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타오바오', 12월 12일 하루 매출액 6천억 '대박'

11월 11일 싱글족을 위한 '꽝꾼지에'에 이어 또 한 번의 성공신화

등록 2011.12.27 10:30수정 2011.12.2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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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바오(taobao.com) 12월 12일 이벤트를 알리는 지하철 광고판 상하이 지하철에 광고 된 타오바오의 12월 12일 이벤트인 ‘우리 한 번 신나게 놀아 보자’라는 타이틀의 사전 홍보용 광고. 전 제품 50% 할인과 조건에 따라 100 위안의 쇼핑 쿠폰 지급이라는 원색적인 광고문가 눈에 띈다. ⓒ 손호진

▲ 타오바오(taobao.com) 12월 12일 이벤트를 알리는 지하철 광고판 상하이 지하철에 광고 된 타오바오의 12월 12일 이벤트인 ‘우리 한 번 신나게 놀아 보자’라는 타이틀의 사전 홍보용 광고. 전 제품 50% 할인과 조건에 따라 100 위안의 쇼핑 쿠폰 지급이라는 원색적인 광고문가 눈에 띈다. ⓒ 손호진

 

중국의 빼빼로데이, '꽝꾼지에(光棍节)'에 보인 타오바오의 위력

 

11월 11일 중국에도 국내의 '빼빼로데이' 와 유사한 '꽝꾼지에(光棍节)'라는 신조 이슈 데이(day)가 있다. 젊은이들에게 '꽝꾼(光棍)'은 '싱글족'라는 의미를 가진다. 이날 젊은 연인들은 상대에게 사랑의 고백으로 선물을 주고 받는다. 일 년에 한 번 있는 판촉 기회를 쇼핑 업체들이 놓칠 리가 없다. 그리고 판촉 행사의 중심에는 현재 중국 온라인 쇼핑몰 시장의 약 70%를 장악하고 있는 '타오바오 온라인 쇼핑몰'이 있었다.

 

다음 날 중국 언론 매체들은 꽝꾼지에(光棍节) 하루 동안 타오바오 판촉 행사의 거래 실적이 34억 위안. 한화로 약 6120억 원(환율 180원으로 추산)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어지간한 한국 중소기업 2~3개 업체의 일 년 매출액을 단 하루 만에 해낸 것이다. 과거 전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이 이제 명실상부 전 세계의 소비 시장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리고 꼭 한 달이 지난 12월 12일 타오바오는 제2의 꽝꾼지에(光棍节) 이벤트인  '우리 한 번 신나게 놀아 보자(我们玩过瘾)'라는 타이틀로 두 번째 이벤트를 열었다. 행사 당일인 12일 자정을 넘기자 마자 1분 만에 270만 명이 접속했으며, 1시간 만에 378만 건 주문, 4억8000위안의 매출을 기록했다. 뉴스에 의하면 몰려드는 구매 고객들로 서버가 일시 다운되는 현상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행사 직후 타오바오는 12일 하루 거래량이 약 44억 위안(한화 약 79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1월 11일 꽝꾼지에(光棍节) 이벤트의 매출 거래액 34억 위안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었다.

 

타오바오 성공의 비결은 무엇인가?

 

단순히 중국이 거대 소비 시장이라는 이유 때문에 이처럼 단 하루 만의 행사에서 대박 신화를 만들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해 중국의 각 언론과 경제 전문가, 그리고 온라인 쇼핑몰 업계 관계자들이 내놓은 타오바오의 성공 비결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았다.

 

첫째. 이미 1년을 앞서 준비한 기획 이벤트의 결정판이다.

 

12월 12일 행사는 이미 2010년부터 준비 된 타오바오의 결과물이었다는 것이다. 작년에  타오바오는 '12월 21일 연말 할인 판촉 행사'를 진행해 그 당시에도 매출에 크게 기여하였다. 하지만 행사 일자와 기간을 놓고 타오바오 관계자들은 뭔가 미흡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2011년을 경쟁자들보다 먼저 준비하기 시작 했다. 그리고 전략적 D-Day를 바로 11월 11일 꽝꾼지에(光棍节)로 설정했다고 한다. 또한 지난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그들은 징검다리 이벤트로 12월 12일을 동시에 준비했다.

 

마치 '발렌타인데이'이 끝나고 한 달 뒤에 '화이트데이'가 찾아오는 것처럼 말이다. 할인 행사에 대한 여운이 남이 있는 그 시점에 다시 한 번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진행 한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숨은 의도에는 2012년 '춘절'(중국 최대의 명절이며, 소비 지출이 절정에 오르는 시기)이  평년에 비해 빨리 찾아온다는 점. 연말 대부분 유통 업계가 세일을 감행할 것이라는 점도 그들의 치밀한 계산 안에 들어가 있었다.

 

결국 타오바오의 승리는 한 순간에 얻어진 것이 아니라, 1년을 두고 준비한 전략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싸구려가 아닌 경쟁력 있는 제품을 50~60%까지 대폭 할인했다.

 

타오바오는 오픈 마켓(C2C)이다. 오픈 마켓에는 값싼 제품만 있다는 고정 관념을 배제하고 중국 내외 유명 브랜드를 대거 참여시켰다. 위니팡(御泥坊) 여성용 마스크 팩 3000개가 개시 1분 만에 품절되었고, 치거거(七格格) 패딩 점퍼 1200벌이 한 시간 만에 동나기도 했다.

 

셋째, 오픈마켓의 주력인 소규모 유통상인 개미 군단의 힘을 믿었다.

 

그렇다고 믿음 하나만 가지고 수많은 유통상들과 제조사들을 50%가 넘는 할인 행사로 끌어 들인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여기에 타오바오만의 외부로 노출되지 않은 '이윤배분 시스템'도 큰 몫을 했다고 전해진다.

 

넷째, 타오바오의 신규 SNS 커머셜 쥐화수안(聚划算)을 통해 틈새 시장까지 공략했다.

 

중국도 요즘 구루폰과 같은 SNS 커머셜 유통 채널이 대세이다. 여기에 타오바오도 새롭게 런칭한 쥐화수안(聚划算)이라는 SNS 유통 채널을 전략적으로 동시 가동시켰다. 타오바오 입장에서는 이번 큰 할인 행사를 통해 신규 런칭한 SNS 커머셜 사이트도 충분히 홍보하고 지역 판매자들과 소비자들을 연계해 그들의 지갑까지 열었던 셈이다.

 

12일 쥐화수안(聚划算)을 통해 1152종류의 서비스 상품이 구매 진행되었고 그 규모도 2억8000위안(한화 5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 중 1089만 위안은 42개 도시에서 사용되는 식음료와 관련된 식당이나 레저 시설 이용권이었다. 그리고 영화 티켓도 약 1만 장 이상 판매된 것으로 집계되었다.

 

더욱 놀라운 점으로 이번 거래를 통해 온라인 SNS 커머셜을 통한 부동산 거래의 가능성을 엿보았다는 것이다. 당일 총 957채의 주택이 매물로 나왔으며, 금액으로는 약 12억 위안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의 매출 역사를 새로 쓴 타오바오의 명암

 

타오바오는 11월 11일과 12월 12일 단 두 번의 대형 이벤트로 한화 1조 원 이상의 엄청난 매출 거래 기록을 세웠다. 중국의 한 쇼핑몰 담당자는 "이날 이후 타오바오의 매출 기록이 인터넷 쇼핑몰 시장에서 대형 프로모션의 규모를 구분 짓는 기준이 되었다"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시장이 이제 전통적인 오프라인 시장까지 잠식해나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높다. 또한 대부분의 이익이 몇몇 대기업에 집중되는 현상이 점차 고착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함께 했다.

 

이에 타오바오 행사에 참여한 소규모 업체의(오픈 마켓의 소규모 판매자) 한 관계자는 "이번 행사가 꼭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폭발적인 주문량에 따른 물류 비용 증가와 50% 이상의 할인액으로 인한 충동 구매자들의 반품 문제는 그 해당 업체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처럼 큰 폭의 할인율로 인해 온오프라인에 둘 다 매장을 가지고 있는 일부 판매자들은 마케팅 비용을 온라인에 집중화시키는 바람에 오프라인 시장이 경색되었다며 울상을 짓기도 했다.

 

2007년 오픈한 SNS 형태의 중국 온라인 쇼핑몰 지원 포탈인 파이다이왕(派代网)의 온라인 분석가 리셩동(李成东)씨는 이번 타오바오의 성공에 대해  "아직 온라인과 오프라인 시장이 경쟁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온라인 쇼핑몰들의 무분별한 가격 할인 이벤트는 자칫 소비자들에게 할인을 당연시 하는 잘못된 소비 습관으로 이끌 가능성이 많다"라는 분석과 함께 "수익 없는 기업과 브랜드가 존재할 수 없듯이, 가격 할인은 고스란히 기업의 부담이 될 것이고, 그 부담은 다시 고스란히 시장으로 돌아가 소비자들에게 지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중국 #꽝꾼지에 #빼빼로데이 #타오바오 #쥐화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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