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미스유니버시티, 화천군 홍보대사상?

왜 이런 생소한 상이 만들어졌는지 알아봤더니...

등록 2012.07.21 20:15수정 2012.07.2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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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에 해당하는 지(智)는 김혜인 양이 차지했다. ⓒ 신광태


2012 제26회 미스월드 유니버시티 한국 본선대회가 지난 20일 오후 7시 서울 쉐라톤 워커힐 씨어터홀에서 열렸다. 국내 대학생 후보 86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이번 대회는 WMU히스토리, 학사복 퍼레이드, 12일간의 합숙일지 소개, 탤런트쇼, 축하공연 등 다채롭게 진행됐다.

월드미스 유니버시티는 여타 미인대회와는 달리 진선미로 순위를 정하는 것이 아닌 지덕체(智德體)로 결정한다. 즉, 지성과 덕망, 체력을 중시하고 건전한 사상을 지닌 젊은이(대학생)를 선발하는 제도라고 볼 수 있다.

이날 1위에 해당하는 지(智)는 김혜인(이화여대, 무용과)양이 차지했으며, 덕(德)은 김선현(단국대, 무용과)양, 체(體)는 윤정민(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양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으며, 이들에게는 2012년 하반기에 열리는 월드미스유니버시티 세계대회 참가자격을 부여된다.

지, 덕, 체를 비롯한 우정상, 평화상, 봉사상 등 25개의 수상 중에 눈에 들어오는 독특한 상이 하나있다. '화천군 홍보대사상' 이 상의 주인공은 이화여대 유수란양이 차지했다. 그러면 월드미스유니버시티와 강원도 조그만 동네인 화천군과 어떤 관계가 있기에 이런 상이 만들어졌을까?

지방정부 주도로 30개국서 모은 탄피로 만든 '평화의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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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평화의 종 세계 30개국에서 보내온 탄피를 녹여 만든 범종이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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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평화의 종 상단에 있는 한마리의 비둘기 날개가 잘려져 있다. ⓒ 신광태


2009년 5월 26일, 화천 평화의 댐 물문화관 옆 공원에는 구소련 대통령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및 노벨평화상 수상자 등 13개국 19명의 대사를 비롯한 수백 명의 세계평화 애호가들이 참석했다. 세계 평화의 종 준공식 참여를 위해서다.

화천군은 지난 2005년, 파로호가 한국전쟁 당시 화천 발전소 탈환을 위해 중공군 3개사단(3만여 명 정도로 추정)이 수장된 지역임에 따라 평화의 댐 일원을 세계 평화의 상징지역으로 만들어 나가기로 하고 분쟁을 겪었던 30개국의 나라에서 보내온 탄피와 한국전쟁 유해발굴 당시 수집된 탄피를 모아 37.5톤(1만관) 규모의 세계 최대 범종을 제작했다. 이것이 세계 평화의 종 건립배경이다.


"아마 정부차원의 지원이 있었다면, 더 많은 나라의 참여도 가능했을 것입니다"

탄피를 모아 평화의 종을 만든다는데 당시 정부는 무관심했다. 정갑철 화천군수는 "정부의 관심이 있었다면 이념이나 종교, 인종을 불문하고 더 많은 나라의 참여를 통해 평화의 상징지로서의 화천, 더 나아가 한국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라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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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려진 비둘기 날개 평화의 종 아래 전시되어 있는 이 날개의 무게가 1관이다. ⓒ 신광태


평화의 종 실제 무게는 정확히 1만관(37.5톤)이 아닌 9999관이다. 다시 말해서 평화의 종은 미완성의 종이다. 이유는 종 상단 부 사방(四方)에 평화를 상징하는 네 마리의 비둘기 중 북쪽을 향하는 한 마리의 비둘기 날개가 꺾여있기 때문인데, 이 날개의 무게가 1관이다. 잘려진 비둘기 날개는 종 아래에 보관해 놓고, 평화통일이 되는 날 이 날개가 붙여져 온전한 1만관의 세계 평화의 종이 완성되고, 세계만방을 향해 울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평화의 종은 1회에 세 번 타종한다. 3타의 의미 중 첫 번째는 분쟁종식을 위한 평화를 의미하며, 두 번째는 인종 간의 갈등해소를 위한 평화, 세 번째 타종은 종교 간 갈등 해소를 의미한다.

화천군 홍보대사 상이 만들이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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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미스유니버시티 한국대회 지성과 미를 겸비한 86명의 대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 20일 서울 쉐라톤 워커힐 씨어터홀에서 열렸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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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월드미스 유니버시티 세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한국전쟁 위령탑 건립 기금을 전달했다 ⓒ 신광태


이에 WMU(월드미스유니버시티-단장 이승민)에서는 2011년 월드미스유니버시티 세계 대회기간(2011.11.28 ~ 12.15) 중 화천 평화포럼을 제안했다. 화천사회복지관에서 개최된 평화포럼에 참석한 세계 62개국 64명의 젊은이들은 한국전쟁 중 화천전투에서 산화한 수십 개국 10만여 명의 젊은 넋을 위로하기 위한 위령탑 건립 의견을 제시하고, 본선대회(12월15일)에서 자신들이 모금한 미화 2만5178불을 공식적으로 화천군에 전달했다.

이어 금년도 한국대회 중 평화포럼도 화천에서 열렸다. 지난 7월16일부터 18일까지 열린 화천평화 포럼에는 월드미스유니버시티 국내 대회 참가자 86명이 참여해 평화와 안보의 중요성에 대한 자신들의 의견을 제시하고, 평화의 상징지인 평화의 종 답사 등 타종에 이어 칠성전망대 견학으로 분단의 현실을 목격했다.

이와 같은 이유로 화천군 홍보대사상이 만들어졌다. WMU는 당초 이 상의 명칭을 '화천평화홍보대사상'으로 정했다가 포괄적인 홍보의 의미를 담기 위해 '화천군 홍보대사상'으로 정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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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당일,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정갑철 화천군수에게 '화천군 홍보대사 상'의 의미에 대해 물었다. ⓒ 신광태


화천 홍보대사상. 정확히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정갑철 화천군수에게 물었다.

- 인기상이나 봉사상, 포토제닉상, 성실, 우정상 등은 일반적으로 흔한 경우이기 때문에 이해가 되지만, 화천 홍보대사상. 국제대회의 예선행사 상에 특정 지명을 넣었다는 것도 좀 생소하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 평화를 지향하는 WMU에서 화천군을 평화의 상징적인 지역으로 지목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로써 우리 군이 추구하고 있는 '세계 평화의 대표지역으로서의 화천'이 세계적으로 알려질 수 있는 계기기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향후 월드미스유니버시티 한국대회나 세계대회 기간 중 평화포럼은 반드시 화천에서 열릴 수 있도록 주최 측과 긴밀히 협조해 나갈 계획이다."

- 그러면 이 상의 수상자인 유수란양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가!
"먼저 수상자가 당일 본 대회 심사에 의해 결정되었기 때문에 유수란씨 본인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것이라는 생각이다. 따라서 본인의 의사와 여건 등을 물어서 세부적인 사항을 정해야 할 것으로 본다. 당장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본인이 화천에 대해 관심을 가져 준다면 군에서 추진하는 시책이나 관광, 축제 등의 정보를 수시로 제공해 줄 생각이다. 물론 축제나 관광을 위해 우리 군을 방문할 때 편의도 제공해 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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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군 홍보대사 상 이화여자대학교 유수란 양이 이 상을 수상했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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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평화포럼 중 참가자들은 중동부 최전선 칠성 전망대를 찾았다. ⓒ 신광태


#월드미스유니버시티 #세계평화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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