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빛 바다 구경 후 먹는 망고... 이효리도 모른다

[물속여행③] 수밀론 다이빙... 군무 이룬 환상의 '잭피시'

등록 2015.01.13 18:00수정 2015.01.13 18:00
0
원고료로 응원
a

방카보트로 수밀론 다이빙을 마치고 오슬롭으로 오는길에 만나 돌고래떼의 모습 ⓒ 심명남


필리핀 세부 오슬롭에서 다이빙을 마치자 선장님은 곧바로 수밀론 섬(Sumilon island)으로 뱃머리를 틀었다. 수밀론으로 향하는 뱃길에 점프하는 돌고래 떼를 만나자 일행들은 환호했다. 난 급히 휴대폰 카메라로 이 광경을 포착했다.

난생 처음 고래상어와 교감한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지 부부 다이버 고원석-한미녀 커플은 그 소감을 이렇게 털어놨다.


"큰 상어를 가까이에서 보는 게 두렵기는 했어요. 하지만 곧 닿을 듯 옆을 지나가는 고래상어를 물속에서 보는 게 너무 좋았어요. 물이 흐려 선명하게 볼 수 없는 점이 조금 아쉬웠지만 4m를 유지해서 볼 수 있는 건 상어 보호차원에서도 좋은 것 같아요. 고민 끝에 오슬롭에 온 건 참 좋은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수중 결혼식은 불발됐지만... "일생토록 행복하세요"

a

다이빙을 좋아해 느지막한 나이에 결혼까지 골인한 부부 다이버 고원석-한미녀 커플이 다이빙을 즐기고 있다. ⓒ 김남중


a

다이빙을 좋아해 느지막한 나이에 결혼까지 골인한 부부 다이버 고원석-한미녀 커플이 수밀론을 거닐고 있다. ⓒ 해저여행 김성주


이들 커플은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이곳은 신혼 여행지나 다름없었다. 다이빙을 좋아해 느지막한 나이에 결혼까지 골인했다. 연합회원들은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다. 수중결혼식이었다. 수밀론은 이벤트를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하지만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두 사람의 의견 차이로 결국 이벤트는 성사되지 못했다. 아쉬움이 컸다. 이후 둘은 바다 속에서 두 손을 놓지 않고 꼭꼭 잡고 다녔다. 이벤트보다 멋진 풍경이었다. 우리는 두 부부가 일생토록 행복하길 빌었다.

수밀론은 오슬롭 지역의 동남쪽 끝에 위치한 작은 섬이다. 하지만 세부 섬에 속한다. 섬의 크기는 24헥타르에 이른다. 축구장 33개 크기다. 해변은 온통 모래로 덮여 있다. 모래가 너무 부드러워 얼굴에 발라 마사지를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건 모래가 아니고 산호가루였다. 산호가루가 이렇게 부드럽다니 믿겨지지 않았다.


수밀론은 1974년 필리핀 해양생태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이곳은 필리핀을 대표하는 큰 맹그로브(Mangrove) 나무들이 있다. 또 어부들이 폭풍을 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되던 자연동굴, 노예들과 침략자들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19세기에 세워진 전망대가 있다.

a

수밀론에 도착한 일행이 방카보트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 해저여행 김성주


근데 자꾸만 섬이 눈에 익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몇 년 전 계모임에서 가족과 함께 왔던 곳이었다. 그때는 보홀 섬(Bohol Island)에서 배를 타고 두 시간 이상을 달려왔던 터라 좀 헷갈렸다. 당시 다이빙은 않고 제트스키를 맘껏 탔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곳은 해외에서도 꽤 알려진 유명한 다이빙 포인트다. 물의 색깔부터 달랐다. 완전 옥색이다. 빛의 굴절로 인해 마치 바닷물이 보석같이 빛났다. 오슬롭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다. 카시리스보다 더 맑았다. 물 위에서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바다 속이 훤히 보였다. 완전 바다 속으로 빨려드는 이 느낌….

과거 20~30년 전 수밀론은 아픔도 많았다. 동네 어부들이 이곳에서 다이너마이트를 터트려 물고기를 잡았단다. 그래서 산호가 많이 부서져 온전한 산호를 볼 수 없었다. 가이드 원창선씨는 다음과 같이 말이다.

"제가 처음 20여 년 전 다이빙을 했을 때도 이미 산호들이 많이 부서져 있었어요. 몇 년 전 큰 태풍으로 인해 그나마 있던 산호마저 얕은 데는 다 망가졌어요."

군무 이룬 잭피시 보다보니... 상어들과 마주치다

a

군무를 이뤄 눈앞에 나타난 수천마리의 잭피시는 장관이었다. ⓒ 해저여행 김성주


a

옥색바다 수밀론에서 다이빙을 즐기고 있는 여수스킨스쿠버연합회원들의 모습 ⓒ 해저여행 김성주


잊을 수 없는 다이빙이 시작됐다. 우린 이미 첫 다이빙 때 물속에서 한류와 난류가 겹치는 지역에 들어서 있었다. 수온도 수온이지만 물살이 엄청 셌다. 다이버들이 바다 속 암초를 잡지 않으면 삽시간에 떠밀릴 정도로 거셌다.

한창 다이빙 중 우린 블랙 팁 상어(Black Tip Shark) 4마리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물살 때문에 초보 다이버들은 블랙 팁 상어도, 다양한 고기떼도 보지 못하는 아쉬운 광경도 연출됐다.

물살이 센 곳은 여러 종류의 고기떼가 군무를 이뤘다. 특히 '잭피시' 떼는 잊을 수 없다. 수천 마리의 고기떼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조류에 따라 움직이는 잭피시는 조류가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조류가 없으면 먹을 것이 떠내려 오지 않기 때문이란다.

날쌘 잭피시는 무리를 지어서 회유하기 때문에 항상 있는 자리에서 활동하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쫓으면 도망을 갔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잭피시를 쫓다보니 수심 37m가 금방 찍혔다.

a

회원들이 다이빙후 점심으로 망고를 먹고 있다. 이 맛은 망고 음료 모델 이효리도 잘 모를거다. ⓒ 심명남


다이빙이 끝나고 점심을 먹었다. 리조트 측은 시장에서 필리핀 원주민들이 먹는 음식을 점심으로 내놨다. 하지만 날씨가 더워 음식이 상했다. 우리 마음도 함께 상했다. 아침에 일행들이 시장에서 장을 봐온 과일로 허기를 채웠다. 방카보트에서 먹는 망고 맛은 끝내줬다. 망고 음료수 모델이었던 이효리도 이 맛은 잘 모를 거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여수넷통>과 <전라도뉴스>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물속여행 #여수스킨스쿠버연합회 #망고맛 #수밀론 다이빙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AD

AD

AD

인기기사

  1. 1 "개도 만 원짜리 물고 다닌다"던 동네... 충격적인 현재
  2. 2 카페 문 닫는 이상순, 언론도 외면한 제주도 '연세'의 실체
  3. 3 모임서 눈총 받던 우리 부부, 요즘엔 '인싸' 됐습니다
  4. 4 "4월부터 압록강을 타고 흐르는 것... 장관이에요"
  5. 5 윤 대통령 한 마디에 허망하게 끝나버린 '2년'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