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국정원 대선 개입', 지방선거 직후 1심 선고

[원세훈 28차 공판] 계속되는 국정원 모르쇠 답변... 재판부 "뭘 숨기려는 느낌"

등록 2014.04.14 16:58수정 2014.04.1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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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대선 당시부터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던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사건이 6·4 지방선거 직후 1심 판결이 내려질 전망이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이종명 전 3차장,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을 심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는 14일 열린 28차 공판에서 6월 초에 결심공판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대로라면 원 전 원장이 기소된 날부터 딱 1년을 채운 6월 중순경에 선고기일이 열린다.

이범균 부장판사는 이날 증인신문에 앞서 남은 절차들을 정리했다. 그는 "증인 신문은 다음 기일(4월 29일)까지 마치고, 이때 증거능력 관련 쟁점들을 판단한 뒤 채택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6월 초쯤 결심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형사소송법은 검사의 구형과 변호인의 최후 변론 등이 있는 결심공판으로부터 2주 안에 판결을 선고하도록 정하고 있다. 자연스레 원 전 원장의 선고기일은 늦어도 6월 중순경이 된다. 재판 결과가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차단되는 셈이다. 재판부는 "구체적인 날짜는 다음 기일 이후에 정하겠다"고 말했다.

14일 법정에는 국정원 심리전단에서 트위터업무를 맡았던 안보5팀 소속 유아무개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안보5팀이 꾸려진 2012년 초부터 약 1년 동안 트위터에서 대북심리전활동을 했다.

국정원 직원들은 여전히 '모르쇠' 작정중

유씨는 여느 국정원 직원들처럼 '모르쇠' 작전을 폈다. 그는 안보5팀 활동 내용 등을 묻는 검찰의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자신 이름으로 된 이메일 계정조차 모르겠고, 안보5팀 활동기간조차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또 동료들처럼 마이크에서 입을 좀 뗀 체 웅얼거리듯 불확실한 답변만 반복했다. 보다 못한 재판부가 나서 수차례 그에게 "마이크에 가까이 대고 크게 말하라"고 요구했다. 이범균 부장판사는 유씨 증언의 신빙성에 의문을 표시하기도 했다.


"증인, 아무리 덜 쓴 계정이라고 해도 내 것인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건 조금 이례적으로 보인다. 저 계정을 자신이 썼는지 안 썼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변은 상당히 증인이 방어적으로 뭘 숨기려고 하는 듯한 느낌을 재판부에 줄 수 있다. 실제로 그런 느낌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유씨는 계속 말끝을 흐리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만 했다. 유씨는 '하루에 트위터 글을 몇 개나 썼냐'는 질문에 "많은데, 100개 정도란 개념으로 보면 된다"고 했다가 '100개가 맞냐'는 물음에 "많다는 걸로 이해해달라"는 이상한 답변을 내놨다.

유씨와 함께 증인으로 나오기로 한 같은 팀원 박아무개씨는 14일 법정에 나타내지 않았다. 미리 재판부에게 임신 9개월인 점 등을 이유로 불출석하겠다고 알렸다.

다음 공판은 4월 29일(화) 오후 2시에 열린다.
#원세훈 #국정원 대선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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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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