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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배영수, 삼성 투수 최다승 신기록

데뷔 14년 만에 112승... 김시진 감독 제치고 삼성 최다승 투수로 '우뚝'

13.08.09 08:46최종업데이트13.08.0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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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수가 삼성 라이온즈의 32년 역사를 새로 썼다.

배영수는 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약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⅔이닝 3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10승째를 따냈다. 이로써 배영수는 통산 112승을 거두며 김시진 롯데 감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 투수 최다승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2000년 고등학교 졸업 후 삼성에 입단하며 곧바로 프로 무대로 뛰어든 배영수는 첫해 승리 없이 2패를 기록하며 평범하게 데뷔했다. 하지만 데뷔 2년차가 되던 이듬해 13승을 거두며 삼성의 주축 투수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2004년 2점대의 평균자책점으로 17승을 거두고 정규리그 MVP와 골든글러브를 거머쥐면서 야구 인생의 꽃이 활찍 핀 배영수는 데뷔 후 6년간 60승을 거두며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우완 선발투수로 자리잡았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일전에서는 한국을 향해 망언을 쏟아냈던 일본의 간판타자 스즈키 이치로의 엉덩이를 향해 강력한 직구를 던지면서 '배열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해 삼성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때도 배영수는 진통제를 맞고 팔꿈치 부상을 참으면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무리한 투혼은 결국 팔꿈치 수술로 이어졌고, 당시 삼성 팬들은 배영수의 부상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맞바꿨다며 안타까워했다.

2007년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돌아왔으나 더 이상 전성기의 배영수가 아니었다. 수술보다 더 괴로운 재활을 견뎌냈으나 시속 150km를 가볍게 넘기던 빠른 공은 사라졌다. 2008년 9승을 거두며 부활하는 듯 했으나 2009년 1승에 그친 반면 무려 12패를 당하고 평균자책점 7.26으로 무너지면서 배영수는 점차 잊혀져갔다.

그러나 배영수는 보직을 가리지 않고 마운드에 오르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결국 배영수는 2012년 12승을 거두며 7년 만에 다시 10승대 투수로 거듭났다. 직구의 구속도 전성기 시절에 가깝게 회복됐고, 더욱 다양한 변화구를 연마하여 새로운 야구 인생을 열었다.

올 시즌에도 삼성의 선발진을 이끌고 있는 배영수는 마침내 데뷔 14년 만에 삼성 역사를 통틀어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둔 투수가 되었다. 이날 최형우-이승엽-채태인으로 이어지는 삼성의 중심 타선도 나란히 홈런을 터뜨리며 배영수의 대기록 달성을 축하했다.

앞으로 배영수가 가는 길이 곧 삼성 마운드의 역사가 된다. 하지만 배영수의 진정한 가치는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부상과 재활을 견뎌내고 있는 모든 선수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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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수 김시진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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