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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훈을 넘어라! 미쓰에이는 '6귀요미'가 한계였다

[TV리뷰] 아이돌 예능계의 '무도'? <주간아이돌-미쓰에이 편>

12.11.22 09:47최종업데이트12.11.2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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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에이 수지가 MBC 에브리원 <주간 아이돌>에서 '귀요미 플레이어'에 도전했다. ⓒ MBC플러스미디어


벌써 70회째다. 매주 1회 방영되었으니 벌써 2년째에 접어든 지 꽤 된, 아이돌 예능계의 '무한도전'을 꿈꾸는 것으로 보이는 MBC every1 <주간아이돌>이 지난 21일 '미쓰에이 편'을 방영했다. '일 더하기 일은 귀요미'라는 놀이로 화제가 된 비투비 일훈과 미쓰에이 멤버들이 모두 출연해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주려 애썼다.

<위대한 탄생>에 나왔다면 합격했을 아이돌?..1위는 씨스타 '효린'

<주간아이돌>은 크게 두 코너로 진행된다. 두 MC가 지켜보는 가운데 '아이돌이 뽑은 BEST 아이돌' 순위를 살펴보는 코너와 초대손님인 아이돌이 MC와 게임을 하는 코너다. 이날 방송에서는 '아이돌이 뽑은 <위대한 탄생> 1등 예약한 오디션돌 BEST 7'을 발표했다.

7위는 헬로비너스의 라임이 투표한 틴탑의 니엘. 세븐을 연상케 하는 얼굴과 보이스의 니엘은 매력적인 가창력을 지녔으나, 아직 고음 처리는 힘들어 보였다. 6위는 슈퍼주니어의 은혁이 투표한 에이핑크의 정은지였다. <응답하라 1997>의 여주인공이기도 했던 정은지는 이날 방송에서 '폭풍 성량'이라고 소개되었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고, 다만 '보컬 트레이너'가 꿈이었다고 해도 될 정도로 노래하기를 좋아하는 걸로 보였다.

이쯤에서도 알 수 있듯 <주간아이돌>은 아이돌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 아이돌을 알리고, 다소 과장스럽게라도 아이돌을 띄워 가요계의 한 영역인 아이돌 계를 조명하는 예능이다. 일종의 특화된 예능이랄까. 아이돌 팬이 아닌 시청자라면, 데프콘과 정형돈을 좋아한다고 해도 끝까지 참고 보기 힘든, '아이돌&아이돌 팬 전용 방송'이라고 할 수 있다.

4위 비스트 요섭, 3위 샤이니 종현, 2위 JYJ 준수에 이어 대망의(?) 1위는 카라 구하라가 투표한 씨스타 효린이 차지했다. 7명의 아이돌을 보면 가창력이 뛰어나다고 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 다만 가창력이 좋은 아이돌이 되고자 하는 모습은 보기 좋으며, 무엇보다 기본적인 노래감은 가지고 있었다는 인상이었다. 다소 오글거리는 건 아이돌의 특성이고 팬을 생각해 어쩔 수 없기에 참고 넘어갔다.

<주간아이돌>인가 <주간한우부위>인가...여하튼 미쓰에이 멤버들은 '귀요미'

'아이돌 BEST'에 이어서 이날 방송의 하이라이트 '불판 위의 아이돌' 코너가 시작되었다. 미쓰에이 수지가 '일 더하기 일은 귀요미'를 한다고 해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일 더하기 일은 귀요미' 놀이는, 비투비 일훈이 방송에 선보여 10대 누리꾼 사이에 유행했다. < SNL 코리아>에서 김슬기가 패러디하기도 했다. 말도 안 되는 셈을 하면서 손과 표정 등으로 '귀요미'임을 어필하는 놀이다. ('귀요미'는 '귀여운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다.)

한우를 부위별로 가져다 놓고 미션에 성공하는 사람에게 즉석에서 구워주는 게 이날 방송의 백미였다. 미쓰에이 멤버들에게 고기를 구워주는 도우미는 비투비의 일훈. 그는 이날 방송에서 여러 차례 '맛있어'를 강조하며, 자신의 유행어를 표현했다. 4차원을 넘어 5차원이라 불릴만한 귀여운 모습에 누나뻘인 미쓰에이도 그의 귀여움을 인정하는 눈치였다.

먼저 도전하게 된 한우 부위는 '아롱사태'였다. 수지가 첫 스타트를 끊었지만, '삼 더하기 삼은 귀요미'라는 이른바 '3귀요미'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이어서 도전한 페이는 '6귀요미'까지 무난히 성공했다. 지아 역시 수지처럼 '3귀요미'에서 무너졌는데, 표정만큼은 최고의 귀요미였다. 마지막에 도전한 민은 네 명의 멤버 중 가장 야무지게 '6귀요미'를 성공했다. 결국 아롱사태는 민에게 돌아갔다.

다음 한우 부위는 '채끝살'이었다. 한우 한 마리에서도 정말 조금밖에 나오지 않는 귀한 부위다. 미션은 퀴즈였는데, 아이유와 절친인 수지가 '오늘 저녁 아이유가 먹은 메뉴'를 맞추는 것이었다. 아이유가 초밥을 좋아한다던 수지는 고심 끝에 '떡볶이'라고 답했다. 아이유에게 전화연결해 답을 확인하려 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아이유 매니저에게 확인해보니 '아이유는 저녁으로 떡볶이, 순대, 튀김을 먹었다'고. 결국 수지는 채끝살을 맛봤다.

이어서 중국인인 페이와 지아에게 '한글 스피드 퀴즈'를 내는 시간이 됐다. 하지만 정해진 시간 내에 7개를 맞춰야 제비추리를 맛보게 하는 건 어려운 미션이었다. 4개 정도가 적당했을 듯하다. 미쓰에이는 이후 정형돈-데프콘-일훈 팀과 애니팡 게임 대결을 펼쳤다. 8만 점대를 기록한 '정데훈' 팀에 대항해 총 126,444점을 획득한 미쓰에이 멤버들은 꽃등심을 '득템'했고, 나중에 토시살도 섭취했다.

<주간아이돌>인지 <주간한우부위>인지 잠시 헷갈렸지만, 여하튼 그것이 이 프로그램의 현실이다. <스폰지>와 <무한도전> <1박2일> 등 리얼 버라이어티를 섞어놓은 포맷에 '연예뉴스 아이돌특집' 같은 형식이 더해진 <주간아이돌>은 한마디로 산만하고 뭔가 어설프다. 출연한 아이돌도 어색해할 정도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아이돌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바뀌어야 하지만, 그건 이 프로그램이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다.

아이돌에게는 팬덤이 있다. 또한 이 사회가 여러모로 국민을 살기 힘겹게 하면서, 방송에 나와 재롱을 보여주는 아이돌이 소중한 존재가 되고 있다. <주간아이돌>이 아이돌 예능계의 '무도'가 되려면, 우선 이 사회가 살기 좋아져야 하고 아이돌의 무개념 팬들이 사라져야 하며, 아이돌 스스로의 역량이 강화되어야 한다. 물론 굳이 <주간아이돌>이 아이돌 예능계의 '무도'가 될 생각이 없다면 더이상 할 말은 없지만 말이다. 왠지 '수지 귀요미'에 낚인듯한 느낌이 드는 방송이었다.

주간아이돌 미쓰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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