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오페라의 유령, 영화관을 찾다

[리뷰] 스크린으로 보는 <오페라의 유령 : 25주년 특별 공연>

11.12.15 17:48최종업데이트11.12.15 17:48
원고료로 응원

영화 포스터 ⓒ UPI Korea

한 경매장에 나온 오래된 샹들리에. 샹들리에에 오랜만에 불이 들어오고, 샹들리에는 관객들을 1860년 파리의 한 오페라 하우스로 초대한다.

이 오페라 하우스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유령이 있다는 소문이 있다. 그러나 새로운 극단주 앙드레와 피르맹은 이를 믿지 않는다.

하지만 의문의 사고가 계속되고, 유령이라는 자로부터 오는 이상한 편지 그리고 과한 요구들 때문에 극장 사람들은 공포에 떤다.

그러던 중 크리스틴이 새로운 여주인공 역을 맡게 된다. 오페라의 유령 또한 크리스틴을 계속 주인공으로 내세우려고 한다.

프리마돈나 칼롯타는 자신의 자리를 빼앗긴 탓에 화를 내고, 유령의 존재를 부정하며 크리스틴의 자작극이라고 의심한다. 

유령으로부터 몰래 음악을 배운 크리스틴은 유령의 정체를 궁금해하고, 유령은 그런 크리스틴을 자신이 사는 지하 세계로 초대하기에 이른다.

금세기 최고의 뮤지컬을 영화관에서 만난다

런던 웨스트엔드 최다 공연, 미국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 전 세계 27개국 149개 도시에서 1억3천만 명 관람 등 수많은 기록을 세운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돌아왔다.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로도 유명한 이 작품의 제목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가스통 르루의 원작 소설을 세계적인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 그리고 연출가 해롤드 프린스가 뮤지컬로 탄생시킨 것이 <오페라의 유령>이다.

초연과 동시에 <오페라의 유령>은 수많은 화제를 몰고 다녔으며, 런던 올리비에 상, 뉴욕 토니상 등 여러 부문에서 수상하며 계속해서 명성을 쌓아갔다.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 LG아트센터에서 라이센스 첫 공연을 했으며, 2009년에는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 바 있다.

2004년에는 영화로 제작된 바 있는데, 이번 <오페라의 유령 : 25주년 특별 공연>과는 차이가 있다. 2004년 개봉한 작품은 뮤지컬을 영화화한 것으로, 공간 제한없이 말그대로 뮤지컬 영화였다. 하지만 이번 <오페라의 유령 : 25주년 특별 공연>은 공연 실황을 그대로 담았다.

또한, 이번 <오페라의 유령 : 25주년 특별 공연>이 좀 더 특별하다. 단순한 공연 실황을 담은 게 아니라 25주년 맞아 영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클래식 공연장인 로얄 알버트홀에서 공연된 <오페라의 유령>을 담았기 때문이다.

스크린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점들

<오페라의 유령> ⓒ UPI Korea


<오페라의 유령 : 25주년 특별 공연>을 보기 전 많은 이들은 공연 실황을 담아냈다는 것에 우려를 표할 수도 있다. 전체적인 무대를 한눈에 감상해야 좋은 뮤지컬 무대를 카메라 몇 대로 담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걱정은 잠시 내려놓고 감상해도 되겠다. 물론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보고 싶을 때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그런 문제를 잘 알고 있다는 듯 이번 영상에는 다양한 각도에서 수많은 카메라들이 무대를 담아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편집을 정교하게 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그래서 짧은 시간 내에 다양한 장면들을 보여줌으로써 관객이 무대 전체를 보고 있다는 착각이 들게 한다. 그렇다고 정신이 없을 정도로 화면 전환이 많은 것도 아니다.

그리고 영상에 충분히 몰입할 수 있도록 클로즈업 기업을 많이 사용해 관객들이 비교적 빠르게 극에 빠져들 수 있게 한다. 실제 극장에서 작품을 볼 때의 매력도 있겠지만, 스크린을 통해 보는 <오페라의 유령>은 배우들의 섬세한 표정 연기와 세트와 소품의 정교함을 좀 더 자세하게 볼 수 있다.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번 25주년 특별 공연에는 본래 공연 때와 조금 다른 연출이 보인다는 것이다. 스크린을 이용해 배경을 설명하거나 편지의 글을 보여주는 장면들은 조금 과하다는 생각이 들어 아쉽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자세히 언급할 수는 없지만, 1막 마지막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장면은 좀 다르게 처리돼 지나간다.

30분간 펼쳐지는 특별한 커튼콜은 상당히 매력적

영화 속 한 장면 ⓒ UPI Korea


그러나 <오페라의 유령> 팬이 <오페라의 유령 : 25주년 특별 공연>을 꼭 봐야하는 이유는 특별한 커튼콜이 30분간 펼쳐지기 때문. 공연 무대도 감동적이지만, 마지막 30분 동안의 커튼콜만으로도 <오페라의 유령 : 25주년 특별 공연>은 매력적이다.

무대에서 2시간 30분 동안 공연을 펼친 배우들이 차례로 나와 인사를 하고 나면 <오페라의 유령>을 탄생시킨 사람들이 하나 둘씩 나와 25주년 축하 인사를 한다.

우선 <오페라의 유령>을 낳은 최고의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나와 마이크를 잡고 사회자 역할을 한다. 그런 뒤에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 작사가 할스 하트, 안무가 질리안 린 등 원 제작진들이 나온다.

영화 속 한 장면 ⓒ UPI Korea


그리고는 크리스틴 역을 맡은 적이 있던 사라 브라이트만과 최초의 팬텀으로 대영 제국 훈장까지 받은 바 있는 마이클 크로포드까지 무대에 등장한다. 뿐만 아니다. 역대 팬텀 역을 맡았던 배우들이 나와 사라 브라이트만과 함께 열창하기도 한다.

글로만 설명된 것을 보면 무엇이 특별하겠냐고 할 수도 있지만, 스크린을 통해 무대 위에서 열연한 배우들을 직접 보면 감동이 밀려온다. 특히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얼굴에는 다양한 감정들이 드러나 그 무대가 더 빛나 보인다.

<오페라의 유령 : 25주년 특별 공연>은 공연 무대 자체만 봐도 실제 공연장에서 작품을 본 것과 같은, 혹은 그보다 더한 감동을 받기에 충분하다. 30분간 펼쳐지는 커튼콜까지 보고 나온다면 특별한 3시간을 보낸 듯한 기분이 들 것이다.

1막과 2막 사이에는 실제 공연장에서 그렇듯이 인터미션(쉬는 시간)이 주어진다. 실제 공연장에서 볼 때처럼 약 20분이 주어지지는 않고, 5분만 주어진다. 극장마다 어떻게 운영될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시사회에서는 5분 인터미션이 있었으므로 참고하면 좋겠다.

오페라의 유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