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파업, 자정 넘기자 시민 불편 늘었다

택시기사 반응은 미지근 "기사들에게는 이익 없는 싸움"

등록 2013.02.21 13:36수정 2013.02.21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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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갑자기 택시가 이리도 없디야!"

21일 오전 1시 경기도 남양주의 한 택시승강장 앞. 늦은 밤 귀가를 위해 택시를 애용한다는 남궁옥분(52·가명)씨는 "평소에는 줄서 있던 택시가 오늘은 한 대도 안 서 있다"고 위와 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초조한 표정으로 "택시들이 뜨문뜨문 와서 언제쯤 택시를 잡아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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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택시승강장> 사람들이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 권희윤


지난 20일 오전 5시부터 택시업계가 24시간 택시 운행 중단을 시행한 가운데, 대중교통이 끊긴 심야시간이 되자 사람들의 불만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시각이 늦어 미처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한 시민들은 택시가 좀처럼 잡히지 않자 불편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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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 앞> 한산한 거리, 택시 한 대가 정차중이다. ⓒ 김민서


오전 3시가 돼서야 호프집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하던 이민호(26·서대문구 거주)씨는 "걸어서 한 시간 거리인데 택시가 없어서 걸어가고 있다"며 "파업 중이어도 밤에는 할증 때문에 택시가 많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택시가) 없어서 놀랐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산에 사는 강혜원(28·가명)씨는 직장이 서울에 있어 야근을 할 때면 택시를 애용한다고 한다. 그는 "택시 파업을 하는 줄 알았지만 어쩔 수 없이 오늘도 야근을 했다"며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은데, 택시 줄이 길고 또 택시가 많이 없어 불편하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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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택시승강장> 택시 줄이 긴 가운데, 택시 한 대가 들어오고 있다. ⓒ 김민서


택시가 이렇듯 귀해지자 목적지가 같으면 합승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자정을 넘어 택시를 기다리는 줄이 가득한 서울역 앞. 택시 한 대가 나타나고 기다리던 시민이 탔다. 그러자 바로 뒤이어 한 시민이 다급하게 "같은 목적지"라며 합승을 부탁했다. 승강장에 있던 한 시민은 "합승해서라도 타고 가야할 것 같다"며 "그래도 택시가 드문드문이라도 운행해서 다행"이라고 밝혔다.

반면, 개인 차량을 운전하는 시민들은 택시의 운행이 줄어 운전하기 편했다는 반응도 있었다. 한 운전자는 "택시들은 너무 난폭운전이 심하다"며 "오늘(20일)은 택시 파업으로 택시 수가 줄어 운전하기 편했다"고 말했다.


택시파업과 관련, 운행 중인 택시기사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한 택시기사는 "어차피 기사들에게는 이익이 안 오는 데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실질적으로 택시를 운행하는 기사들에게 이익이 돌아오는 법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국토해양부는 불법파업 자제 요청 및 행정처분 경고에도 20일 택시 운행 중단을 강행한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국토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택시 파업에 대해) 서울시 등 각 지자체와 협조해 현장 사진 등 증거자료를 확보한 뒤, 유가보조금 지급 정지를 비롯한 택시 감차 및 사업면허 취소 등 원칙에 따라 행정처분을 적극 집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택시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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