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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가기 싫은 곳, 그들이 군대에 '다시'간 이유

[TV리뷰] MBC '일밤-진짜 사나이', 일요 예능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13.04.15 10:33최종업데이트13.04.1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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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방영한 MBC <일밤-진짜 사나이> 한 장면 ⓒ MBC


<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 주장, 반론 그리고 인터뷰 등 시민기자들의 취재 기사까지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대한민국의 예능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MBC <무한도전>의 전신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한 리얼 버라이어티 역사는 끝내, 군필 남자들은 꿈에서라도 두 번 다시 들어가기 싫다는 '군대'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사실 MBC <일밤>에서 병영체험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을 새로이 내놓는다고 했을 때, 요즘 장안의 화제인 tvN <푸른 거탑>을 벤치마킹한다는 부정적인 시선이 앞섰다.

물론 <푸른 거탑>은 시트콤 장르인 만큼 가상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군대의 공간이라면, <일밤-진짜 사나이>(이하 '진짜사나이')는 연예인들이 실제 훈련소와 군부대에 들어가 진짜 병영생활을 체험해본다는 차이점이 있긴 하다.

언뜻 보면 <푸른 거탑>이 연상되는 밀리터리 예능이라고 하나, 길고 짧은 것은 일단 대봐야하는 것. 일단 지난 4월 14일 첫 선을 보인 <진짜사나이>의 시작은 기대 이상으로 힘찼다.

해병대를 가고 싶었으나, 아버지를 여읜 집안 사정상 6개월 방위로 군 생활을 하였던 배우 김수로를 필두로, 육군사관학교를 중퇴한 특이 사항을 가진 서경석과 현역제대한 류수영, 손진영, 그리고 미필 엠블랙 미르와 '호주형' 샘 해밍턴이라는 조합도 의외로 찰떡궁합이었다.

역시나 웃음을 유발하는 쪽은 예상대로 호주형 샘 해밍턴의 몫이었다. 그는 얼마 전 출연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 한국말 잘한다고 칭찬받았지만, 보통 한국 남자들도 긴장하는 군대에서 빠른 시일 내에 적응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무리에 가까웠다.

지난 14일 방영한 MBC <일밤-진짜 사나이>에 출연한 손진영 ⓒ MBC


외국인인 샘 해밍턴은 그렇다 치고, 이미 군대 한번 다녀온 손진영 에게 드문드문 발생하는 '구멍'은 군필자라면 이름만 들어도 오금이 저린다는 군대에 두 번 간다는 것이 얼마나 공포스러운 행위인지 몸소 보여준다.

방송이라는 특성상, <진짜 사나이> 출연진이 경험한 훈련소는 실제 군대에 비해서 여유롭다는 느낌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아무리 실제 군대 생활에 비해 강도가 약한다한들, <진짜 사나이> 출연진들이 1박2일 경험한 훈련소를 1시간으로 압축한 분량만 보더라도, 보는 이의 숨이 턱턱 막혀버릴 정도다.

그럼에도 <진짜 사나이>는 이상하게 계속 여섯 남자의 좌충우돌 군 생활을 계속 들추어보고픈 욕망을 꿈틀거리게 한다. 예상과 달리, 겉핥기식 병영체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5박 6일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 비교적 실제 군 생활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자연스러운 공감대를 형성하고자하는 <진짜 사나이>의 전략이 제대로 통한 셈이다.

과연 앞서 방영하는 <아빠 어디가>로 기사회생한 <일밤>이 군대 다시 간 남자들의 처절한 병영 체험기로 그토록 숙원 하던 MBC 일요 예능 자존심을 완벽히 회복할 수 있을지 사뭇 기대되어진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개인블로그(너돌양의 세상전망대), 미디어스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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