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뉴스 '존댓말로' 갑질 논란

해당 기자 사과문 올렸지만 논란 잦아들지 않아..."장문의 변명글"

등록 2015.08.23 13:24수정 2015.08.23 13:31
2
원고료로 응원
"존댓말 해주는 것도 고마운 줄 알아야지."
"보도국에서 누가 당신 같은 사람을 상대해줘?"
"스브스뉴스와 내가 아니라면 당신은 온갖 무시를 당할 텐데."
"하고 싶은 대로 영상뉴스를 만들었으면 감사하게 생각해야지."

스브스뉴스에서 '영상구성작가'로 일했던 A작가가 부팀장격인 H기자로부터 들었다고 주장하는 인격모독성 발언 내용이다.

SBS 뉴미디어팀이 제작해 온 스브스뉴스는 그동안 <"우리는 하인이 아닙니다" 택배기사들의 반란>, <취업의 뫼비우스 띠> 등 우리 사회 '을'들의 목소리를 담은 콘텐츠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제작 현장에서는 정반대의 '갑질'이 있었다는 폭로가 나온 것이다. 이에 스브스뉴스 구독자들은 명확한 해명을 요구했고, 해당 기자는 스브스뉴스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그 사과조차 "장문의 변명글"이라며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a

스브스뉴스 페이스북 갈무리 ⓒ 스브스뉴스


"'부드럽게 해달라'고 했지만 돌아온 건..."

해당 사건은 A작가가 지난 22일 오후 스브스뉴스 페이스북에 <저를 잊으실 건가요>라는 카드뉴스를 제작해 올림에 따라 공론화 됐다. 그는 "스물여덟살, 5년차 방송작가, 프리랜서, 7월 1일 스브스뉴스에 입사했다"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A작가는 "H기자의 강압적인 언행을 버티기 힘들어 '조금만 부드럽게 해달라'고 말했지만 (H기자로부터) 돌아온 것은 '존댓말 해주는 것도 고마운 줄 알아야지, 감사한 마음으로 다녀'"라는 말뿐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H기자는 '내가 그만 둘 수는 없잖아'라고 일관했다"라며 "내가 바란 건 한 사람의 사과였다"라고 밝혔다.


해당 글은 10분 만에 삭제됐으나, 곧 다시 올라왔다. 글이 또 한 차례 삭제되자 "녹취 파일 있고요, 제 미래는 이제 없고요"라는 글과 함께 해당 게시물이 다시 올라왔다. 현재 글은 삭제된 상태다. 스브스뉴스는 "내부의 오해가 있어 이런 일이 생겼다,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이어서 불가피하게 지우게 됐다"라고 해명했다.

a

스브스뉴스 페이스북 ⓒ 스브스뉴스 페이스북


그러나 복사된 게시물은 여기저기로 퍼날라졌고, 논란은 확산됐다. 그러자 당사자인 H기자는 22일 오후 11시 경 스브스뉴스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모든 이유를 불문하고, 저의 불찰로 스브스뉴스에 대한 실망을 안겨드린 것 같아서 다시 한 번 깊은 사과를 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어 "A작가가 생각하고 있던 작품의 정체성과 스브스뉴스의 정체성이 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 그런 대화를 여러 번 반복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서로 불편한 마음이 쌓인 것 같다"라며 "A작가가 말씀하신 그 대화는 그런 불편함이 쌓여가던 중에 있었다"라며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기대를 좀 낮춰서 같이 더 가보는 것은 어떻겠느냐, 스브스뉴스팀과 같은 자유로운 근무 환경도 많지 않기 때문에 그 공간 안에서 조금 더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같이 찾아보자는 취지의 말을 하고 싶었다"라며 "하지만 A 작가가 받아들인 대화는 내가 하고 싶었던 대화의 취지와는 많이 달랐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제가 작가님이라고 부르면서 존댓말을 하는 것, 보도국의 다른 영역보다 자유분방한 근무 여건에 대해 고맙게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려 했는데 그것이 저한테 감사하라는 말로 전달됐다"라며 "제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대화의 내용도 다르고 취지도 다르지만, 이유를 불문하고 A작가가 대화 과정에서 그렇게 큰 상처를 받았고, 그럼에도 그 상처를 제가 이해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 변명의 여지는 없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H기자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충분히 진심이 보이는 사과문"이라는 입장도 있지만, 댓글로 달린 120여 개의 글 대부분이 "사과문을 제대로 써야한다"는 반응이다.

페이스북 이용자 이아무개씨는 H기자 사과문에 댓글로 "작가님이라고 부르면서 존댓말을 하는 것은 사회 생활을 하는 성인들의 기본이지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감정이 상한다고 하여 일방적으로 중단해도 되는 일이 아니며, 상대방이 '고마워해야' 하는 사항은 더더욱 아니"라며 "긴 사족 잘 보았다"라고 꼬집었다.

신아무개씨는 "'배려, 대한민국을 바꿉니다' 8시 뉴스에 이런 슬로건 내걸고 하던데 잘 좀 하시지..."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 다른 페이스북 이용자 함아무개씨는 '사과문을 올바르게 적는법'이라며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거기에는 '본의아니게, 오해, 그럴 뜻은 없었지만, 앞으로는 신중하게, 억울합니다, 하지만 저만 잘못한 것은 아닙니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지만' 등의 문장이 사과문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적혀있다.

○ 편집ㅣ홍현진 기자

#스브스뉴스 #작가 #기자 #갑질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타이어 교체하다, 대한민국의 장래가 걱정됐다
  2. 2 "김건희 여사 접견 대기자들, 명품백 들고 서 있었다"
  3. 3 유시춘 탈탈 턴 고양지청의 경악할 특활비 오남용 실체
  4. 4 제대로 수사하면 대통령직 위험... 채 상병 사건 10가지 의문
  5. 5 윤 대통령이 자화자찬 한 외교, 실상은 이렇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