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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힐, 아직도 어색해요"...최정원의 고백

[인터뷰] <브레인> 최정원 "윤지혜니까! 초췌해도 괜찮아"

12.01.30 08:43최종업데이트12.02.2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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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 드라마 <브레인>에서 윤지혜 역의 배우 최정원이 27일 오후 서울 청담동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브레인>은 끝났지만 윤지혜를 떠나보내지 못한 최정원은 "이런 작품은 처음이었다"는 첫 마디에서 아직 윤지혜에 대한 '설렘'을 간직하고 있다. ⓒ 이정민


<브레인>은 끝났지만 최정원은 윤지혜를 보내지 못했다. 정신없이 촬영할 때는 몰랐던 반응을 이제서야 느낀다는 최정원. "이런 작품은 처음이었다"는 첫 마디에서 아직 윤지혜의 '설렘'이 느껴졌다.

<브레인>의 종영은 최정원에게 "정든 학교를 졸업한 느낌"이었다고. 스태프, 배우들과도 이제는 헤어져야 했다. 어느 때보다 아쉬웠던 최정원은 지난 19, 20일 제작진, 배우들과 함께 MT를 다녀왔다고 했다. 

"노메이크업은 기본, 고3처럼 책 베고 자기도"

<브레인> 촬영장에서 최정원은 '여배우'가 아닌, '옆집 동생'이었다. 윤지혜는 의사들 사이에선 홍일점이지만 남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인물이기보다 남자들 틈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남성스러워지는 인물이었다. 최정원은 "모든 이들이 스스럼없이 대해줘서 연기하는 데도 도움이 많이 됐다"며 "그래서 더 친해졌고, 정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밤을 새우면 다음날 더 현실감 있는 얼굴이 나오더라고요. 지혜라는 캐릭터는 한창 공부하는 전공의라서 외모에 신경을 쓸 시간이 없잖아요. 노메이크업이다 못해 뷰러로 속눈썹도 올리지 않았어요. 밤새고 다음날 촬영할 때 '너무 초췌한데'하며 걱정하다가도 '지혜니까 괜찮아'라고 위안을 삼기도 했죠. 그래서인지 힐을 신으면 아직도 어색해요."

한창 공부하는 전공의라서 외모에 신경을 쓸 시간이 없는 윤지혜 역을 맡았던 배우 최정원이 스스럼없이 맨발을 드러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밤새고 다음날 촬영할 때 '너무 초췌한데'하며 걱정하다가도 '지혜니까 괜찮아'라고 위안을 삼기도 했죠. 그래서인지 힐을 신으면 아직도 어색해요." ⓒ 이정민


윤지혜로 사는 동안, 대본은 그의 베스트 프렌드였다. 낯선 의학 용어를 입에 배게 하려고 하루종일 중얼거렸고, 대본이 곁에 없으면 불안할 정도였다. 잠든 머리맡에도 항상 대본이 있었다. 최정원은 "책(대본)을 베고 자면 그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올 것 같아 그러기도 했다"고 전했다.

실제 뇌처럼 만들어진 더미(dummy, 사람을 대신해 사용되는 기구나 인형을 일컫는 말)는 징그럽기보다 흥미로웠다고. '전공의 윤지혜라면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떤 모습이었을까'. 최정원이 가장 많이 한 생각이었다.

드라마 이야기만 나오면 눈이 반짝였고, 지난 일을 회상하다 이내 입꼬리를 올려 슬며시 미소를 짓는 최정원은 "<브레인> 얘기를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고 아쉬워했다. ⓒ 이정민


윤지혜는 의사들 사이에선 홍일점이지만 남자들 틈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남성스러워지는 인물이었다. '여배우'가 아닌, '옆집 동생'이었던 최정원은 "모든 이들이 스스럼없이 대해줘서 연기하는 데도 도움이 많이 됐다"며 "그래서 더 친해졌고, 정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고 촬영장에서의 모습을 전해줬다. ⓒ 이정민


"나쁜 남자, 이제는 감싸안아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브레인>에도 러브라인은 있었다. 이강훈 선생(신하균 분)을 좋아했던 윤지혜는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가려던 계획을 접고, 결국 그의 곁에 남았다. 신하균은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서 "과연 해피엔딩이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지만 최정원은 "강훈이 첫사랑이었던 터라 그의 곁에 머물렀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사랑에 빠진' 뇌 사진이 버스 정류장으로 날아왔잖아요. 작위적이었을 수 있겠지만 그것 자체가 메시지였어요. 그게 아니었으면 그냥 떠났겠지만 사진 자체가 이강훈의 마음이라고 본 거죠. 실제 저라면 자존심에라도 다시 돌아가지 않아요. 하지만 지혜에게는 첫사랑이잖아요. 눈에 콩깍지가 씐 상태에서 무모한 감정은 어쩔 수가 없죠.

저 역시 첫사랑을 할 때는 그랬어요. 지금은 오히려 제가 다칠까 봐, 상처받을까 봐 그러지 못하지만요. 벽을 쌓는 거죠. 그래서 오히려 지혜가 더 부러울 때도 있었어요. 그만큼 순진하고 순수한 거니까요." 

2001년 데뷔 이후 2011년 드라마 <브레인>과 영화 <퍼펙트게임>이 터닝포인트가 된 만큼 최정원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 이정민


최정원은 밀린 스케줄을 소화한 뒤 여행을 떠나 버릴 것은 버리고 각오를 새롭게 할 계획이다. "다음 작품에서는 개성 있고 센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현실에 없을 법한 캐릭터를 소화해보고 싶다는 갈증이 있어요." ⓒ 이정민


"신하균을 실제 이성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다"는 최정원. 매주 새로운 수술법에 의학 용어까지 공부하느라 사적으로는 이야기를 많이 못 했다고. 극 중에서 그는 신하균의 얼굴보다는 뒤통수를 더 많이 봤다. 최정원은 "그것 역시 이강훈이었기에 오히려 좋았다"고 했다. 사랑하는 사람의 눈을 보고 얘기하면 무너질까 봐, 속마음이 들킬까 봐 애써 외면하는 이강훈에게 묘한 감정을 느꼈던 것.

"<브레인>을 하기 전에는 나쁜 남자, 까칠한 남자, 자기만 생각하는 남자를 진짜 싫어했어요. 그러나 이강훈을 만나고 '오죽하면 저렇게 됐을까. 얼마나 아팠길래 마음의 문을 꽁꽁 닫고 있을까' 이해가 되더라고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런 아픔이 있다면 안아줄 수 있겠다 싶기도 하고요."

여행 후 차기작 검토..."개성 있고 센 역할 원해"

최정원은 드라마 이야기만 나오면 눈이 반짝였고, 지난 일을 회상하다 이내 입꼬리를 올려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최정원은 연신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며 "<브레인> 얘기를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고 아쉬워했다.

극 중 잠깐 등장하는 부산 사투리를 익히려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반복해서 듣고, <친구> <애자> 등 영화까지 꼼꼼히 봤다는 최정원에게서 순수한 열정이 느껴졌다.

KBS 2 드라마 <브레인>에서 윤지혜 역의 배우 최정원이 27일 오후 서울 청담동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아직 새로운 시놉시스에 손을 안 대고 있어요. 광고 촬영 등 밀린 스케줄을 소화한 뒤에 여행을 떠나려고요. 지혜의 고향인 부산으로 갈까요?(웃음) 여행 가서 버릴 것 좀 버리고, 각오를 새롭게 한 뒤에 다음 작품을 고민하려고 해요. 이번엔 개성 있고 센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현실에 없을 법한 캐릭터를 소화해보고 싶다는 갈증이 있어요."

이제 32살. 최정원은 "최소 3~4년 동안은 결혼 생각 안 할 거다. 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련다"고 했다. 2001년 데뷔 이후 2011년 <브레인>과 영화 <퍼펙트게임>이 터닝포인트가 된 만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인형 같은 외모 때문에 까칠할 것 같지만 털털한 '최정원'이 강단 있지만 순정파인 <브레인> 속 '윤지혜'로 거듭났듯, 2012년엔 어떤 모습으로 대중을 놀라게 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KBS 2 드라마 <브레인>에서 윤지혜 역의 배우 최정원이 27일 오후 서울 청담동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최정원 브레인 신하균 윤지혜 퍼펙트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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