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값 하락... 공판장에선 따지 말라는 연락 와"

경북 농민들, 쌀 개방 반대와 농산물값 하락에 따른 가격 안정 촉구

등록 2014.09.03 17:55수정 2014.09.0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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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농민회 소속 경산농민회 회원들은 3일 오전 경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쌀개방 반대와 넝산물값 가격하락 대책을 촉구했다. ⓒ 조정훈


"복숭아 한 박스에 4000원에서 5000원에 팔고 있습니다. 심지어 공판장에서는 따지 말라는 전화까지 왔습니다. 하지만 따지 않으면 떨어져서 썩어가는데, 어떻게 그냥 두고만 있을 수 있겠습니까?"

농산물 가격 폭락으로 시름을 앓고 있는 농민들이 정부의 대책수립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농민회 경북지역본부 소속 경산시농민회 회원들은 3일 오전 경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쌀 개방 규탄'과 '농산물 가격안정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가 쌀 개방과 농산물 개방 등으로 농업정책에 대해 푸대접하고 있다며 쌀 전면개방 선언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식량주권을 포기하는 정권에 맞서 투쟁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경산에서 포도농사를 짓고 있다는 석장호씨는 "명절 앞두고 일손이 모자라지만 울화통이 터지고 화가 난다"라며 "세월호 사고 때문에 내수가 살아나지 않아서 과일값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이 정부의 정책 탓"이라고 비판했다.

하재호 전 경산시농민회 회장은 "복숭아 박스 하나에 1200원인데 가득 담아서 공판장에 내면 2000~3000원 정도 받는다"라며 "가격 파괴의 원인은 농산물 개방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쌀 개방은 모든 농산물이 무너진다는 뜻"이라면서 "토종 농산물이 없어지면 결국 국민들의 건강권도 위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민들은 정체불명의 값싼 농산물의 무분별한 수입과 농민을 죽이는 정책으로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 농산물을 출하하고 있다며 경산을 대표하는 남천 포도와 와촌 복숭아를 예로 들었다. 지난해에 비해 반값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

이들은 농산물 가격 폭락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대책을 촉구하고 농업의 근간인 쌀 개방 선언을 거둬들일 것을 촉구했다. 또한 오는 18일 새누리당 경북도당 앞에서 2000여 명의 농민들이 모인 가운데 경북농민대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쌀 개방 #농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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