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집장·홍어맛김치, '맛의 방주'에 올랐다

독특한 맛, 제조과정 사라질 위기에 발굴

등록 2014.10.20 18:18수정 2014.10.20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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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 땅에서 전해내려오던 전통음식인 '예산 집장'과 '예산 홍어맛김치(삭힌 김치)'가 국제슬로푸드 '맛의 방주'에 등재돼 화제다. 이는 예산군이 중부권 최초로 슬로시티로 지정된 이후 이뤄낸 하나의 성과로 기록되게 됐다.


'맛의 방주(Ark of Taste)'란 사라질 위기에 놓인 우수한 음식 또는 품목을 기록하고 널리 알리기 위한 국제슬로푸드 생명다양성재단의 세계적 프로젝트다. 1997년 이탈리아에서 맛의 방주 선언문 발표 이후 전세계 80개국 2000여 품목이 등재됐고 국내에는 태안자염, 울릉도 칡소 등 28개 품목이 등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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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방주에 등록된 예산 집장(위)과 홍어맛 김치(아래). ⓒ 예산군


예산 집장과 홍어맛 김치는 지난 14일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열린 '슬로푸드 생물다양성 미디어데이'에서 인증서를 받았다.

예산 집장은 쩜장(저염된장)의 일종으로 육류와 해조류를 넣어 숙성시킨 예산 지방 고유의 전래음식이다. 홍어맛 김치는 봉산면 일대에서 임진왜란 이전부터 전승해온 특색있는 김치로 추정되고 있다.

사라질 위기에 놓인 이 두가지 음식이 맛의 방주에 등재될 수 있도록 발굴한 주인공은 공교롭게도 귀농인들이다. 예산 사람들에게는 별게 아니었는데 외지에서 온 사람에 의해 그 가치가 발굴된 것이다.

홍어맛김치를 발굴한 봉산 금치2리 김형애 부녀회장은 "이곳으로 이사와서 삭힌 김치를 처음 먹어 봤는데 홍어 같이 톡쏘는 맛이 독특했다. 다른 지역에서는 구경해 보지 못했기 때문에 흥미로웠고, 잘만 특화시키면 우리지역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발굴한 동기를 설명했다.


김씨의 설명에 따르면 홍어맛김치의 재료는 본래 조선토종 배추였지만, 지금은 속이 꽉 차지 않은 배추를 사용한다. 소금에 절인 뒤 고춧가루를 넣지 않고 새우젓으로 간을 해 물이 빠질 수 있게 깨진 독에 담는 것이 특징이다. 김장철에 담아 두세 달이 지난 뒤 꺼내 지져(반드시 끓여 먹어야 함) 먹으면 톡쏘는 맛이 일품이란다.

예산 집장은 고급음식으로 부잣집에서 전해져 왔을 것으로 보인다.

신양 시왕리 장류제조업체 '햇빛촌'을 운영하는 이승석 대표는 집장에 대해 "다른 지역의 집장은 채소류가 들어가는데 예산에서는 소고기와 해산물이 재료로 쓰인 것을 볼 때 양반가에서 여름철에 해먹은 별미음식이 아니었나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제조방법은 콩과 보리쌀로 만든 메주를 띄운 뒤 단지에 메주와 소고기 양지부위, 말린 대하, 그리고 찹쌀, 오이, 가지, 고추를 넣고 조선간장으로 간을 맞춰 따뜻한 곳에서 수일동안 숙성시킨 뒤 요리를 해 먹는다.

옛날에는 마당가에 쌓아놓은 두엄 속에 3일 동안 숙성시킨 것으로 전해지며 재료와 제조과정을 보고 짐작컨대 맛이 있을 수 밖에 없을 것만 같다.
덧붙이는 글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신문>과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슬로푸드 #맛의 방주 #예산 집장 #예산 홍어맛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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