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방영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한 장면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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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디오스타>)가 채 방영되기 전에, 듀스 이현도의 출연 소식만으로 (약간의) 논란을 빚었다. 최근 도마 위에 올랐던 병역기피 의혹 때문이다.
아닌 게 아니라, <라디오스타> MC들은 프로그램 시작과 함께 그에게 "물어뜯을 게 많은데 괜찮겠나?" 식으로 돌직구를 던졌다. 그 때까지만 해도, 논란의 게스트 이현도를 굳이 <라디오스타>에 섭외한, 제작진들의 강력한 의지가 제대로 드러날 줄 알았다.
하지만 많은 누리꾼들이 생각하고 있던 바와 달리, <라디오스타> 제작진과 MC들이 이현도를 '물어뜯을 거리(?)'는 정반대였던 것 같다. 신정환과 고영욱과의 에피소드, 동료 연예인들과의 축구·게임 등에서 보이는 성격, 과거 가요계의 양대산맥을 형성했던 서태지와 아이들과 듀스 간의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 등으로 한정했다.
특히 세간의 물의를 일으키며 방송에 출연할 수 없는 신정환과 고영욱을 각각 Mr. S, Mr. K로 지칭, 과거 신정환과 고영욱이 <라디오스타>에도 언급한 적이 있는 이현도와의 일화를 다시 이현도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식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핵심적인 문제는 피하고, 훈훈한 헌정 무대만
▲ 지난 7일 방영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한 장면 ⓒ MBC
이날 <라디오스타>의 부제는 '힙합의 조상 듀스'였다. 듀스 20주년 헌정앨범에 참여한 랩퍼 버벌진트, UV의 뮤지, 그리고 자칭 듀스의 열혈팬이라는 하하와 스컬이 이현도와 함께 출연했다.
물론 뮤지션으로서 이현도는 1993년 고 김성재와 함께 전설적인 그룹 듀스를 결성한 이래 꾸준히 작곡가 겸 프로듀서로 활동한 실력자다. 한국에 본격적으로 뉴잭스윙 장르를 도입하면서도, 힙합 마니아층은 물론 대중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는 여러 곡을 만들어낸 이현도는 충분히 음악계 후배들의 존경과 찬사를 한 몸에 받으면서, 올해 데뷔 20년을 맞은 그를 위한 헌정 무대를 선사 받는 것에 손색이 없어 보인다. 어디까지나 음악으로만 봤을 때 말이다.
하지만 <라디오스타>에서는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지만, 오롯이 이현도의 음악적인 면만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힙합, 음악 애호가들과 달리, 많은 누리꾼들에게 이현도는 다소 불명예스러운 '아르헨도'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듀스 해체 이후 아르헨티나 영주권을 취득해 병역기피 의혹을 산 탓이다.
MC들이 방송 초반부터 이현도에 대해 물어뜯을 게 많다고 자신감을 드러냈기에, 당사자에겐 꺼림칙하게 다가올 지라도, 최소한 한 번 이상은 그 논란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이 나올 줄 알았다. 그리고 옛날의 <라디오스타>를 비추어보면, 충분히 가능한 설정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라디오스타>는 '아르헨도' 대신, 이제는 방송에 나와서 항변조차 어려운 신정환, 고영욱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대한민국 힙합의 전설 이현도를 위한 후배들의 훈훈한 헌정 무대만으로 가득 채웠다. 그 허기를 대신 채워준 존재는 이현도의 후배 게스트 격으로 출연한 UV의 뮤지, 하하였다.
MBC <무한도전>,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등에서 꾸준히 예능감을 발휘해 온 하하와 달리, 그간 유세윤에게 가려 본의 아니게 입담을 숨겨왔던 뮤지는 스튜디오 분위기까지 화기애애하게 빛내며 <라디오스타>가 발굴한 또 하나의 예능 기대주로 다가섰다. 지난 3일 방송된 <무한도전> '여름 예능 캠프'에 입소했던 뮤지는 그 훈련 효과를 입증하는 듯했다.
물 만난 고기처럼 <라디오스타>에서 콸콸 쏟아내는 언변도 일품이지만, 힙합 랩퍼로서도 절정의 실력을 드러낸 뮤지는 뮤지션과 예능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조만간 집을 바꾸고픈 그의 소망에 한발자국 다가가는 충분한 가능성을 마음껏 보여준 셈이다.
뮤지라는 예능계 뉴페이스에 주목하는 데는 성공을 거두었지만, '힙합의 조상 듀스' 편의 소모적인 폭로전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돌직구'로 논란도 거리낌 없이 풀어냈던 <라디오스타>가 아닌, 여타 토크 버라이어티와 다를 것이 없었다.
명색이 이현도, 듀스 특집인데도 오롯이 이현도만의 이야기가 아닌, 신정환, 고영욱, 그리고 김국진이 가리고 싶었던 LA 나이트클럽 운영 경력만 남은 <라디오스타>. 김구라의 재등장에도 불구, 여전히 낯설게 다가오는 <라디오스타>의 변화를 새삼 일깨워주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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