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가수에겐 '무한도전'인 <나가수>를 응원한다

[주장]실력파 가수들, <나가수>만 나오면 긴장하는 이유

12.09.02 16:04최종업데이트12.09.0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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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 주장, 반론 그리고 인터뷰 등 시민기자들의 취재 기사까지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MBC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는 실력은 있지만, TV와는 가깝지 않았던 가수들에게 새로운 도전의 장을 마련해준 프로그램이다. 가수들에게는 노래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했고, 대중에게는 브라운관을 통해 '콘서트'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나가수>를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게 된 임재범, 박완규, JK김동욱 등은 어린 시절 '노래방 애창곡'으로 더욱 사랑받았던 대표적인 가수다.

노래는 매우 유명했지만, 그에 비해 인지도가 낮았던 박정현, 김범수 또한 <나가수>로 주목받은 가수다. 박정현은 <나가수>에 출연한 뒤 '국민 요정'이라는 수식어를 얻었고, 긴 시간 '얼굴 없는 가수'로 불렸던 김범수도 '비주얼 가수'로 거듭났다. 이와 더불어 인지도도 높아졌다. 이들은 지난 2011년 <나가수>에서 명예 졸업한 뒤 전국 각지에서 콘서트를 열며 누구보다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다.

1990년대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던 김건모가 두 차례에 걸쳐 출연했지만, 사실 <나가수>에는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가수보다는 그동안 자신의 영역에서 꾸준히 내공을 쌓아온 이들이 더 많이 등장했다. 예를 들어 변진섭은 과거 큰 인기를 누렸지만, 현재 10~20대 사이에서는 잊힌 인물이다.

<나가수>는 그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3~40대 시청자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한편, 그를 잘 모르는 젊은 세대에게 그의 진가를 다시 선보일 기회를 안겼다. <나가수>는 가수들에게 노래할 공간을 제공하는 한편, 국카스텐과 백두산을 동시에 내세우며 세대 간의 소통에도 힘썼다.

▲ MBC <나는 가수다2> 가수들에게 <나가수>는 '무한도전'과 같다. 지난주보다 더 나은 무대, 더 나은 노래를 원하는 대중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 MBC


<나가수>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다…'기회의 장'

평소 노래는 잘하지만 인지도가 낮은 가수들에게 <나가수>는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 새 가수를 공개 모집하는 것도 보다 많은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물론 유명한 가수에게는 <나가수>가 매력이 없을지도 모른다. 기대치가 이미 높은 상황에서 그 이상의 무대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안 하느니만 못한' 도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가수들은 어떨까? 노래를 부르고 싶어도 찾아주는 곳이 없어서, 출연할 프로그램이 없어서 노래할 수 없는 실력파 가수들이 많다. 개인적으로 이수영이 그랬다. 오랜 공백을 깨고 돌아온 그는 <나가수> 첫 출연 당시 "노래를 부를 수 있게 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했다. 소속사와의 분쟁 때문에 본의 아니게 쉬어야 했던 윤하도 마찬가지다. 어린 나이 때문에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나가수>는 대중이 그의 실력을 재평가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청중 평가단을 사로잡아라"…가수들이 노력하는 이유

오랜 시간 노래를 업으로 삼았던 실력파 가수들이지만 <나가수> 경연에서는 너나 할 것 없이 긴장한다. "수많은 무대를 경험했지만 <나가수>는 정말 떨린다"고 입을 모은다. 항상 부르던 레퍼토리에서 벗어나 기존 곡을 자신의 스타일로 재해석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A조와 B로 나뉘었지만, 매주 방송되는 탓에 무대를 준비할 시간도 제한되어 있다.

게다가 청중 평가단의 직접적인 평가까지. 청중 평가단이 대중을 대표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공통된 여론을 형성한다. 세대와 성별을 막론한 청중 평가단은 누군가의 팬으로 녹화장을 찾았다가 가수들의 무대를 보고 그 선호도가 바뀌기도 한다. 한마디로 무조건적인, 절대적인 평가는 없다는 것이다. 가수들도 <나가수>에 출연한 이상 청중의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리고 이런 긴장감과 노력은 가수 개인을 더욱 발전하게 한다.

가수들에게 <나가수>는 '무한도전'과 같다. 지난주보다 더 나은 무대, 더 나은 노래를 원하는 대중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연습한다.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은 더 이상 발전하기 힘들다. 가수들의 '무한도전'이 <나가수>를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이유다.

나는가수다 변진섭 나가수 윤하 박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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