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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미 파문' 싸이, 오바마 앞 공연 가능할까?

과거 반미 퍼포먼스에 "미국민께 죄송" 공식 사과…백악관 공연 참석 여부 귀추

12.12.08 11:13최종업데이트12.12.0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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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에 게재된 싸이 관련 기사 ⓒ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강남스타일'의 주인공 싸이가 과거 '반미 퍼포먼스'를 공식 사과한 가운데, 21일 녹화 예정인 백악관의 공식행사에 싸이가 참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7일(현지 시간) 일부 미국 언론은 싸이가 2002년 반미 퍼포먼스와 함께 '미군과 그 가족을 죽이자'는 내용의 랩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싸이 측이 발 빠르게 '사과'와 '유감'을 표명하면서 미국의 주요 매체 인터넷판이 이를 속속 보도하고 있다.

발단은 싸이의 2002년 주한미군 반대 집회시 벌인 반미 퍼포먼스와 2004년 이라크 파병 반대 기운이 일던 시기에 발표한 넥스트의 노래 'Dear America'(디어 아메리카)다. 싸이는 2002년 9월 미군의 장갑차에 사망한 여중생들을 기리는 '미선이와 효순이의 아리랑' 추모문화제에 참석, 성조기를 찢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어 그해 11월 'Mnet 뮤직비디오 페스티벌'에선 넥스트의 신해철과 함께 무대에 올라 모형 장갑차를 부수는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이라크 무장단체에 의해 납치, 피살된 '고 김선일씨 사건'이 있던 2004년엔 넥스트 5집에 실린 'Dear America'의 랩을 담당했다. 미 언론에 의해 질타를 받은 이 곡엔 반전과 반미에 관한 직설적인 가사들이 포함돼 있다.

싸이의 이러한 과거 반미 퍼포먼스는 지난 10월 CNN리포트 등 일부 매체에 의해 기사화 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까지 유투브 조회수 9억 건을 돌파하며 미국을 넘어 전세계적으로 반향을 얻은 '강남스타일' 신드롬에 묻혀 이러한 싸이의 과거 '반미' 퍼포먼스는 큰 주목을 끌지 못했다. 최근 싸이가 오바마 대통령 부부를 포함한 귀빈이 참석하는 백악관 주재의 크리스마스 행사에 초청이 확정되면서 미 언론의 의해 '자격'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지난 10월 시청광장 공연 당시 싸이 ⓒ 유성호


싸이 "내 사과가 미국 국민 모두에게 받아들여 지기를..."

한편 싸이는 이러한 보도에 '공식'사과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싸이는 7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나는 이러한 언동으로 상처받은 모든 이들에게 영원히 사과드린다"며 "내 이런 사과가 미국 국민 모두에게 받아들여 지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싸이는 "미국에서 공부했던 시절을 인생의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하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서,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미군의 희생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싸이는 "8년 전 내가 부른 노래는 당시 전 세계에 반전 여론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이라크 전쟁과 한국인 여중생 두 명이 숨진 사건에 대한 감정적인 대응이었다"며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사람 중 하나지만, 적절한 언어로 적당한 선을 지켜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 가사들이 어떻게 해석될지를 생각하니 진심으로 미안할 뿐이다"고 덧붙였다.

싸이는 또 "최근 몇 달간 제이 레노쇼를 비롯해 미군 앞에서 공연할 기회가 있었는데 매우 영광이었다"며 "과거 선동적이고 부적절한 언어를 쓴 것에 대해 깊게 후회한다. 미국 국민 모두가 내 사과를 받아들여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백안관 게시판에 싸이 반대 글도... 미언론 분석도 제각각

미국 언론이 앞다퉈 싸이 '반미' 관련 사과문을 보도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싸이의 백악관 공연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싸이는 유명 진행자 코난 오브라이언이 사회를 맡고, 다이아나 로스, 데미 로바토, 등이 출연하는 백악관의 연말 공연 '크리스마스 인 워싱턴'에 참석자로 확정됐다. 이 자리엔 오바마 대통령과 그의 가족들도 함께 참석한다.

NBC 인터넷판은 'Anti-American rap won't keep PSY from performing for president' 제하의 기사에서 싸이의 과거 '반미 퍼포먼스'를 소개하며 "그의 사과가 미국 팬을 만족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며 "백악관 홈페이지에 싸이를 출연자 명단에서 빼달라는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했지만 이 청원은 현재 삭제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의 경우 '강남 민족주의 : 싸이의 반미 랩에 놀라지 말아야 할 이유'의 기사를 통해 싸이의 과거 퍼포먼스가 햇볕정책을 비롯한 남북의 특수한 관계와 민족주의와 연관돼 있다는 분석 기사를 싣기도 했다.

유투브 조회수 1위를 기록하고 타임지가 뽑은 '최고의 벼락스타'로 선정되는 등 행보 하나하나에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싸이. 이번 '반미 퍼포먼스' 파문이 백악관 입성을 비롯해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국내는 물론 미국 언론과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싸이 반미 백악관 오바마 강남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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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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