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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의 여신'...지울 수 없는 '불꽃'의 향기

[드라마리뷰]'불꽃'과 비슷한 스토리라인...고유의 매력이 필요

13.07.28 13:04최종업데이트13.07.28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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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미는 한 인터뷰에서 <결혼의 여신>의 여주인공을 선택하면서 욕먹을 각오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뚜껑을 열어보니 남상미가 맡은 송지혜 역할은 과연 시청자들의 원성을 들을만한 캐릭터였다. 두 남자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도 그러하거니와 다른 사람을 사랑하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분명히 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휘둘려 다니는 우유부단의 극치다. 


아니나 다를까? 남상미가 맡은 송지혜 캐릭터에 대해 일부 시청자들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캐릭터에 대한 비난이 캐릭터의 기반을 다지는 과정이라면 그나마 낫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새롭지도 않을 뿐더라 단지 갈등을 일으키기 위해 공감할 수 없는 캐릭터를 만든 듯 하다. 더군다나 2000년 방영된 <불꽃>과 그 이야기 구조가 비슷하다는 것도 이 드라마의 약점이다.

 

 

<불꽃>은 우리나라 최고의 스타작가 김수현의 작품으로, 이영애가 주인공 김지현 역을 맡아 시청률 40%를 넘긴 작품이다. 먼저 <불꽃>의 내용을 살펴보자. 


김지현은 평범한 집안 출신의 미모의 드라마 작가로 외적인 조건은 물론, 재력까지 갖춘 집안 출신인 최종혁(차인표)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는다. 지현은 종혁에게 강한 끌림을 느끼지 못하다가 적극적인 그의 구애 끝에 약혼한다. 그러나 여행지에서 다정다감한 성격의 이강옥(이경영)을 만나면서 마음이 흔들린다. 서로에게 강한 끌림을 느끼지만 지현과 강옥은 각각 약혼자가 있다. 여러 가지 상황으로 둘의 사랑은 이어지지 못하고 지현은 결국 재벌남인 종혁과 결혼을 하지만 불행한 결혼 생활은 시작된다.


<결혼의 여신>의 줄거리는 어떤가?


평범한 집안 출신의 매력적인 라디오 작가인 송지혜(남상미)가 재벌남이며 외모까지 수려한 강태욱(김지훈)의 적극적인 구애로 약혼하지만, 지혜는 태욱에게 강한 끌림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다 마음을 가라앉히려 찾은 여행지에서 김현우(이상우)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여러 가지 상황으로 그 둘의 사랑은 이어지지 못하고 결국 재벌남인 태욱과 결혼을 해 불행한 결혼 생활이 시작된다.

 

간단한 시놉시스만 보면 이 두 드라마의 유사성은 상당하다. 주인공 직업은 물론 이야기의 큰 뼈대도 비슷하다. 두 드라마의 유사성은 쉽사리 간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리적인 불편함까지 지우지는 못한다.

 


물론 <결혼의 여신>은 <불꽃>과는 다른 구성도 추가했다. 그러나 그 구성은 대부분 자극적이고 적나라하다. 여주인공인 지혜가 현우와 하룻밤을 지내는 장면은 더욱 노골적으로 표현됐다. 또 다른 불륜 커플인 신시아 정(클라라)과 노승(장현승)은 부인인 권은정(장영남)에게 당당하고 뻔뻔하다. 신시아 정은 급기야 '오피스 와이프' 이야기까지 꺼내며 권은정의 말문을 막았다. 


문제는 이런 설정이 거북하고 불편하게 흘러간다는 점이다. 자극적인 이야깃거리는 둘째치더라도 진부하다는 것도 문제다. 비록 뻔하게 흘러가는 스토리라인이라도 그 과정을 설득력 있게 풀어가야 함에도 이에 대한 참신한 노력이 없어 보인다. <불꽃>의 이영애는 사랑하는 남자였던 이경영과 헤어지는 과정에서 서로의 약혼자와 맞닥뜨린 현실이라는 설득력이 있었다. 그러나 <결혼의 여신>의 남상미는 단순히 우유부단할 뿐이다.


<결혼의 여신>에 필요한 것은 자극적이고 적나라한 설정이 아닌, 고유의 매력과 시청포인트를 제대로 잡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3.07.28 13:04 ⓒ 2013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결혼의 여신 남상미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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