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훈국제중 성적조작, 입시 첫해부터 총 870여명

서울북부지검 "일반전형까지 광범위 조작", 서울교육청 "취소 여부 숙고"

등록 2013.07.16 12:06수정 2013.07.16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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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없는 초등학교 출신 입시생에 대한 조작 내용을 다룬 검찰 보도자료. ⓒ 윤근혁


영훈국제중학교 법인 이사장과 학교 관계자 등이 입시 첫해부터 시작해 올해 입시까지 모두 870여 명의 학생 성적을 조직적으로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부유층 자녀를 뽑기 위해 부모가 없는 학생들이 다니는 초등학교 출신 입시생들의 성적을 하향 조작한 사실도 새로 밝혀졌다.

부유층 뽑으려고... 부모 없는 초등학교 학생들 성적 깎았다

16일 오전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신성식)는 입시 첫해인 2009년과 2010년 신입생 추가 입학 대가로 학부모 5명으로부터 모두 1억 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등으로 영훈학원 이사장 김하주(80)씨와 영훈국제중 행정실장 임아무개(53)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김 이사장의 지시를 받아 성적 조작에 가담하거나 12억6000만 원의 학교 돈을 법인자금으로 빼돌린 혐의로 현직 영훈중 교무부장, 전현직 영훈초 교장 등 7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김씨 등에게 돈을 건넨 학부모 6명을 약식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2012년과 2013년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은 물론 일반전형에서도 무더기로 성적 조작 혐의가 확인됐다.

최근 2년 동안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의 경우 특정 학부모 자녀와 영훈초 출신 학생을 합격시키기 위해 17명(2012년 1명, 2013년 16명)의 주관적 점수를 올리거나 내리는 조작방식으로 모두 4명(2012년 1명, 2013년 3명)을 부정입학시켰다.

이 과정에서 아동보호시설이 운영하는 A초등학교 출신 입시생 5명(2012년 2명, 2013년 3명)은 합격권인데도 점수가 깎여 입학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서울 A초 교감은 "우리학교 아이들은 모두 사회적 배려를 받아야 할 고아들인데 사회적 배려 전형에서 점수가 하향 조작됐다고 하니 기분이 좋지 않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일반전형에서도 무더기로 성적 조작 혐의가 확인됐다. 영훈초 출신 지원자를 합격시키기 위해 5명(2012년 3명, 2013년 2명)의 점수를 올리고, 다른 학교 출신 점수 상위 학생 2명(2012년)의 점수를 깎아 2명(2012년)을 부정입학 시킨 것.

게다가 교과성적 641등 이하의 지원자에 대해서는 심사위원이 아닌 교사가 거짓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모두 832명(2012년 281명, 2013년 551명)의 성적을 조작했다. 하위권 학생들에 대해서는 제대로 채점도 하지 않고 임의로 점수를 부여한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성적을 조작당한 입시생은 최근 2년간 867명을 포함해 2009년과 2010년 조작사례까지 더 하면 모두 870명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런 성적조작에 대한 대가로 김 이사장이 학부모 5명으로부터 2009년부터 2010년 사이 모두 1억 원의 돈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2년과 2013년 입시비리에 대한 대가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이재용 아들의 입학 대가 유무는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성적 조작 규모 예상 밖 크자, 서울교육청은 대책회의

검찰은 "성적 조작의 결정적 근거가 되는 채점 자료가 파기되고 관련자들도 성적 조작 혐의를 부인해 수사에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심사위원들로하여금 지원 서류를 다시 채점하도록 하는 방식의 수사를 통해 모든 전형에 걸쳐 광범위한 성적 조작이 있었음을 밝혀냈다"고 자평했다.

한편, 검찰이 밝혀낸 성적 조작 규모가 예상 밖으로 큰 것으로 나타나자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오전부터 대책회의를 여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새로운 사실이 나옴에 따라 영훈국제중에 대해서만큼은 지정 취소 여부에 대해 새롭게 검토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덧붙이는 글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영훈국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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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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