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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6년 만의 새 앨범에서 '파격' 택했다

[현장] 정규 8집 음악감상회, 이한철·정지찬·정준일·임헌일이 말하는 이소라

14.04.01 09:33최종업데이트14.04.0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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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소라 ⓒ 포츈엔터테인먼트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
"이소라는 6집 <눈썹달> 때까지만 해도 대부분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7집부터는 가사 내용이 조금씩 달라졌다. 삶이나 인간에 대한 성찰, 자신에 대한 고민이 많이 녹아 있었다. 또 보컬보다는 밴드 사운드가 중심을 이루는 것으로 조금씩 변했다."

지난 2002년 5집을 발표한 이후 이소라와 함께 공연을 준비했던 한 관계자는 그의 음악적 변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알게 모르게 꾸준히 지속됐던 변화는 이번 8집에서 정점을 찍었다. 8곡을 찬찬히 듣자면 '이소라가 맞나'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점차 '그래 이소라였네'라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마리아칼라스홀에서 이소라의 정규 8집 음악감상회가 열렸다. 이번 앨범에 담긴 곡들을 작업한 이한철과 정지찬, 정준일, 임헌일이 참석해 각각의 곡을 설명했다. 공연 준비에 한창인 이소라는 참석하지 않았다. 

"'되게 급하다'며 곡 의뢰...5년 지나 나왔다" 

지난 31일 오후 열린 이소라의 8집 음악감상회에 참석한 정준일(가운데)과 임헌일(오른쪽) ⓒ 포츈엔터테인먼트


수록곡 '나 Focus'와 '쳐'를 작곡한 임헌일은 "2009년에 써서 5년 정도 지난 곡이라 내게는 되게 오래된 곡"이라면서 "밴드 음악은 같이 만나서 합주하며 시너지가 이뤄지는데, 이소라는 내 곡에 가사를 붙여 곡을 완성했다. 드럼 패턴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좀 멈춰라 사랑아'를 쓴 정준일 역시 "메이트 1집으로 활동하던 2009년에 임헌일을 통해 (곡 의뢰) 연락을 받았다"면서 "'앨범을 바로 내야 한다. 되게 급하다'고 해서 거의 하루 만에 곡을 써서 보냈는데 지금 (앨범이) 나왔다"고 해 좌중을 웃겼다. 이소라는 당시에 듣던 곡을 메일로 보내주기도 했다고.

"특별한 요구 조건은 없었고 '그냥 마음대로 하라'고 하더라. 이소라라는 가수가 불러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네 노래를 만들듯이 작업하라고. 되게 좋았다. 어렸을 때부터 이소라를 좋아했고, '저런 가수에게 곡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는데 그 사람의 색깔에 맞춰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을 갖지 않을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임헌일)

"이소라, 작곡하지 않고도 앨범 완벽하게 장악" 

지난 31일 오후 이소라의 8집 음악감상회에 참석한 정지찬(가운데)과 이한철(오른쪽) ⓒ 포츈엔터테인먼트


'흘러 All through the night'를 작곡한 이한철은 지난 5집부터 이소라의 앨범에 꾸준히 참여했다. 이한철은 이소라가 보내준 색면추상화를 보고 영감을 얻었다. "내 음악이나 불독맨션으로 표현하는 음악은 들썩이는 느낌인데 이소라와의 작업은 반대로 표현되는 부분이 많다"고 설명한 그는 "내게는 특별한 음악적 경험"이라고 고백했다.

"이소라는 작업에 돌입하면 며칠이고 밤을 새운다. 아마 오랜 기간 게임으로 단련해서 그렇게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보통 프로듀싱을 도맡아 하는 싱어송라이터는 작곡, 작사, 편곡, 연주까지 다 하는데 이소라는 작곡을 하지 않으면서 앨범을 완벽하게 장악하는 몇 안 되는 뮤지션이다. 욕심이 생길테지만 작곡을 직접 하지 않는 것도 멋진 프로듀서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이한철)

'넌 날'이 앨범에 담긴다는 소식을 들은 정지찬은 꼬박 24시간을 녹음실에 붙잡혀 작업했다. 정지찬은 "사실 이소라와 마찰이 있었다. 중간 부분에서 나는 가수의 목소리에 집중했고, 이소라는 기타의 톤을 중요시했기 때문"이라면서 "결국 이소라가 이겼다. 보통 가수였다면 목소리가 부각되는 사운드를 원했을 텐데, 이소라는 전체적인 음악을 생각하는 뮤지션"이라고 감탄했다. 

"피아노에서 기타로...이소라의 음악은 점점 자라난다"

지난 31일 열린 이소라의 8집 음악감상회에 참석한 정지찬 ⓒ 포츈엔터테인먼트


6년 만에 내놓은 새 앨범에서 이소라는 파격을 택했다. 이소라의 8집은 첫 곡 '나 Focus'에서 깜짝 놀랄 만큼 강렬하게 시작해 조금씩 그 세기를 줄여간다. 이런 색깔은 7번 트랙이자 타이틀곡 '난 별'에 이르러 중화되는 듯하다가 마지막 곡 '운 듯'에서 본래의 모습을 찾는다. 기존의 이소라표 발라드를 기다렸던 이들에게는 이번 앨범이 상당히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넌 날'에 이어 타이틀곡 '난 별'까지 쓴 정지찬은 "이소라의 이전 음악이 피아노 위주의 발라드였다면 이제는 점점 기타 위주의 밴드 사운드로 관심이 넘어가는 것 같다"면서 "이소라의 음악은 멈춰있는 게 아니라 점점 다른 형태로 자라나고 있다. 이 역시 이소라의 음악"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또 어떤 음악이 나올까' 기대하게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소라의 새 앨범에는 제목이 따라붙지 않았다. 앨범 제목을 통해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이소라의 생각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이소라의 정규 8집은 오는 8일 발매된다. 아울러 이소라는 오는 6월 중순께 콘서트를 열고 새 앨범에 담긴 곡들을 라이브로 선사할 예정이다.

이소라 정지찬 이한철 정준일 임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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