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심을 차지하라"... 친박과 친노 격돌

[총선 현장 - 부산진을] 이헌승과 김정길 대결... 여론에서 이 후보 앞서

등록 2012.04.08 19:06수정 2012.04.08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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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진을에는 부산 최대 번화가이자 교통 중심인 서면이 있다. 시선을 끄는 '낙동강 벨트'에서 조금 벗어나 있지만 부산 중심이라는 상징성 탓에 여야 모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곳에서 새누리당 이헌승 후보와 민주통합당 김정길 후보가 격돌하고 있다.

이헌승 후보는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의 수행 부단장을 지낸 '친박' 인사다. 김정길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행정자치부 장관을 역임한 '친노' 인사다. 친박과 친노의 대결인 셈이다.

애초 김정길 후보는 '문성길 트리오'(문재인·문성근·김정길)로 불리며 야권의 부산 공략 첨병으로 평가받았지만 상대적으로 '투문'(문재인, 문성근)에 비해 관심을 덜 받은 편이다.

김정길 "부산의 중심에서 야권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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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김정길 후보가 개금골목시장에서 유권자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정민규


6일 오후, 개금골목시장에서 만난 김정길 후보는 흰색 점퍼와 청바지를 입고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었다. 48세인 상대 후보에 비해 많은 나이(66)를 최대한 상쇄시키기 위한 노력이었다. 민주당의 색깔인 노란색도 과감히 버렸다. 그의 선거유세차와 선거사무소, 선거운동원의 옷 색깔은 분홍이다.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는 그의 옆에 붙어 선거에 대해 물었다. 그는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 영도를 고집하다 왜 부산진을을 택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영도에 출마했으면 더 쉽게 운동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며 "하지만 부산의 중심이며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부산진을에서 야권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 출마했다"는 답했다.

김 후보가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는 공약은 철도차량기지 공원화다. 부산진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철도차량기지 이전은 지역의 해묵은 공약이다. 김 후보는 "이전이 되면 가장 좋겠지만 철도차량기지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공원을 설치하는 방식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김 후보는 반값등록금과 '클라우드 컴퓨팅 센터' 유치로 젊은층의 표심을 공략하는 한편 노년층에겐 노령연금확대와 노인 일자리 확충 정책으로 다가서고 있다.


이헌승 후보에 대해 김 후보는 "박근혜 위원장 수행 부단장을 했다는 것 정도가 아는 것의 전부"라며 "(이번 선거를) 박 위원장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헌승 "정무와 행정, 입법 아우르는 다양한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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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헌승 후보가 서면교차로에서 선거운동 중 자원봉사자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정민규


이헌승 후보 측은 "(이 후보가) 김무성 의원을 10년 모셨고, 부산시 대외협력보좌관을 거치며 정무와 행정, 입법에 이르는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측근' 경력만 있는 게 아니란 걸 강조한 것이다.

이 후보 역시 철도차량기지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동시에 2016년 이전하는 개금예비군 훈련장 부지에 어린이공원을 유치해 교육의 질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또 김 후보는 부산의 중심에 있는 황령산 정상에 부산의 랜드마크를 세워 관광 자원으로 삼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 후보는 김 후보에 대해 "정치계 대선배로 한길만을 걸어온 점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선거 판세에 대해 백중우세를 점치고 있으면서도 "40대 표가 어떻게 움직일지 모른다"며 방심을 경계했다.

직접 만나본 지역 주민은 두 후보의 철도차량기지 이전에 찬성하면서도 실현 가능성이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나타냈다. 가야동의 한 아파트에서 만난 주민은 "매번 후보들이 철도 차량기지를 이전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이번에도 그냥 공염불로 그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다른 주민도 "철도차량기지가 시가지를 남북으로 나누고 있어 도시 개발이 더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는 이헌승 후보가 앞서

도시철도 동의대역에서 만난 대학생 이성규(23)씨는 "등록금과 취업문제가 대학생들에게는 최대의 관심사인 만큼 이를 해결해 줄 후보가 있다면 찍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씨는 "아직 선거공보물을 받아보지 못했다"며 "찬찬히 읽어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뿐만 아니라 아직 많은 주민이 투표할 후보를 정하지 못한 듯했다.

여론조사 결과는 새누리당 이헌승 후보의 우세 내지는 민주통합당 김정길 후보와의 경합이 주를 이룬다. <국제신문>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3~4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헌승 후보(55.1%)가 김정길 후보(34.0%)를 여유 있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500명 임의전화 걸기 방식. 오차 범위는 95% 신뢰주순에 ±4.4%p)

하지만 이에 앞서 진행된 방송3사의 여론조사는 이헌승 후보 37.2%, 김정길 후보 28.4%로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다. (500명 대상 가구전화 RDD+휴대전화RDD. 오차 범위는 95% 신뢰수준에 ±4.4%p)

두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견해다. "남은 선거 기간이 승부를 가른다는 마음으로 뛰겠다"는 게 양측의 공통된 입장이다. 이 지역에는 무소속으로 차재원·김종윤 후보도 나왔다.

결국 16만 유권자의 마음은 누구에게 쏠릴지, 결과는 11일 밤에 나온다.

덧붙이는 글 | 정민규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덧붙이는 글 정민규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부산진을 #이헌승 #김정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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