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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 1회 속 명장면, 어딘가 이상하지 않았나요?

[비하인드] OCN <특수사건전담반 텐>, 알고 보면 더 재밌다

11.12.09 21:04최종업데이트11.12.09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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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실마리를 찾기 어려운 사건들을 골라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OCN <특수사건전담반 텐>(이하 <텐>)이 회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

지난 2일까지 3회를 방송한 <텐>은 순간최고시청률 2.96%(AGB닐슨미디어리서치, 케이블유가구 기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별순검> 시리즈를 낳았던 제작진을 바탕으로 배우 주상욱·조안·김상호·최우식 등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지며 대중성과 작품성 모두를 잡고 있다. 그렇다면 <텐> 제작현장에선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까. <텐>의 제작총괄을 맡은 박호식 프로듀서를 만나 1회부터 3회까지의 제작 뒷이야기를 들어 봤다.

[1회-테이프 살인사건] 명장면에 숨어 있던 '옥에 티'

OCN <특수사건전담반 텐> 방송 장면 ⓒ CJ E&M


1회에서 백미로 꼽히는 장면은 각자 다른 사건을 수사하던 여지훈(주상욱 분)과 박민호(최우식 분), 그리고 남예리(조안 분)와 백도식(김상호 분)이 한 자리에 모이는 장면이었다. 연출을 맡은 이승영 PD를 비롯해 <텐> 제작진들은 소나기가 내리는 가운데 비를 피해 각각 공중전화부스와 상가 건물로 뛰어 들어간 두 인물을 하나의 앵글에 잡고, 이어 수사를 위해 차량으로 이동하던 나머지 두 인물을 그들과 스쳐지나가게 했다. 여기에 이들이 한 앵글에 담기는 순간을 매우 느린 속도로 담아내 더욱 극적인 느낌을 살려냈다.

하지만 이 장면에서 '옥에 티'가 있었다. 남예리가 들어가 있던 공중전화부스의 입구가 차도 쪽으로 배치돼 있었던 것이다. 첫 방송 전 제작진 간의 시사회에서 한 PD가 이를 발견했지만, 이미 재촬영하기엔 늦었다고. 하지만 이 '옥에 티' 덕에 적어도 <텐>의 주인공들이 한 팀으로 엮일 수밖에 없는 운명적인 순간은 더욱 생생하게 연출됐음은 분명해 보인다. 

[2회-낯선 자들의 방문] 편집된 부분만 다 방송됐더라도

OCN <특수사건전담반 텐> 방송 장면 ⓒ CJ E&M


120분 특별 편성으로 방송된 1회가 탄탄한 전개와 계속되는 반전으로 커다란 호평을 얻으면서 자연히 다음 편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 상황에서 2회가 방송됐다. 한날한시에 한 가족이 몰살되면서 시작되는 2회에서는 사실 '범인이 여러 명이냐, 한 명이냐'를 헷갈리게 하는 것이 극의 재미를 높이는 포인트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너무 싱겁게 범인이 한 명임이 밝혀져 버렸다. '백독사' 백도식이 너무나도 빨리 다량의 신발을 찾아냈고, 이를 바탕으로 범죄 현장의 족적이 한 사람의 것임이 드러났기 때문.

이는 제작진에게도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는 후문이다. 사실 처음에는 2회 역시 1회와 마찬가지로 방송 시간이 길었다. 그러나 후에 60분물로 축소됐고, 그러면서 많은 부분이 안타깝게 잘려져 나갔다. 범인의 남편이 '빨간 바지'(부동산 투기꾼을 이르는 속어)에게 피해를 입었다는 것은 방송분에서도 드러나지만, 편집된 부분에서는 그 빨간 바지가 생존자인 할머니임이 명시된다. 부를 가진 사람에 대한 막연한 적의로 보였던 범행 동기가 보다 명확해질 수 있었다는 의미다.

[3회-미모사] 자세히 보면 입모양이 다를 수도 있다

OCN <특수사건전담반 텐> 방송 장면 ⓒ CJ E&M


1회가 '인간 거짓말탐지기' 남예리에게, 2회가 '괴물' 여지훈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3회에서는 백도식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이날은 백도식과 돈독한 사이었던 한 후배 형사의 죽음을 시작으로 자살로 보이는 타살 사건의 범인을 찾아내는 팀원들의 고군분투기가 전파를 탔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금을 울렸던 장면은 마지막 장면. 바로 백도식이 후배에게 작별인사를 고하는 그 장면이었다. 후배의 전화번호를 삭제하며 "언젠가 저 문 밖에서 만나자"는 그의 모습은 배우 김상호의 호연을 통해 더욱 절절하게 다가왔다. 그런데 촬영 당시에는 예기치 않았던 문제가 불거졌다. 촬영 장소가 도로변이다 보니, 하필 그 먹먹한 순간에 트럭이 경적을 크게 울리며 지나간 것. 결국 배우와 제작진의 동의하에 그 장면은 목소리만 따로 녹음해 편집할 수밖에 없었다. 또 하나의 명장면 뒤에 숨겨진 웃지 못 할 비하인드 스토리인 셈이다.

드라마 곳곳에 숨겨진 것들을 발견하는 재미

OCN <특수사건전담반 텐> 방송 장면 ⓒ CJ E&M


이 외에도 연극적인 연출이 극 곳곳에 들어있다는 점도 신선할 법하다. 2회에서는 범인과 여지훈이 맞닥뜨리는 장면에서 인물을 비추는 스포트라이트와 평면적인 공간감 등 연극적인 연출이 두드러져 보였다. 1회에서 용의자가 거짓말탐지기 심문을 받는 장면이나 3회에서 범인과 백도식이 격투를 벌이는 장면에서도 연극적인 문법이 들어 있다. 이렇게 드라마 곳곳에 숨어있는 옥에 티나 참신한 연출을 찾아보는 것도 <텐>을 보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듯하다.

OCN <특수사건전담반 텐>은 9일 밤 12시 4회 '퀸'을 방송한다. 이번 방송에서는 이승영 PD와 <별순검>에서 인연을 맺었던 배우 정호빈·이재은·민석 등이 출연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할 전망이다.

특수사건전담반 텐 주상욱 조안 김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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