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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딩만 800명 넘어선 이 영화, 생생하네요

<탐욕의 제국> 개봉 비용 마련 소셜 펀딩 후끈... 언론시사 대관은 거부당해

14.02.21 14:51최종업데이트14.02.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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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21일 오후 3시 44분]

삼성반도체 피해자들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탐욕의 제국> 한 장면 ⓒ 푸른영상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를 소재로 한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외압 의혹 속에 스크린 배정에서 홀대를 받고 있는 가운데 같은 내용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탐욕의 제국>에 대한 관심도 부쩍 늘고 있다.

<탐욕의 제국>은 배급 비용 마련을 위해 온라인 소셜 펀딩을 진행하고 있는데, 소식이 알려지면서 참여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탐욕의 제국>은 오는 3월 6일 피해자 중 한 명인 고 황유미씨의 기일에 맞춰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또 하나의 약속> 외압 논란과 맞불려 <탐욕의 제국> 역시 비슷한 일을 당해 주목된다. 언론·배급 시사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 멀티플렉스가 대관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시사회 대관은 거부 당하는 일이 없다는 점에서 논란을 더하고 있다.

배급사 시네마달은 지난 20일 공식입장을 통해 "멀티플렉스 극장의 대관 불허는 언론·배급시사회 진행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닌 개봉 후 스크린 확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며 개봉 후 안정적으로 극장 상영이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와 관련, 시네마달 관계자는 "처음에는 멀티플렉스 극장 대관 신청이 별 문제 없이 접수됐으나 이후 '내부적으로 논의해 봐야 한다'는 연락이 왔고, 최종적으로 '대관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관을 거부한 멀티플렉스 홍보팀 관계자는 전화에서 "<또 하나의 약속>과 관련된 논란으로 인해 온갖 추측성 이야기들이 나돌다 보니 부담스러움이 많아져서 부득이하게 대관을 거부한 것일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여성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후 큰 호평

삼성반도체 산재 피해자들을 소재로 한 < 탐욕의 제국 > 포스터 ⓒ 시네마달


<탐욕의 제국>은 제작 과정에서도 외압 논란이 있기도 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옥랑문화상을 수상해 제작비를 마련했는데, 이 과정에서 여성영화제는 후원자였던 삼성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결국 여성영화제 측은 감독과 작품을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으로 삼성의 후원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관련기사 : 다큐 '탐욕의 제국' 불만에 여성영화제 지원 끊은 삼성)

개봉 비용 마련을 위한 온라인 소셜 펀딩은 지난 1월 29일부터 시작됐다. 다큐멘터리 열악한 특성상 배급에 들어가는 많은 비용을 제작사나 배급사가 감당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3천만 원을 목표로 시작된 온라인 펀딩은 초반에는 참여자가 60명 정도에 불과했으나 <또 하나의 약속> 외압 논란이 커지면서 10배 이상 불어났다. 오는 23일 모금이 종료될 예정인데, 마감 3일을 남겨 놓고 있는 21일 오후 현재 800명을 넘어섰다. 아직 목표액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탐욕의 제국>은 삼성 반도체 피해자들이 산재 인정을 위해 애쓰는 모습을 밀착 취재한 다큐멘터리 영화로 지난해 여성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후 큰 호평을 받았다. 대표적인 다큐멘터리 집단 '푸른영상'이 제작을 맡았고, 프랑스 영화학교에서 다큐멘터리를 전공하고 들어온 홍리경 감독이 첫 장편으로 선택해 끈질기게 달라붙었다.

다큐멘터리 영화 <탐욕의 제국> 한 장면 ⓒ 푸른영상


<또 하나의 약속>이 산재 인정을 받은 피해자 고 황유미씨 사례를 각색했다면, <탐욕의 제국>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피해자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냈다는 점에서 묵직한 돌직구와 같은 영화다.

<또 하나의 약속>에서 나오는 실제 장면들을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것도 영화의 특징이다. 예컨대 버스를 동원해 1인 시위 중인 박철민씨를 차벽으로 막는 장면이나 직원들을 통해 시위자들을 막는 장면이 나오는데, <탐욕의 제국>을 통해서는 실제의 모습이 어땠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배급사 쪽은 "대략 20개 미만의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인데, 상영관 확보가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영화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독립예술영화관을 따로 운영 중인 멀티플렉스 극장이 스크린을 열어줄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탐욕의 제국 삼성반도체 다큐멘터리 여성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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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주요 영화제, 정책 등등) 분야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각종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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