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다고 가족을 버리지 않죠"

[인터뷰] 동물사랑실천협회 오덕 간사

등록 2013.02.28 19:49수정 2013.03.0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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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3월 1일 오전 11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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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로 구호동물입양센터 퇴계로 구호동물입양센터 내부 모습이다. ⓒ 동물사랑실천협회


"동물도 사람과 똑같이 감정이 있고 고통을 느낀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동물사랑실천협회의 오덕 간사의 말이다. 동물사랑실천협회는 2002년 8월 31일, 적극적인 동물 보호 운동가들에 의하여 출범한 단체다. 최근 유기견의 수가 늘어나고 동물학대가 자주 뉴스화 되면서 이들의 활동도 바빠졌다. 지난 24일,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케어센터 동물사랑실천협회 오덕 간사를 만나 인터뷰했다.

- 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동물사랑실천협회 간사로 일하고 있는 오덕이라고 합니다. 저는 현재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케어센터에서 아픈 동물 친구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이 친구들이 건강을 회복하고 좋은 가정에 입양 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저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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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로 구호동물입양센터 ⓒ 동물사랑실천협회


- 동물사랑실천협회는 어떤 기관인가요? 또 하는 일은 어떤 일인지요?
"우리 협회는 순수 시민 단체로서 동물을 사랑하는 시민의 자발적인 후원금을 통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작년 7월에는 충무로 애견숍이 즐비한 곳에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라는 문구를 크게 걸고 구호동물 입양센터 1호점을 열어서 큰 성과를 얻었고, 이에 힘입어 답십리에 케어센터 겸 입양센터 2호점과 채식카페, 시민 교육센터를 준비중입니다."

- 유기견은 케어센터를 거쳐 입양이 가능한가요?
"그건 아닙니다. 현재 대한민국 유기동물 관리시스템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먼저 정부가 추진해 온 동물보호관리 시스템입니다. 정부가 유기견의 발생을 줄이고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 전국 지자체를 연결하는 시스템으로 지자체에서 발생한 유기동물을 일정기간 보호하면서 주인을 찾거나 입양자를 공지하게 되어 있습니다. 주로 시 위탁 보호소를 활용해서 유기동물을 보호하고 있는데, 10에서 15일 정도 공고를 하고 주인이 나타나지 않거나 입양자가 없을 경우 안락사를 시키고 있습니다.


반면, 저희 협회에서 운영하는 시민단체의 보호소의 경우 원칙적으로 안락사를 시키지 않고 있습니다. 입소하게 되면 철저한 준비를 걸쳐 입양자를 찾고, 입양자를 찾기 어려운 몸집이 큰 견종의 경우 평생 보호소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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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사랑실천협회-누렁이 치료를 받은 누렁이의 모습이다. ⓒ 동물사랑실천협회

- 10~15일 이내 주인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안락사를 시킨다는 것은 생명존중에 어긋나지 않나요?
"물론 생명존중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정부의 동물보호관리시스템이 생명 위주로 되었으면 합니다. 지금과 같은 냉정한 시스템은 동물 보호와는 거리가 멀지 않을까요.

하지만 사람이나 동물을 공격하는 동물은  심하면 목숨을 빼앗기도 하는데 이런 공격성이 교정되지 않는다면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유 없이 사람을 공격하는 동물은 드물어서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 정부도 동물보호를 위해서 법 개정 및 동물 등록제 시행으로 많은 노력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우선 동물 등록제에 대해서는 긍정적입니다. 반려동물을 키우시는 분들에게 책임감을 줄 수 있고 혹시나 잃어버리더라도 등록을 해 놓아서 보다 쉽게 찾을 수 있게 되겠죠. 하지만 조금 성급한 면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 동물등록제에 동물에 대한 안전이 보장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우리 협회에 제보되는 내용들을 검토해 보면 현재 농림부가 허가한 칩 업체들 중에는 현행법을 위반하거나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얼마 전, 협회에서 시중의 6개 칩 제품을 육안으로 검사한 결과도 칩의 유효기간과 원산지 표시 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동물을 위한 등록제가 동물의 안전에 대한 검증 없이 시행된다는 것은 아이러니합니다.

우리 협회는 칩의 안정성에 대한 더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마이크로칩을 내장형, 외장형, 인식표 등 3가지 방법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외장형과 인식표는 반려견의 주인이 버리려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훼손하고 버려도 주인을 찾아내기 어렵습니다. 그 밖에도 많은 문제가 있지만, 협회는 무엇보다 안정성 그리고 제도 시행의 취지에 더 충실해 달라고 주문하고 싶습니다."

- 법 개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지난해 법 개정을 통해 '1천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1년 이하의 징역'등 처벌조항을 넣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형을 선고받은 것은 한 번밖에 없습니다. 부산 진돗개 살인사건인데, 부산에서 스님 복장을 한 분의 무차별 폭행으로 진돗개가 살해당한 사건입니다. 마침 주위에 CCTV가 있어 범인은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 '악마 에쿠스'은 무혐의 처분으로 끝나지 않았나요?
"네,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으로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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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에쿠스 사진이다. ⓒ 동물사랑실천협회


- '악마 에쿠스' 사진을 보니 운전자가 고의로 그런 같지 않은 것 같습니다. 트렁크에 V자로 묶인 줄을 보니...
"고의로 그런 것이 아닐지라도 동물을 운송할 때는 안전하게 옮기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악마 에쿠스' 운전자가 고의로 그런 것이 아니라 할 지라도 본인의 행동으로 한 생명을 죽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는 없겠죠."

- 동물사랑실천협회의 어려운 점이 있나요?
"아시다시피 최근 동물 학대는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버려지는 동물도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우리 협회의 활동반경은 점차 넓어지는데 재원은 한정적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시민단체가 지닌 어려움이겠지만 재정적인 어려움이 역시 가장 클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 협회를 묵묵히 후원해주는 많은 시민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우리 협회는 우리사회의 절대 약자인 동물의 행복과 권리를 지키기 위해 힘쓸 것입니다."
#박성현 #동물사랑실천협회 #오덕 #오덕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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