화계 발끈... 부산영화제 사태의 연장선

16.03.25 17:23최종업데이트16.03.2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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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부산지역영화인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 내정설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부산독립영화협회


부산영화제 사태에 관한 국내 감독 148인의 기자회견이 진행된 23일 오후, 부산에서는 비슷한 시간에 지역 영화인들이 부산영상위원장 내정 인사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지역 영화산업을 이끌고있는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을 부산시가 시장 측근 인사에게 맡기려 한다면서, 전문성 있는 인사를 앉혀야 한다는 게 지역 영화인들의 주장이다.

부산독립영화협회는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 관련 밀실 및 측근 인사 중단과 부산 영화 산업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선임, 분열과 혼란에 빠진 부산 영화 산업을 안정시킬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부산지역 영화인들에 따르면, 현재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구종상 동서대 교수다. 부산콘텐츠마켓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구 교수는 2015년 1월 서병수 부산시장의 민간인 정책고문으로 위촉됐다. 2011년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추천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을 맡았는데,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의 외곽 선거조직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으로서 박근혜 지지 선언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인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부산영화인들 "전문성 부재한 친박 측근 내정"

부산 수명만에 위치한 부산영상위원회와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 ⓒ 부산영상위원회


부산국제영화제 사태가 이번에는 부산영상위원회 쪽으로 확대되고 있다. 각 지역의 영상위원회는 주로 영화나 드라마의 촬영을 유치하고 영상관련 교육 등을 담당하고 있는 곳이다. 부산영상위원회는 부산영화제 성공 이후 1999년 생겨난 이후 부산영화제와 함께 부산지역 영화산업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부산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을 지낸 박광수 감독이 초대 운영위원장을 맡았고, 부산영화제 초창기 사무국장을 맡았던 오석근 감독이 최근까지 운영위원장으로 있다. 현재는 아시아 국가들의 영상위원회 연합체인 아시아필름커미션네트워크(AFCNET) 의장을 맡고 있는 등 국제적이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

그런데 부산영화제 사태와 맞물리면서 부산시가 전문성 있는 운영위원장을 바꾸고 그 자리에 비전문가를 낙하산으로 앉히려 한다는 게 부산지역 영화계의 시선이다. 오석근 운영위원장은 지난 2월말 시가 재임명을 안 하면서 임기 만료로 물러났으나, 사실상 해임으로 보는 시선이 강하다. 당초 신임 운영위원장 임명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부산시가 28일 임시총회를 열기로 하면서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부산지역의 한 영화계 인사는 "부산영화제에 대한 개입과 탄압을 통해 영화 문화를 목 조르던 부산시가 전문성도 부재한 친박계의 시장 측근 인사를 차기 영상위원장에 내정함으로써 부산영화산업의 미래마저 혼란과 위기로 몰아넣으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부산영화제와 부산영상위라는 양 날개로 인해 가능했던 '영화도시 부산'이 이제 서서히 퇴색과 침몰의 운명을 맞게 되는 것은  아닌지 슬프고 참담하다"고 덧붙였다.

부산시 "결정된 것 없다"... 구종상 교수 "후보로만 알고 있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지역 영화인들이 성명을 내던데,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내정자로 지목되고 있는 구종상 동서대 교수 역시 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구 교수는 22일 전화통화에서 "후보 중에 한 사람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 같은데, 28일 총회에 가봐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시로부터 구체적인 언질을 받은 것도 없고 그저 후보자로 오른 것으로만 알고 있다고 답했다.

구 교수는 지난 2월에도 유력한 후보자로 거론됐으나 당시에는 사실과 다른 추측보도라고 일축한 바 있다. 다만 이번에도 지난번과 비슷한 경우냐는 질문에는 "지난번과 지금은 다르다"고 밝혔다.

복수의 부산지역 문화계 인사들은 "서병수 시장이 시장 당선 이전부터 80~90년대 문화운동을 했던 사람들을 태생적 좌파들로 보고 척결해야 한다는 시각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며 "그저 소문으로 생각해 혹시나 했는데 부산영화제와 사태와 부산영상위원장 내정 논란을 보면 그런 기조가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영상위원회 부산시 서병수 부산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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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주요 영화제, 정책 등등) 분야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각종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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