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이 이사장인데... 위안부 콘서트는 안 된다니

서울시립대, 평화나비 콘서트 대관 거부... "정치적이어서 어렵다"

등록 2014.02.21 11:38수정 2014.02.21 11:38
12
원고료로 응원
a

22년동안 수요집회를 기리는 사진입니다. ⓒ 김상윤


수요시위는 1992년 1월 8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해 시작한, 23년째 진행되고 있는 세계 최장기 시위입니다.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군에 의해 강제로 '위안부'로 끌려가셨던 할머님들의 명예와 인권을 위한, 그리고 나아가 여성인권과 세상의 평화를 위한 시위입니다. "내가 죽기 전 이 한을 풀어 달라"는 1991년 고 김학순 할머님의 말씀이 무색하게도 아직도 문제해결은 요원합니다.

일본정부의 망언, 한국정부의 외면

최근 일본정부는 입에 담을 수도 없는 망언들을 일삼고 있습니다. 모미이 가쓰토 NHK 회장은 "어느 나라에나 군위안부는 있었다"고 망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또, 아베 총리의 보좌관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비판한 미국정부에게 오히려 "실망한 건 일본"이라며 적반하장식의 비난을 퍼부어 또다시 많은 전쟁피해자들에게 상처를 입혔습니다.

더해서 지난 제국주의 침략범죄에 대한 사죄와 배상이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일본정부는 다시 군국주의를 꿈꾸며, 보통국가화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전범국가인 일본의 이러한 망동들로 동북아의 평화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일본 정부도, 한국 정부도 우리가 죽기를 기다리는 것 같아요"라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들의 말씀처럼, 한국정부는 일본의 망언과 망동에 적극 대처하지 못하고 역사왜곡을 더욱 부추기고 있습니다. 교학사 역사 교과서는 일본군 '위안부'가 부대를 따라다녔다는 식의 축소·왜곡서술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교과서 검정이 통과되었습니다.

a

작년 서울시청광장에서 주최된 <2013평화나비콘서트>가 끝나고 서포터즈와 기획단이 함께 풍선을 날리는 사진입니다. ⓒ 김상윤


이렇게 참담한 상황을 두고 볼 수가 없어 대학생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함께 모여 이 문제에 대해 해결하려는 노력의 움직임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작년 7월 26일, 시청광장에서 1500명이 넘는 사람이 모였습니다.

한 마음 한 뜻으로 '이 땅의 평화를, 할머니들에게 명예와 인권을' 외치며 평화를 노래하고 '위안부 문제'를 중심으로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아가는 노력을 함께 펼쳐냈습니다. 그것이 바로 '평화나비콘서트'입니다.


평화와 정의를 사랑하는 대학생들이, 이 문제를 알리고 더 많은 이들의 마음을 모으기 위해 모두가 어우러질 수 있는 대동의 장, 연대의 장을 만들어 낸 것이 '2013 평화나비콘서트'입니다. 그리고 대학생들의 행동은 멈추지 않았고, 올 해 다시 한 번 큰 바람을 만들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2014년 3월 26일, 대학생들은 할머님들의 아픔을 끌어안고자 다시 한 번 힘찬 날갯짓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시 준비되는 2014 평화나비콘서트, 그러나

'2014 평화나비콘서트'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대학생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들의 힘으로 만드는 콘서트입니다. 콘서트 기획, 홍보, 섭외까지 하나하나 대학생들이 해내고 있습니다. 사실 대학생들만의 힘으로 진행하려다 보니 여러 어려움도 많이 있습니다.

일단, 경제적인 문제에 먼저 직면합니다. 홍보 유인물과 포스터를 만들고, 캠패인을 진행하는 모든 금액을 직접 해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제적 어려움보다 더 큰 아픔은 함께 해주리라 믿었던 이들의 외면입니다.

이번 콘서트의 장소 대관을 하기 위해 여러 대학의 강당과 체육관을 알아보는 도중,  열심히 노력하는 새내기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서울시립대에서 날짜가 비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대관이 불가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평화나비 콘서트 기획자인 제가 지난 19일 서울시립대에 전화를 걸어 어떤 이유로 정치적이라는 것인지, 누가 정치적이라 판단한 것인지 여쭈어 보았지만, 설명해 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다시 한 번 재고해 달라고 부탁드렸더니 서울시립대의 자체 판단이고, 번복할 수 없다는 차가운 답변뿐이었습니다.

작년 '2013 평화나비 콘서트'를 서울 시청광장에서 진행했었고, 서울시립대의 이사장이신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접 응원 메시지를 보내주신 적이 있었기에 장소 대관이 어렵지 않게 진행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일생을 바치신 할머님들의 정당한 목소리가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외면당할 수 있는 걸까요?

대학생들이 세우는 첫 번째 '평화의 소녀상'과 '2014 평화나비콘서트'는 그저 하루하고 끝나는 그런 행사가 아닌 콘서트 슬로건 그대로 '역사를 바꿀 단 하나의 콘서트'가 될 것입니다.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도움 부탁드립니다. SNS를 통해 콘서트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세요. 작은 날갯짓이 모여 결국에는 태풍을 만들 듯, 수많은 사람들의 힘으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끌어안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더 나아가 더 정의로운 사회에서 다음 세대가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평화나비 기획팀에서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텀블벅에 프로젝트를 만들었습니다. 많은 관심부탁드립니다.

후원사이트 https://www.tumblbug.com/peacetoher
페이스북페이지 https://www.facebook.com/peacetoher
#서울시립대 #평화나비콘서트 #정대협 #위안부할머니 #일본망언

AD

AD

AD

인기기사

  1. 1 윤석열 대통령, 또 틀렸다... 제발 공부 좀
  2. 2 임성근 거짓말 드러나나, 사고 당일 녹음파일 나왔다
  3. 3 "물 닿으면 피부 발진, 고름... 세종보 선착장 문 닫았다"
  4. 4 채상병 재투표도 부결...해병예비역 "여당 너네가 보수냐"
  5. 5 '최저 횡보' 윤 대통령 지지율, 지지층에서 벌어진 이상 징후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