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들여 '박정희 가옥' 복원... "역사왜곡 우려"

서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신당동 가옥 복원·재현... 17일부터 시민 개방

등록 2015.03.16 20:51수정 2015.03.16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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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박정희 가옥... "쿠데타 모의 현장 기념하냐" 비판 ⓒ 강신우


박정희 전 대통령의 가족 사진이 놓여 있는 안방과 1961년 5월 달력이 걸려 있는 응접실. 초등학생이었던 근혜, 근령 두 자매가 썼을 법한 교과서와 문구. 소장 계급장이 달린 군복.

서울시가 박 전 대통령 가족이 살았던 신당동 집을 17일부터 시민들에게 개방한다.

박 전 대통령은 1958년 5월부터 5·16군사쿠데타 이후 1961년 8월 장충동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공관으로 이주할 때까지 가족과 함께 이 집에서 생활했다.

1979년 박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1981년 성북동 주택에 들어갈 때까지 이 집에서 동생들과 함께 살았다.

서울시는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6억2천만 원을 들여 등록문화재(제412호)인 '박정희 대통령 가옥'을 1961년 당시 모습으로 복원, 재현했다. 건축사적, 역사적 보존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이 가옥의 건립연대는 1930년대 말에서 1940년대 초로 추정되며, 대지 341㎡에 본채 지하 1층, 지상 1층(총면적 : 128.93㎡), 부속채 지상 1층(총면적 : 9.62㎡) 규모다.

[조영훈 서울시 역사문화재과 학예연구사] "이 가옥은 문화재청에서 2008년도에 등록문화재로 등록을 하였는데요. 1차적으로는 이 일대에 일제시대에 조성된 문화주택 중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가옥이고요. 두 번째는 잘 아시다시피 현대사의 중요한 전환점이 된 5·16이 이 집에서 기획되었기 때문에 역사적인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지난 1961년 당시 박정희 소장은 이곳 서재에서 5·16군사쿠데타를 계획하고 지휘했다.

서재에는 박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하는 소장 군복과 박 전 대통령이 쓴 <국가와 혁명과 나> 등 서적이 전시돼 있다.

부엌 자리에 들어선 전시실에도 5·16쿠데타 관련 대한뉴스 영상과 신문 기사가 마련돼 있다.

서울시는 박근혜 대통령 등 박 전 대통령 유족에게 신당동 가옥의 복원 진행 상황 등을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조영훈 서울시 역사문화재과 학예연구사] "(박 전 대통령 유족께서) 문화재로서 관리하고 시민들에게 개방하겠다는 것에 대해서 찬성하시니까요. 저희가 중간 중간에 복원을 이렇게 했다, 전시 구성은 이렇게 했다, 개방은 이렇게 할 예정이라고 말씀 드렸고요."

하지만 서울시는 "유족들로부터 1961년 당시 실제로 사용했던 물품은 확보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신당동 가옥에 역사적인 가치가 있다고 밝혔지만, '쿠데타 모의 현장을 복원할 필요가 있었냐'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조세열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총장] "<국가와 혁명과 나>라는 저서도 전시해놨고, 대한뉴스도 상영하고 있다고 하니 사실상 기념공간이 되지 않을까. 쿠데타 모의 현장이기도 한데 과연 이런 것이 복원해서 기념할 만한 의미가 있는 공간인지 의문스럽고 또 하나의 역사왜곡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5·16군사쿠데타를 계획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초등학교 시절을 보낸 신당동 가옥의 실내 관람을 원하는 시민은 서울시 공공예약시스템에서 사전 예약해야 한다.
#박정희 #박근혜 #신당동 가옥 #5.16군사쿠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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