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엑스맨' 영화 홍보의 진화 딱 보여요!

페이크 웹사이트를 통한 바이럴 마케팅 기법 활용

13.10.12 08:44최종업데이트13.10.12 08:44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 주장, 반론 그리고 인터뷰 등 시민기자들의 취재 기사까지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보통 영화가 극장에 걸리기 직전 과정을 보면 제작발표회, 언론시사회(VIP 시사회 및 기타 행사), 개봉의 순서로 이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영화를 조금이라도 더 많이 알리기 위해 홍보 대행사는 각종 보도자료가 빼곡히 담긴 메일을 담당 기자에게 보내고, 이슈를 만들어내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낸다. 그런데 이러한 절차가 정형화되다 보니 영화를 소비하는 대중에겐 더 이상 크게 관심을 두기 힘든 상황에 이른 듯하다. 여기에 간혹 발생하는 무리수는 오히려 영화의 흥행에 역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요즘 들어 할리우드 대작들은 이러한 맹점을 타파하기 위해 기발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이를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누리꾼이 이메일이나 전파 가능한 매체를 통해 자발적으로 어떤 기업이나 제품을 홍보하는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 기법 도입이 대표적이다. 최근 이러한 방식을 채택해 일찌감치 영화 홍보에 나선 작품으로 2014년 개봉 예정인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이하 <엑스맨>)를 꼽을 수 있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의 한 장면. 휴 잭맨(사진 오른쪽), 니콜라스 홀트 ⓒ 브라이언 싱어 SNS


2013년 개봉해 전 세계적으로 4억 달러 이상의 흥행을 기록한 <프로메테우스>는 영화 홍보를 위해 극 중 등장하는 웨일랜드사가 마치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홈페이지를 구축했다. 영화 관계자들은 이를 통해 영화와 관련된 정보와 함께 암호에 가까운 자료를 제공하면서 마니아들의 관심을 불렀다. <프로메테우스>가 이렇게 활용한 바이럴 마케팅 기법은 영화팬뿐만 아니라 홍보 전문가로부터 '진일보한 방식의 마케팅'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엑스맨> 역시 이러한 방식을 도입해 일찌감치 홍보에 매진하고 있다. (두 영화 모두 20세기폭스사의 작품이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연출하는 <엑스맨> 차기작은 지난 2006년 개봉한 <엑스맨 : 라스트 스탠드>와 2011년 작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 등 두 편의 후속편을 겸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돌연변이를 없애려는 인간과 이를 막기 위해 과거로 날아간 울버린(휴 잭맨 분), 동료들의 투쟁이 그려질 예정인데 특히 돌연변이 퇴치 전문 업체인 트래스크 인더스트리가 만든 막강한 능력의 로봇 센티넬이 엑스맨의 적으로 등장하게 된다.

트래스크 인더스트리 홈페이지(www.trask-industries.com)


얼핏 보면 의학 관련 회사 같은 이 페이지는 20세기폭스가 만든 트래스크 인더스트리사의 홈페이지다. 공식 홈페이지는 분명 아니지만 센티넬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기술되어 있는데 '1973년 트래스크 인더스트리는 첫 번째 센티넬 모델인 마크I을 만들었고 창업자 볼리바 트래스크(<왕좌의 게임> 피터 딩클리지 분)의 연구력이 집대성된 센티넬은 이후 1996년까지 8732대가 생산되어 인류를 위한 밝은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식의 그럴싸한 설명을 담고 있다. 물론 이는 모두 100% 허구지만 말이다.

트래스크 인더스트리 홈페이지에선 이 밖에도 센티넬의 재원 및 특징, 회사 소개 동영상, 그간의 활동 등을 사진, 동영상, 텍스트 등을 통해 제공하면서 영화 팬의 흥미를 이끌어내고 있다. 덕분에 개봉 1년 전임에도 이미 <엑스맨>은 내년 시즌 최대 기대작 중 하나로 일찌감치 자리매김했다.

트래스크 인더스트리 홈페이지에서 소개하는 센티넬의 활동 ⓒ trask-industries.com


최근 웹사이트 구축의 새로운 흐름으로 떠오른 '반응형 웹'으로 구축된 것이 이채롭다. 즉, PC나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으로 접속할 때 해당 기기의 해상도에 맞춰 웹사이트가 일반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용 홈페이지로 구현되는 방식으로 페이지를 제작했는데 이는 이미지 중심의 플래시로 도배하다시피 한 기존의 국내 영화 홍보용 홈페이지와는 차별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제한된 예산과 장기적인 계획으로 홍보를 진행하기 힘든 국내 여건에선 이러한 시도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단순히 과장된 미사여구를 동원하는 보도자료, 자극적인 이벤트 등에 머물지 않고 다른 방향에서 영화 홍보를 시도해 본다면 좀 더 생산적인 결과를 얻어내지 않을까?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관객 수 증가는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 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영화 엑스맨 홍보 바이럴마케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