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군 자선냄비를 들고 나갔습니다

500원부터 만원까지, 작은 사랑이 모여 태산이 됩니다

등록 2013.12.19 11:19수정 2013.12.1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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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군 자선냄비 모금을 하고 있다. ⓒ 김동수


"구세군 자선냄비입니다. 우리 주위에는 가난한 이웃들이 많습니다. 작은 정성이 모여 사랑이 태산이 됩니다. 착한 마음과 예쁜 마음이 함께 모이면 가난한 이웃들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습니다."


지난 17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활동을 했습니다. 부끄럽지만 자선냄비 모금 활동은 처음입니다. 입으로는 사랑을 그토록 외쳤지만, 사랑은 말이 아니라 삶이라고 했지만 종소리를 울리면서 모금 활동에 직접 뛰어들지 못했습니다. 아니 하지 않았다는 것이 더 맞는 말입니다.

"나눔은 삶입니다. 사랑은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말입니다. 여러분의 작은 정성이 힘들게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처음에는 조금 쑥스러웠지만, 종을 흔들고, 목소리를 높이니 이내 적응했습니다. 길가는 분들이 한 분이 천 원짜리 한 장을 자선냄비에 넣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 한 분이 성금을 내니 줄을 지어 넣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사랑도 바람을 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00원도 되나요?"
"그럼요. 500원도 됩니다. 작은 정성이 모여 큰 사랑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한 학생이 500원도 가능한지 물었습니다. 500만원을 내는 분도 대단하지만, 500원을 1만 명이 내는 것은 더 가치가 있습니다. 한 엄마는 고사리 손에 1000원을 지어주면서 자선냄비에 넣게 했다. 그 아이는 자선냄비가 무엇인지 모릅니다. 하지만 아이는 몸으로 느꼈을 것입니다. 어릴 적부터 사랑을 나누는 경험은 어른이 되었을 때 그대로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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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선냄비에는 500원짜리 동전부터 1000원, 5000원, 1만원 그리고 5만원을 넣는 분들도 있었다. ⓒ 김동수


종소리와 마이크 소리가 굉장히 컸지만, 누구 하나 시끄럽다고 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다른 일 같으면 소음이라면 다른 곳으로 옮기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인데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비록 자선냄비에는 성금을 넣지 못해도, 마음만은 사랑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배고픈 이웃, 사랑이 필요한 이웃을 돌보기 위해 자선냄비 모금을 하고 있습니다. 작은 사랑이 큰 사랑이 됩니다."
"수고하세요."
"고맙습니다."

만 원 한 장을 넣고 수고한다는 말을 남기도 총총 걸음으로 길을 떠나는 분도 있었습니다. 얼마나 고마운지 몰랐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오히려 제 마음이 더 따뜻해지고, 포근해졌습니다. 사랑을 듬뿍 받은 것 같았습니다. 사랑은 나누면 나눌수록 더 커진다는 말이 사실임을 알았습니다. 올 겨울 눈도 많이 오고, 춥다고 합니다. 천 원 한 장이 태산이 되는 기쁨을 함께 누리면 좋겠습니다.
#구세군 자선냄비 #이웃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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