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식량만으로 버티며 회사의 답 기다리겠다"

34일째 고공농성 쌍용차 해고자들 "이제 본격적인 교섭 시작해야"

등록 2015.01.15 11:25수정 2015.01.1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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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굴뚝 외침 'Let's Talk' 지난 14일 쌍용자동차의 모기업인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이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본사를 방문한 가운데,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70m 굴뚝 위에서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34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인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이 깔개 위에 청테이프로 'Let's Talk'이라는 글자를 만들어 들어보이고 있다. 굴뚝 가운데는 음식 등을 전달하는 밧줄이 매달려 있다. ⓒ 유성호


70m 굴뚝 위에서 34일째 고공농성을 벌이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굴뚝 아래에서 올라오는 음식과 방한용품을 거부한 채 본격적인 대화를 하자고 회사에 호소하고 있다. 지난 14일 대주주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과 해고자들의 면담으로 노사 사이 대화의 물꼬가 트인 만큼, 이제는 사태 해결을 위한 본격적인 교섭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굴뚝 농성중인 이창근 전국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정책기획실장은 15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마힌드라 회장이 공장을 방문한 어제(14일) 오전부터 진전 있는 대화를 요구하기 위해 식량 등이 올라오는 밧줄을 묶었다"며 "마힌드라 회장이 교섭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큰 틀에서 방향을 잡아준 만큼 이제는 본격적인 교섭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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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본사 찾은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 지난 14일 오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본사를 방문한 쌍용자동차 모기업 마힌드라 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 ⓒ 유성호


이들은 굴뚝 위에 남아 있는 초코바와 컵라면, 육포 등의 비상식량만으로 버티며 회사 측의 답을 기다리기로 했다. 이 정책실장은 "비상식량과 물, 깔개 등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이제부터 파악을 해봐야 하고, 이런 것들이 떨어진 이후에는 어떻게 할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절박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그는 현재 굴뚝 중간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밥줄'이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상황을 잘 표현한다고 말했다. 마힌드라 회장이 짧은 시간이나마 해고자들을 만나면서 밥줄이 완전히 끊기지는 않았지만, 아주 낙관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어제 마힌드라 회장이 김득중 지부장 등과 예고 없이 만나 자신의 연락처가 적힌 명함을 직접 건넸다"며 "이건 연락을 하라는 신호이기에 앞으로 그의 이메일로 우리의 상황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시에 "쌍용자동차 경영진이 지난 7년 동안 해고노동자들을 대한 태도를 아직 유지하고 있기에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며 "회사가 그런 태도를 버리고, 우리와 마음 터놓고 대화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이 정책실장은 "이제부터 숫자를 거꾸로 세겠다"고 말했다. "고공농성을 시작한 지 100일, 200일이 되었다"라며 기록 경신하듯 싸움을 이어가는 게 아니라 굉장히 비참한 상황을 하루빨리 끝내겠다는 다짐을 다잡겠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그는 다시 한번 "현재 굴뚝 위는 굉장히 절박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정책실장은 "우리는 비상식량이 얼마나 남았는지, 이것이 떨어지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계획을 세울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하루 빨리 교섭이 열려서 굴뚝 아래와 위가 소통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뿐"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마힌드라 #이창근 #김정욱 #굴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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