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후보 논문이 '학위취소감'...유권자는 대략난감

경남교육감 논문표절 시민검증단, 고영진-권정호-박종훈 후보 검증 발표

등록 2014.05.27 21:17수정 2014.05.27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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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교육감 후보 논문표절 등 의혹규명 시민검증단'(아래 시민검증단)은 고영진 후보의 박사학위 논문에 대해 '표절을 넘어 학위 취소 수준'이라고, 권정호 후보의 교수승진 연구논문에 대해 '이중제출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민검증단은 고영진·권정호 후보와 박종훈 후보의 박사학위와 연구논문에 대해 검증을 벌였다. 시민검증단은 차윤재 마산YMCA 사무총장과 대학 교수 등 5명으로 구성되어 활동해왔고, 황선준 전 서울교육연구정보원장과 김재현 경남대 교수 등으로부터 감수를 받는 과정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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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교육감 후보 논문 시민검증단'(차윤재 등 5인)은 고영진, 권정호, 박종훈 후보의 논문을 검증하고서 27일 오후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그 결과를 발표했는데, "고영진 후보의 박사학위 논문은 표절을 넘어 학위 취소 수준이고, 권정호 후보의 교수승진시 제출한 연구논문은 부교수 승진시 제출한 논문과 제목만 다르게 이중게재한 의혹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 윤성효


시민검증단은 2007년 교육감 선거 당시 <오마이뉴스> 등에서 보도했던 권정호 후보의 '논문 이중게재' 기사 등을 살펴보았다. 당시 고영진 후보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도 제기되었다. 차윤재 사무총장은 "2007년 당시에는 시간이 촉박해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는데, 이번에 검증·감수 등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시민검증단 "고영진, 학위취소 사유"

고영진 후보는 2006년 동아대에서 <교육시설 발전모형 탐색 연구>(지도교수 최청일)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 후보의 학위논문은 전체 169쪽 가운데 71쪽 분향이 다른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고 후보가 학위논문에서 표절했던 논문은 <교육시설행정론>(신중식 외, 1955년)과 <경제적 교육공간와 시설·설비>(유향산, 1992년)이라는 자료다. 그런데 고 후보는 이들 논문을 인용하면서 참고문헌에 표시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2007년 당시 고 후보는 "기존 문헌으로부터 인용하고 있는 내용에 대해 각주를 달고 출처를 밝혔지만 한두 개 빠진 게 있으나 의도적으로 뺀 것이 아니다"라면서 "결론적으로 과거 기준의 일을 지금 기준으로 보니까 다소 부족한 점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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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교육감 후보 논문 시민검증단'(차윤재 등 5인)은 고영진, 권정호, 박종훈 후보의 논문을 검증하고서 27일 오후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그 결과를 발표했는데, "고영진 후보의 박사학위 논문은 표절을 넘어 학위 취소 수준이고, 권정호 후보의 교수승진시 제출한 연구논문은 부교수 승진시 제출한 논문과 제목만 다르게 이중게재한 의혹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 윤성효


고 후보의 학위논문에 대해, 시민검증단은 "전체 논문 169쪽 중 71쪽이 인용문에 대한 참고문헌을 밝히지 않았고 의도적으로 참고문헌 목록에도 밝히지 않았다"면서 "논문 15쪽 '교육시설 기준의 문제점과 시사점'에서 연구자의 주장과 의견임에도 불구하고 참고자료의 주장을 그대로 베낌으로서 연구자의 주장이 없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 지적했다.

2007년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되었을 때 동아대는 재심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민검증단은 "당시 동아대는 '재심은 10년 안에 이루어져야 하는데 10년이 지나서 기각한다'고 했고, 그 뒤 규정이 바뀌어 재심 대상이 15년으로 연장되었지만 동아대 측은 '한번 기각했기에 재심할 수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시민검증단은 "고 후보의 학위논문은 표절 의혹을 넘어서 학위 취소 사유"라 밝혔다.

시민검증단 "권정호, 관행 아니라 고의적 사용"

권정호 후보는 '논문 이중게재'와 '승진 심사 이중사용' 지적을 받고 있다. 진주교대 총장을 지낸 권 후보는 부교수 승진 심사 때 제출했던 논문을 제목만 바꾸어 다른 자료집에 게재한 뒤 교수 승진 심사 때 제출했던 것이다.

권 후보는 1987년 12월 <진주교대 논문집 31집>에 <이효석 소설 연구(2)-<산>의 기호학적 구조분석>을 발표했다가 조교수 심사 때 제출했다. 그 뒤인 1992년 12월 권 후보는 한국국어교육연구회 논문집에 <현실도피의 정서적 미학-효석 작품 <산>의 기호학적 구조분석>을 게재했고 교수 승진 심사 때 제출해 통과되었다.

그런데 두 논문은 제목만 바뀌었지 목차와 내용이 완전히 똑같다. 당시 권 후보는 "대학사회의 관행을 떠나 분명 본인이 잘못 처신했다"며 "논문이 사장되는 것이 안타까워 한국국어교육연구회에 기고했던 것"이라 해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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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황선준 박사가 관련 논문을 들고 설명하는 모습. ⓒ 윤성효


시민검증단은 권 후보의 연구논문에 대해 "논문은 부교수-교수 승진 시 사용한 논문으로, 이중사용 해서는 안 되는 것이 기본이다. 교수 승진을 위해 당시의 관행이 아니라 고의적으로 사용했다고 본다"며 "이후 교수 승진과 대학총장 등의 경력으로 이어져 논문 이중사용이 또 다른 문제를 낳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자체로 심각한 문제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시민검증단의 검증결과에 대해, 권 후보 측은 이날 낸 자료를 통해 "자신이 작성한 대학논문지의 논문을 학술진흥재단에 등록된 학회지, 한국국어교육연구회에 실었다고 해도 어떠한 하자가 있을 수 없다"며 "본인이 대학논문지에 실어 놓은 여러 편의 논문 중 일부  내용을 수정·보완하고 제목과 서론·본론을 바꾸어 게재하는 것에 대해 이중게재라고 흠집을 내는 것은 학위논문의 생리를 모르는 어불성설"이라 주장했다.

시민검증단 "박종훈, 학위논문 문제 없다"

시민검증단은 박종훈 후보의 박사학위 논문에 대해 "논문 작성과정에서 인용 쪽수 표기 누락이 일부 발견되었으나 논문 작성의 기술적인 문제로 보인다"며 "전체적인 참고문헌이나 인용표기가 되어 있어 학위논문으로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날 고영진 후보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박 후보의 학위 논문과 표절한 원문을 비교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소한 28쪽을 그대로 베껴쓴 것"이라며 "박 후보는 입만 열면 98개 시민단체가 지지하는, 누구보다도 깨끗하고 흠결 없는 후보라고 주장해왔으나 이번 학위논문 분석 결과만 놓고 보더라도 그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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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황선준 박사가 논문을 들고 설명하는 모습. ⓒ 윤성효


#경남도교육감 #고영진 후보 #박종훈 후보 #권정호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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