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사진 빼달라고 캠프 인사들 전화"... 사측은 부인

안철수 후보 부인 노려보는 듯한 사진 '삭제요청' 의혹 증폭

등록 2012.11.07 20:30수정 2012.11.0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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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에서 5일 발행한 <대선공정보도실천보고서> 4호. ⓒ 언론노조


민영 뉴스통신사 <뉴시스>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사진을 삭제한 것과 관련해 "독자들의 항의 때문"이라는 해명이 나왔음에도 박 후보 캠프에서 삭제를 요청했다는 의혹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뉴시스>는 지난달 28일 '위드베이비 유모차 걷기대회'에서 박 후보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를 쳐다보는 사진을 여러 장 실었다. 그런데 <뉴시스>가 박 후보가 김 교수를 노려보는 듯한 사진 두 장을 이날 저녁 삭제했고, <다음>과 <야후>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도 요청해 관련 사진들을 삭제했다. 이렇게 삭제된 사진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많이 본 기사' 상위에 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2일자 <미디어오늘> 기사에 따르면, 김명원 <뉴시스> 사진영상부장은 "사진이 너무 이상하다는 독자들의 항의 전화가 와서 삭제했다"며 "마감 시간에는 사진이 많아서 자세히 못보고 출고한 내 실수"라고 해명했다. 

"박 후보 캠프의 여러 사람이 사진을 빼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10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뉴시스> 내부에서는 박 후보 캠프의 요청에 따른 삭제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의 한 관계자는 7일 "박 후보 캠프 쪽에서 편집국장에게 전화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복수의 박 후보 캠프 인사들이 <뉴시스>에 사진 삭제를 요청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박 후보 캠프의 여러 사람이 사진을 빼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안다"며 "공정보도위에서 진상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제 노사협의회가 열렸는데 거기서 사진 삭제건을 긴급안건으로 다루었다"며 "노조쪽에서 공동으로 진상을 조사하자고 제안했지만 사측은 '정당한 편집권 행사'라며 거부했다"고 내부 상황을 전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은 지난 5일 <대선공정보도실천보고서 4호>에서 "새누리당에서 '박 후보가 표독스럽게 나왔다'는 이유로 사진 삭제를 요청한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새누리당은 <뉴시스>가 개최할 정책 포럼에 대한 협조를 언급하며 사실상의 압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다만 박 후보 캠프의 '누가' <뉴시스>에 전화를 걸어 삭제를 요청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뉴시스> 편집국장 "박 후보쪽에서 삭제 요청한 적 없어"

황석순 <뉴시스> 편집국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문제의 사진은 사진부장의 데스킹을 거치지 않고 게재했다"며 "이후 독자들의 항의 전화를 받고 사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돼 내렸다"고 해명했다.

황 국장은 "그렇게 사진을 내리는 경우는 많다"며 "하지만 박 후보 캠프에서 삭제를 요청받은 적은 없다"고 삭제 요청 의혹을 부인했다.

사진을 찍었던 조종원 <뉴시스> 기자는 "할 말 없다"고 말문을 닫았다. 앞서 그는 <미디어오늘>에 "나에게 직접적으로 삭제 요청은 없었지만 (박 후보 캠프에서) 회사로 공식적인 삭제 요청 연락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 대변인실 관계자는 "우리는 그런 사진들이 떴는지조차 몰랐다"며 삭제 요청 의혹을 일축했다.
#박근혜 #뉴시스 #김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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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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