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음성 무제한' 대 알뜰폰, '200분'에 달렸다

[오마이뷰] 3사 '데이터 중심 요금제'와 알뜰폰 비교해보니

등록 2015.05.19 20:08수정 2015.05.19 20:08
2
원고료로 응원
a

SK텔레콤이 19일 이동통신3사 가운데 마지막으로 데이터 중심 요금제인 '밴드 데이터 요금제'를 20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 SK텔레콤


'화룡점정'

SK텔레콤이 20일 마지막으로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출시했다. 음성 무제한 요금제가 월 2만 원대까지 내려가면서 기존 '음성 중심 요금제'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가장 직접적 타격을 받는 것은 값싼 음성 통화 요금을 앞세운 '알뜰폰'이다. 이들은 기존 통신사에 비해 저렴한 음성 요금을 앞세웠는데 월 2만9900원(부가세 제외) '음성 무제한'이 나오면서 사실상 경쟁력을 잃어버렸다. 그렇다면 지금 알뜰폰 가입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유선 통화 많으면 SK텔레콤... 요금은 LG유플러스가 가장 싸

우선 이동통신3사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부터 꼼꼼히 비교해보자. 일단 한눈에 봐도 SK텔레콤의 '밴드 데이터 요금제'가 가장 눈에 띈다. 우선 3만~4만 원대 중저가 요금제에서 '무선 음성'만 무제한인 경쟁사와 달리 모든 요금제에서 '유무선 음성' 무제한이다. 유선전화, 무선전화 가리지 않고 마음껏 통화해도 된다는 얘기다. KT는 5만9900원부터 유무선 무제한이고, LG유플러스는 그나마 유선을 월 200분으로 제한한다.

데이터 제공량도 SK텔레콤이 경쟁사보다 20% 정도 많아 보이지만 이건 착시현상일 뿐이다. 그만큼 요금이 더 비싸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월 3만6000원에 1.2GB를 제공하지만 200MB가 1000원 정도(1GB=약 5000원)라고 봤을 때 1GB를 3만4900원에 제공하는 KT와 비슷하고, 3만3900원인 LG유플러스보다 1000원 정도 비싸다. 다른 요금제에서도 경쟁사보다 데이터량이 200MB~1GB 정도 많지만 그만큼 요금을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

a

이동통신3사 데이터 중심 요금제 비교(부가가치세 10% 제외). 월 요금제 색깔 표시는 유무선 무제한 구간(단 LG유플러스는 유선 월 200분 제한). 데이터량 색깔 표시는 데이터 무제한 구간(단 기본 제공량 초과시 속도 제한). KT 44900원, 54900원 요금제는 7월 출시 예정. ⓒ 김시연


이통3사 모두 월59900원(SKT는 6만 원) 요금제부터 '데이터 무제한'이다. 실상은 10~35GB 정도인 기본 제공량을 초과하면 하루 2GB 이상을 쓸 수 없고, 이마저 넘으면 LTE 속도가 아닌 3G 속도로 제한한다. 여기서부터는 사실 기존 '음성-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와 큰 차이가 없다.

음성 사용량 월 200분 안팎이면 기존 요금제 유리


따라서 직접 비교 대상은 3~5만 원대 음성 무제한 요금제가 되겠다. 그렇다면 모든 통신 소비자들이 당장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갈아타는 게 유리할까? 한 달 음성 통화가 200분 정도로 충분하다면 굳이 옮길 필요가 없다. 음성 200~250분 안팎에서는 오히려 기존 요금제가 더 많은 데이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통3사 가운데 중간 수준인 KT를 기준으로 비교해 보자. KT '순 모두다올레34' 요금제의 경우 월 3만4000원에 음성 망내 무제한, 망외 185분, 문자 무제한에 데이터 1.5GB를 제공한다. 요금 수준이 비슷한 KT '데이터선택 349' 요금제와 비교하면 900원 비싼 대신 무선 통화는 무제한, 유선 통화는 월 30분, 데이터는 1GB를 제공한다. 500MB가 2500원 정도라면, 무선 무제한 통화를 대가로 내는 추가 요금은 월 3400원 정도다.

음성 250분에 데이터 2.5GB를 제공하는 '순 모두다올레41' 요금제와 2GB인 '데이터선택 399' 요금제를 비교하면 격차가 1400원 정도로 줄어든다.

거꾸로 음성 130분에 데이터 750MB를 제공하는 '순모두다올레28' 요금제와 데이터 300MB인 '데이터선택 299'를 비교하면, 4400원 정도로 격차가 벌어진다. 월 200분을 기준으로 음성통화가 적다면 기존 요금제를, 이보다 음성을 많이 사용한다면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더 유리하도록 요금제를 만들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a

가입자당 월평균 음성 통화량 및 데이터 트래픽 추이 ⓒ 미래창조과학부


왜 이통사는 하필 월 200분을 기준으로 삼았을까? 미래창조과학부는 19일 2012년 1월 평균 500MB 수준이던 1인당 데이터 사용량이 2015년 3월 현재 2.25GB로 4배 이상 급증한 반면 음성 통화량은 월 평균 200분을 밑돌고 있다고 밝혔다. 월 평균 통화량이 200분으로 굳어진 이상 이통사들은 데이터 사용량을 늘려야 수익이 늘어난다. 정부와 이통3사가 마치 선심 쓰듯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도입한 이유다.

물론 그동안 음성 요금이 부담스러워 음성 통화를 자제해 왔다거나 데이터 사용량에 비해 음성 통화량이 훨씬 많았다면, 이번 기회에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옮기는 게 바람직하다.

거꾸로 데이터 사용량에 비해 음성 사용량이 적다면 현재 '음성 중심 요금제'에 그대로 머무는 게 낫다. 다만 데이터 사용량이 월 6GB를 넘어가면 '데이터 중심 요금제'와 기존 요금제가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

알뜰폰 유심 요금제 경쟁력 여전... 값싼 요금과 음성 무제한 갈림길

이통3사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 도입으로 기존 알뜰폰 가입자들도 갈등에 빠졌다. 알뜰폰 사업자는 기존 통신사 이동통신망을 도매가격에 빌려 소비자에게 기존 이통사보다 싸게 재판매하지만, 2만 원대 음성 무제한 요금과 경쟁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알뜰폰 업계도 이통사와 도매대가 협상에 나서 저렴한 음성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나마 기존 이통사 요금 대비 절반 수준이었던 '유심 전용 요금제'에서 알뜰폰이 경쟁력이 있었지만, 이조차 단말기 지원금(보조금) 대신 선택할 수 있는 요금할인율이 지난달 12%에서 20%로 오르면서 빛이 바랬다.

그렇다면 알뜰폰 가입자들도 다시 기존 이통사로 갈아타야 할까? 앞서 기존 음성 중심 요금제 비교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음성 통화량이 월 200분 정도인 사람들은 여전히 기존 알뜰폰 유심 요금제가 유리하다.

이통사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위약금이 없는 대신 2년 약정 할인을 적용하지 않는다. 기존 알뜰폰 유심 요금제와 비슷한 조건이다. 다만 유심 요금제는 쓰던 휴대폰이나 자급제폰을 가지고 가입해야 해 데이터 중심 요금제에도 20% 요금 할인을 적용했다.

a

KT 데이터 중심 요금제와 KT 알뜰폰 사업자인 CJ 헬로모바일 유심 요금제 비교 ⓒ 김시연


KT 회선을 사용하는 CJ 헬로모바일 '반값 유심 무한수다 23' 요금제는 월 2만3000원에 음성 185분(망내 무제한)과 데이터 1.5GB를 제공한다. 앞서 KT '데이터선택 349' 요금제와 비교하면 20% 요금 할인(월 2만7920원)을 감안해도 월 4920원이 더 저렴하고 데이터는 500MB를 더 제공하기 때문에 무선 무제한 통화 대가는 월 7500원 정도인 셈이다. 월 1만8000원 유심 요금제는 299요금제와 비교해 8400원 정도, 월 2만8000원 유심 요금제는 6400원 정도 차이가 난다.

물론 음성 기본 제공량 초과 요금을 감안하면 음성 무제한이 훨씬 유리하다. 결국 월 6천~8천 원을 추가 부담하고 음성 통화를 마음 놓고 할 지, 음성은 적게 쓰더라도 요금을 더 낮출지 선택만 남은 셈이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 #알뜰폰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윤석열 대통령, 또 틀렸다... 제발 공부 좀
  2. 2 한국에서 한 것처럼 했는데... 독일 초등교사가 보내온 편지
  3. 3 임성근 거짓말 드러나나, 사고 당일 녹음파일 나왔다
  4. 4 "집에 가자, 집에 가자" 요양원 나온 어머니가 제일 먼저 한 일
  5. 5 채상병 재투표도 부결...해병예비역 "여당 너네가 보수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