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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불법유출...죄없어도 가장 먼저 조사받는 행운(?)

[인터뷰③] 영상의 모든 데이터 집결되는 D.I 박진호 기사

12.08.21 14:45최종업데이트12.08.2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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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 디지털 컬러리스트(색보정 기사)가 3일 오후 서울 서교동 상상마당 내 작업실에서 최근 가장 애착이 가는 작업 중 하나가 영화<건축학개론>이였다며 색보정 작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정민


한국영화의 불법 파일이 유출됐다는 소식이 들리면 죄를 안 지어도 간담을 쓸어내려야 하는 사람이 있으니 그도 바로 상상마당 D.I 박진호 기사다. 올해 초 <건축학개론>의 불법 영상 파일이 유출돼 참고인으로 9시간 30분의 시간 동안 경찰 조사를 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저희는 영상만 만지는 게 아니라 완성된 사운드를 최종적으로 영상에 입히는 작업도 합니다. 영상과 사운드, 자막 등 극장에 영상을 넘기기 전에 모든 최종적인 결합의 마지막을 저희가 담당하고 있어요. 그러니 모든 소스들이 다 저희한테 옵니다. CG 소스, 촬영 원본, NG 커트 등 모두요."

박진호 기사는 올해 초 멜로 영화의 흥행 신기록을 세운 <건축학개론>의 D.I도 담당했다. 이에 불법 파일 유출 사건이 터지자 경찰에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건축학개론> 동영상 유출건으로 1차 의심 대상자로 분류돼 9시간 30분 동안 조사를 받았습니다." ⓒ 이정민


"동영상 유출건으로 1차 의심 대상자로 분류돼 9시간 30분 동안 조사를 받았습니다. 일요일에 교회를 가기 전에 2, 3시간이면 끝나겠지 하고 조사를 받았는데 하루 종일 시간을 잡아먹더라고요. 경찰 사이버수사대였는데 의심이 되는 참고인들을 조사하고 있었습니다. 말이 참고인이지만 피의자가 될 수 있는 후보인거죠.

그 분들도 말은 저를 의심하는 게 아니라고 하지만 조사를 계속 하더라고요. 결국 9시간 30분 이나 조사를 받고 나왔는데, 그날 하루를 다 날려서 너무 억울했습니다. 경찰에게 이 억울함은 어떻게 호소할 수 있느냐고 물으니 없다고 하더라고요."

박진호 기사는 <건축학개론> 사건이 있은 후에 자신이 D.I.를 작업했던 <은교>도 불법 파일이 유출됐다는 소식을 듣고 식겁했다고 전했다.

"<은교>도 불법 파일이 유출됐다고 하는데 <은교> 같은 경우는 빨리 잡혀서 너무 다행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날 하루 동안은 <건축학개론> 기억 때문에 식겁했습니다.(웃음)"

===한국영화에 색을 입히는 박진호 컬러리스트 인터뷰 관련 기사===

[인터뷰①]色스런 이 사람...한국영화에 '색'을 입히다
[인터뷰②]박진호 컬러리스트 "영화의 '색'은 선택의 문제"
[인터뷰③]한국영화 불법유출...죄없어도 가장 먼저 조사받는 행운(?)

건축학개론 은교 박진호 상상마당 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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