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사망, 의료사고 가능성
국과수 "사람에 의한 장기 손상"

[부검 결과] "소장·심낭에 구멍... 복막염과 심낭염에 따른 패혈증이 사인"

등록 2014.11.03 17:09수정 2014.11.03 18:29
20
원고료로 응원
a

고 신해철 부검 브리핑 최영식 서울과학수사연구소장이 3일 오후 서울 신월동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고 신해철씨 부검 직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 권우성


a

고 신해철씨의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이 3일 오후 서울 신월동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이뤄진 가운데, 부검을 마친 고인의 시신을 실은 차량이 국과수를 떠나 병원으로 향하고 있다. ⓒ 권우성


[기사대체: 3일 오후 6시 26분]

고 신해철의 사망에 병원의 의료과실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3일 신씨의 사인을 복막염과 심장염 및 이에 따른 패혈증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신씨가 단순 심정지로 뇌에 산소 및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사망한 것이 아니라 심정지에 이르는 과정에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는 뜻이다. 앞서 신씨의 사망을 확인했던 서울 아산병원은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이 신씨의 사인이라고 밝혔다.

국과수는 지난달 17일 신씨의 장 협착 수술을 맡았던 스카이병원 측이 의료과정에서 과실을 범했을 가능성을 높게 봤다. 최영식 국과수 서울과학수사연구소장은 "사망을 유발한 구멍(장 천공)은 뱃속 내 유착을 완화하기 위한 수술 당시나 이와 관련되어 발생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소장 뿐 아니라 심장을 둘러싸는 주머니인 심낭 부위에도 구멍이 발견됐다. 최 소장은 "심낭 하방에도 0.3cm 크기의 구멍이 발견됐다"면서 "부검 소견상 의인성(사람에 의한) 손상이 우선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사망 유발한 장 천공...장 유착 완화 수술때 생긴 듯"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신씨의 시신을 부검했다. 부검 의사 4명과 4명의 조사관이 부검에 참여했다.


최영식 소장은 "배 안에 화농성(고름) 삼출액이 있고 장기가 유착되어 있다"면서 "범발성 복막염 소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범발성 복막염이란 뱃속 일부 장기에 생겼던 염증이 뱃속 전체로 넓게 퍼졌다는 의미다.

최 소장은 "횡경막 왼쪽 심낭 아랫부분에도 0.3cm 가량의 구멍이 발견됐다"면서 "손상된 횡경막을 통해 심낭 안쪽과 뱃속이 연결되어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심낭 내에 깨와 같은 음식 이물질이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와 같은 부검 소견을 이유로 "신씨의 사인은 복막염 및 심낭염, 이에 따른 패혈증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신씨의 소장에 생긴 구멍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유족과 병원 측의 주장이 엇갈렸던 '위 축소수술' 여부도 명확해졌다. 최 소장은 "(시신에) 위장 커브(휘어짐)가 큰 외벽 부위를 15cm 가량 봉합한 소견이 있다"면서 "위 용적을 줄이는 수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스카이병원 측은 신씨의 유족들이 '병원이 동의를 구하지 않고 위 축소수술을 했다'고 주장하자 '박리된 위벽을 봉합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신해철 뱃속 장기 구멍...부검 소견상 '사람에 의한 손상'"

최 소장은 이날 발표에 앞서 "1차 부검결과기 때문에 정확한 것은 조직검사 및 여러가지 검사를 거쳐야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내용 면에서는 신씨를 수술한 스카이병원의 의료사고 가능성을 비교적 높게 판단하는 소견을 냈다.

최 소장은 신씨 내장에 뚫린 구멍 2개가 모두 사람에 의해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천공이 생기는 원인은 주로 외상이나 질병 등이 흔하지만 신씨의 경우 (위 용적축소) 수술 부위와 인접해 있다"면서 "부검 소견상 의인성 손상의 가능성이 우선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부검의 핵심 쟁점으로 거론됐던 소장 부위 천공은 서울 아산병원에서 봉합수술이 시행됐기 때문에 시신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 소장은 "검사를 해 봐야 원인을 파악할 수 있겠지만 이 부분 역시 의인성 손상에 의한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추후 병리학적 검사와 CT 소견을 종합해 판단할 것"이라면서 "그 후에 의료시술의 적정성과 1차 응급기관의 대처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판단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부검에는 유족 대표로 신씨의 자형인 김 아무개씨와 유족 측 의사 1명이 입회했다. 김씨는 "부검이 끝나면 장례 일정을 다시 의논할 것"이라면서 "가족끼리 조용히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신씨의 부인은 신씨의 장 협착 수술을 맡았던 스카이병원 강 아무개 원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국과수의 부검 결과와 신씨의 의무기록을 종합해 대한 의사협회 등 전문가 집단에게 자문을 구할 예정이다. 스카이병원 강아무개 원장의 소환 조사는 그 후에 이뤄질 전망이다.
#신해철 #국과수 #스카이병원 #마왕 #의료사고
댓글2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나이 들면 친구를 정리해야 하는 이유
  2. 2 맨발 걷기 길이라니... 다음에 또 오고 싶다
  3. 3 눈썹 문신한 사람들 보십시오... 이게 말이 됩니까
  4. 4 노후 대비 취미로 시작한 모임, 이 정도로 대박일 줄이야
  5. 5 어떤 기운 받은 땅이기에... 유명인들을 많이 배출했을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