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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오버' 발표 앞둔 싸이, 이젠 뭘해도 상관없다

[주장] '젠틀맨'이 실패했다고? '원 히트 원더'에서 벗어나며 부담 덜어

14.06.07 10:14최종업데이트14.06.0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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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4월 열린 콘서트 'HAPPENING'에서 '강남스타일'을 부르는 싸이 ⓒ 권우성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최초로 유튜브 조회 수 20억뷰를 돌파하면서 여전히 세계적인 화제를 낳고 있다.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국가의 사람들 사이에서 '강남스타일'의 성공과 싸이의 월드스타 등극은 이견이 없을 것이다.

다만 '강남스타일' 이후에 발표한 '젠틀맨'에 대한 평가는 갈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젠틀맨'의 흥행을 실패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젠틀맨'이 '강남스타일'만큼의 성공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싸이에게 '젠틀맨'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 곡이다.

우선 '젠틀맨'의 뮤직비디오는 2013년 유튜브 조회 수 1위를 차지했다. 이는 '강남스타일'의 영향 아래 이뤄진 것이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세계인이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본 뮤직비디오라는 점에서는 분명히 의의가 있다. 게다가 현재도 조회 수는 계속 올라가 7억뷰를 향해 가고 있으니, 이 곡의 파괴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유튜브를 뒤집어 놓기 전, 조회 수 1위였던 곡이 약 7억뷰를 기록한 저스틴 비버의 'baby(베이비)'였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젠틀맨'의 7억뷰가 갖는 의미는 중요하다.

게다가 '젠틀맨'은 빌보드 차트에 12위로 진입해 5위까지 올라간 곡이다. 영국 차트에서도 10위를 차지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영국에서 16주째 탑100에 속해있었다는 점이다. 노래의 생명력이 결코 짧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아이튠즈 기록도 훌륭했다. 세계 27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고, 세계 싱글차트 1위에 올랐다. 이처럼 '젠틀맨'은 뮤직비디오와 음악 모두 전 세계에서 훌륭한 성과를 거뒀다.

'강남스타일'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젠틀맨'의 이런 성과는 싸이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젠틀맨' 덕분에 싸이는 확실히 '원 히트 원더'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딱 한 번 큰 성공을 거두고 사라지는 스타들은 많다. '강남스타일'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성공했지만, 그 역시 '원 히트 원더'가 될 가능성은 분명히 있었다. 이를 해소한 것이 바로 '젠틀맨'이었다. 이 노래의 성공은 그가 '꽤 좋은 음악'을 하는 가수임을 증명했고, 그의 장기적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을 만들어줬다. '강남스타일'만큼의 성공은 아니어도, 세계시장에서 꾸준히 음악을 할 수 있고, 나름의 흥행을 해낼 수 있는 기반이 생긴 것이다.

미국 ABC 심야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게임 나이트> 예고 영상에 깜짝 등장한 싸이의 신곡 'Hangover(행오버)'의 뮤직비디오 중 ⓒ ABC


이 바탕이 있기 때문에 이제 싸이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해도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따라서 발표를 앞둔 신곡 'Hangover(행오버)'는 '젠틀맨'이 지닌 전략적인 접근('강남스타일'의 성공 공식을 충실히 따르는)보다는 그가 하고 싶은 음악에 집중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 결과로 EDM보다는 힙합을 바탕으로 한 음악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는 기본적으로 영리한 가수이므로, '행오버'에도 흥행을 위한 최대한의 장치를 해놨을 테지만, '젠틀맨' 때의 부담은 확실히 덜고 신나게 작업했을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싸이는 이제 무엇을 해도 상관없다. 그는 '강남스타일'과 같은 흥행을 구태여 또 한 번 이뤄내지 않아도 상관없는 가수가 됐다. 그의 음악은 전 세계인이 듣게 될 것이고, 그의 뮤직비디오는 전 세계인이 보게 될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그는 세계적인 스타임이 분명하다. 아울러 싸이가 '흥행성 높은' 음악을 한다는 점, 한국 시장에서 거의 실패한 적이 없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앞으로도 세계 시장에서 꽤 좋은 성과를 얻을 것이라고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박지종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trjsee.tistory.com/),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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