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을 낳는 자본주의와 황금잉어빵에 대한 단상

구미시 형곡동 그랜드마트 앞 황금잉어빵 할머니의 살아가는 법

등록 2014.11.17 18:45수정 2014.11.1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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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시 형곡동 그랜드마트 앞 황금잉어빵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유롭게 장사해 이윤을 추구할 수 있다. ⓒ 김도형


두산백과 사전에 따르면 자본주의란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자본이 지배하는 경제체제를 의미한다.


또한 자본주의의 특징은 사유재산제를 바탕으로 하여 모든 재화에 가격이 성립되어 있으며 이윤획득을 목적으로 하여 상품생산이 이루어진다. 더불어 자본주의는 노동력이 상품화 되며 생산은 전체로서 볼 때 무계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고 사전에 나와있다.

어쨌든 오늘날은 자본이 지배하는 사회임에는 틀림없지만 누군가 내게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동산 투자나 보험 등으로 장래 설계를 하지 않으니 걱정된다는 말을 하거나 혹은 듣게 되면 성실하게 욕심 안 부리고 착실히 살아가고 있는 나의 삶에 영향을 끼치게 되어 다소 언짢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왜 많은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일까? 큰 돈은 없더라도 자신의 능력으로 얼마든지 밥을 굶지 않고 살 수 있는 세상이며 노동력이 없는 나이가 된다손 치더라도 성실히 살아온 만큼 비참한 삶은 살지 않을 것이라는 나의 막연한 기대감 때문에 돈벌이에 대한 이야기들은 나의 관심밖의 일이기도 하다.

다만 물질만능주의 세상에서 돈은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편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기에 이재에 밝게끔 자신들의 앞날에 투자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따끔 신기한 생각이 들어 얘기를 들어보곤 한다.

자영업을 해본 적이 없고 월급으로 생활하는 직장인들은 장래에 대한 불안감과 미래설계를 위해 재테크에 열을 올린다.


재테크의 주대상은 적금을 부어 종자돈 마련, 주택청약종합저축, 부동산, 경매, 주식 투자, 집장사 등이 일반적이다. 특히 부동산 투자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재테크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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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기계가 많이 돌아가는 만큼 이윤은 많이 창출된다. . ⓒ 김도형


부동산 재테크에 대해 타고난 재능과 천재적인 통찰력을 갖지 않은 이상 단번에 큰 부를 쌓기란 어려운 일이므로 사람들은 재테크에 대해 연구하고 공부하며 심혈을 기울이기도 한다.

재테크의 기본은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신의 능력한도내에서 임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따금 사람들은 욕심을 부려 무리한 투자를 하기도 한다. 은행권의 대출을 받아 원룸을 짓기도 하고 청약한 아파트를 사기도 하며 다양한 부동산에 대해 늘 호시탐탐 이윤추구를 위한 계산에 들어간다.

부동산의 가치는 부동산을 거래하는 사람들로 인해 형성된다.

자본이 있는 사람들에게 안정적인 주요 재테크 수단인 부동산 투자는 자본주의 경제체재에서 황금알을 낳는 주요 수단임에는 틀림없지만, 부동산 투자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기대심리를 부추기는 경향이있어 부동산의 실제 가치보다 더 높은 거품 가격이 형성되어 왔다. 따라서 투자라기 보다는 투기의 성향이 짙은 것이 우리나라의 부동산 현실이다.

부동산 투기를 위해 나름 오랜 시간을 투자한 사람들은 자신의 노력과 능력으로 부동산을 통해 이윤을 얻었다고 자랑하기도 한다. 그럴때면 마치 물고기를 잡을 때 목 좋은 포인트를 잘 골라서 월척을 낚아 낸 듯한 낚시꾼과도 같은 느낌을 들게한다.

각설하고, 날씨가 쌀쌀해진 시점부터 우리동네 골목엔 늘 우량한 황금잉어빵을 구워내는 할머니가 계시는데 잉어빵이 3개에 천원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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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붕어빵이었지만 요즘은 잉어빵이 대세다. 잉어빵은 부지런하고 성실한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자그마한 일터다. 생산공장과 판매를 동시에 경영해야하는 골목길의 CEO. ⓒ 김도형


잉어빵 가격은 몇 년째 똑같이 받고 있고 내용물 또한 그대론데 재료값이 오르고 특히나 잉어빵을 굽기 위한 가스값이 많이 올라 이익은 해가 갈 수록 떨어지고 있어 걱정이라고 하신다.

잉어빵을 만들기 위해 할머니께서 좁은 공간에 서계신 잉어빵 노점 현장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정직하게 일에 임하는 현장이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밀가루와 단팥 재료를 이용해 잉어빵을 만들어 다소 이윤이 적을지라도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현장의 축소판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노후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나이가 들어서도 이렇게 평생 일해야만 하는 자본주의 국가다.

노후대비를 위한 종자돈을 만들기 위해 잉어빵 할머니는 재료비를 투자해 하루종일 잉어빵을 부지런히 구으면 되겠지만, 그만큼 늘그막에 고생을 하시는 샘이다.

젊고 재치있고 센스있는 젊은 세대들에게 잉어빵 장사를 통해 재테크하라면 어느세월에 돈을 벌어 종자돈을 마련하겠냐고 할 것이고, 잉어빵을 구으며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한 사람들이 더불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사회가 되는 세상이 과연 실현 가능한 것일까 의문이 드는 자본주의 세상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삶의 질을 많이 높여 놓았지만 빈부의 격차 또한 되돌이킬 수 없을 만큼 만들어 놓았고 사람들의 주관심사가 돈을 벌기 위한 수단과 방법에 몰입하도록 만들어 놓았다.

인간의 노동력은 신성한 것이고 땀흘려 일한만큼 기쁨도 커야만 하겠지만 돈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노동력 또한 상품이 되버린지라 그 가치는 퇴색되어만 가고 있다.

따뜻한 잉어빵을 만들어 파는 이가 없다면 이 세상은 그만큼 추워질 것이고 삭막해지지 않을까. 또한 어느 누군가가 이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남들이 하기 힘든 허드렛 일을 해가고 있기에 우리는 편하게 살고 있고 돈벌이도 하고 있는 것이다.

배운것이 없어서 평생 힘든 노동만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 이 사회에는 많이 존재하는데 노동을 하는 사람이 없다면 이 사회는 누가 떠받들어 줄 것인가.

알게모르게 자본주의에 흠뻑 취해 살아가고 있는 나로서는 자본주의를 부정할 수는 없지만, 이 세상에는 자본주의의 혜택을 거부한채 산간 오지에서 살아가는 극소수의 사람도 존재한다.

나는 자본주의의 혜택 속에서 현재 행복하게 잘 살고 있기는 하지만 자본주의를 거부하며 오손도손 공동체를 형성해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이 한없이 부럽다는 생각을 늘 가져본다.

그곳에는 앞서거나 뒤쳐지거나 하는 경쟁이 없으며 재테크의 유무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없는 순수한 인간애가 넘쳐나는 곳일거란 생각이 드는 이유에서다.

어쨌든 우리가 돈에 휘둘리지 않는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 진정한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는가가 중요하며 그 가치를 찾기 위해 늘 고민해야만하는 숙제를 떠안은체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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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단팥든 잉어빵 오른쪽은 슈크림 든 잉어빵 세상에는 마치 두종류의 잉어빵처럼 자본주의를 신봉하는 자와 탈자본주의를 선호하는 부류의 사람들이 존재한다. ⓒ 김도형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한국유통신문>과 <한국유통신문>의 카페와 블로그에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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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빨간이의 땅 경북 구미에 살고 있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이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우리네 일상을 기사화 시켜 도움을 주는 것을 보람으로 삼고 있으며, 그로 인해 고맙다는 말을 들으면 더욱 힘이 쏫는 72년 쥐띠인 결혼한 남자입니다. 토끼같은 아내와 통통튀는 귀여운 아들과 딸로 부터 늘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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