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출구전략을 서두르는 이유

등록 2014.02.17 14:27수정 2014.02.1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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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테이퍼링을 서두르고 있다. 테이퍼링이란 그간 시중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정책인 국채와 모기지채권 매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걸 말한다. 이는 더 나아가 머지않아 그간 풀었던 달러를 거두어들이겠다는 출구전략의 신호탄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그간 개발도상국들에 방출되었던 달러의 귀환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개발도상국들에서 달러가 많이 빠져 나가자 당연 그 나라들 환율이 춤출 수밖에 없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올 1월 페소화가 무려 18.6%나 급락했다. 더구나 2월 초 공식환율은 '달러당 7.7페소'이지만 암달러 환율은 12페소다.

이외에도 경상수지 적자가 큰 인도, 인도네시아, 남아공, 터키, 브라질 등이 환율이 요동칠 요주의 국가들이다. 이들 국가들은 잘못하면 외환위기에 빠질 위험조차 있다.

터키 리라화는 지난해 5월 버냉키쇼크 이후 무려 30%의 절하를 기록했었다. 그럼에도 터키는 달러 유출을 막기 위해 이번에 금리를 4.5%에서 10%로 무려 5.5%이나 올렸다. 굉장히 다급했다는 방증이다. 하여튼 화끈한 돌궐족답다. 심지어 우리 환율도 2월 3일 하루 14원10전이나 올랐다.

개발도상국들은 일제히 미국의 테이퍼링을 비난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미국은 테이퍼링을 늦출 여유가 없다.

왜냐하면 미국의 지난해 하반기 두 분기 성장률이 모두 3%를 넘어서는 호황을 누리면서 시중통화량(M2)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추세로 나가면, 자칫하면 인플레이션에 휩싸일 가능성마저 있다. 게다가 경기가 살아나자 고용증대로 인해 실업률이 6.7%로 떨어졌다. 연준의 목표 실업률인 6.5%에 바짝 다가선 것이다.

연준이 예상했던 것보다 경기가 빨리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오히려 경기를 조금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


게다가 미국으로서는 테이퍼링으로 인해 개발도상국들이 금리를 올려 달러를 자국내에 가두어 놓아야 미국으로 귀환하는 달러를 줄여 시중통화량 증가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

만약 이 추세대로 진행되어 미국의 실업률이 6.5% 이하로 내려가고 물가상승률이 장기목표치인 2%를 웃도는 상황이 오면 미국도 부득이 금리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내 코가 석자인 미국이 다른 나라 사정을 봐줄 수 없는 이유이다.

(아래 그래프는 미국의 시중통화량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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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량 ⓒ 모름


덧붙이는 글 위키트리 송부
#출구전략 #테이퍼링 #양적완화 #외환위기 #통화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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