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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불패' 이어가던 강릉시청... 창원시청에 3-1 패

'2011 삼성생명 내셔널리그' 준플레이오프

11.11.10 18:59최종업데이트11.11.10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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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 강릉시청 선수들과 창원시청 선수들 기념촬영 ⓒ 이종득

9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1 삼성생명 내셔널리그' 강릉시청과 창원시청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원정팀인 창원시청이 전반에만 3골을 몰아넣으며 후반전에 한 골을 만회한 강릉시청에 3-1 승리를 거뒀다. 한편 홈에서 지난 3월부터 14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가던 강릉시청은 홈 팬들의 큰 성원을 받았지만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경기는 초반부터 강릉시청이 창원시청의 송근우와 김제환의 투톱을 막지 못하고 허둥대는 모습이었다. 전반 6분 코너킥 찬스를 얻어 강릉 문전을 위협했고, 중원에서 플레이하는 미드필더들의 압박이 돋보였다. 반면 강릉시청 선수들은 빠른 역습 찬스를 살리지 못하는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전반 11분 다소 답답한 경기를 보여주던 강릉은 김진석이 페널티 박스 아크 중앙 외곽에서 수비수를 따돌리며 터닝슛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전반 13분 창원에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강릉의 페널티 박스 좌측 모서리 외곽에서 볼을 잡은 김제환이 문전 깊숙한 쪽으로 연결했고, 수비 뒤 공간을 파고들던 송근우가 헤딩으로 강릉의 골망을 출렁이게 한 것이다.

 

강릉은 창원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후 특유의 강한 압박 플레이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 2012 프로축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강원FC의 4순위로 지명 받은 김준범의 플레이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김창희의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하지만 김태진과 장혁진의 플레이가 창원시청의 수비벽에 가로막히면서 이렇다 할 찬스는 만들지 못했다. 결국 볼 점유율을 높여가던 강릉시청은 결정적인 찬스를 살리지 못했고, 도리어 창원시청에게 역습 찬스를 내주면서 추가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전반 43분이었다. 수비 라인을 두툼하게 서고 있던 창원시청이 중원에서 볼을 차단했고, 좌측 라인을 따라 달려가는 최명성에게 볼이 전달되었다. 최명성은 빠르게 볼을 몰고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섰고, 가로 막고 있던 수비수를 앞에 두고 다시 박스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바로 슛을 날렸다. 그 볼을 강릉시청 골키퍼는 손도 써보지 못하고 지켜보고 있어야 했다. 그리고 전반종료 직전 송근우의 추가골까지 더해 3-0으로 전반을 마쳤다.

 

강릉시청과 창원시청의 준플레이오프 경기장면 ⓒ 이종득

후반전이 시작되었고, 강릉은 미드필더 김창희를 빼고 측면 돌파가 좋은 진창수를 투입했다. 진창수가 들어가자 측면 플레이가 빠르게 전개되었다. 하지만 창원시청의 수비벽은 견고했다. 이미 3골을 앞서가는 창원 선수들은 두툼한 수비벽을 더욱 견고하게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후반 14분 이동현의 날카로운 슈팅이 수비벽을 뚫고 날아갔으나 이마저도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쉼 없이 공격을 퍼붓던 강릉에게 결정적인 득점찬스가 찾아왔다. 후반 23분 장혁진이 오른쪽 측면을 빠르게 돌파했고, 골문을 향해 낮고 빠른 크로스를 연결했지만 중앙에서 빠르게 달려들던 이동현과 호흡이 맞지 않았다. 이후에도 강릉은 소나기 슈팅을 창원의 골문을 향해 날렸지만 번번이 수비벽에 가로막혔다.

 

강릉시청의 만회골은 후반 37분 터졌다. 문전 앞 혼전상황에서 김태봉이 날린 슈팅이 골로 연결된 것이다. 하지만 전반전에 3골을 허용한 강릉에게는 시간이 없었다.

 

결국 경기는 3-1로 끝났고, 리그 5위로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창원시청은 4위였던 부산교통공사를 물리치고 3위로 리그를 마감한 강릉시청마저 물리치는 대이변을 연출하면서 귀중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를 한 창원시청은 오는 1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고양KB 국민은행과 챔피언십 진출을 겨루는 한판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이날 홈에서 지난 3월부터 무패를 이어가다 15경기 만에 일격을 당한 강릉시청 선수들은 침통한 표정들이었다. 전반전에 3실점을 한 경기는 강릉시청으로서는 처음이었다. 박문영 감독이 최선을 다했으니 괜찮다고, 수고했다고 선수들을 다독여도 선수들의 얼굴은 변하지 않았다.

 

기자가 확인해보니 오전에 있었던 2012 프로축구 신인 드래프트 결과에 대해서 많은 선수들이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 선수를 붙잡고 어떻게 전반전에 3실점을 할 수 있느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 날 오전에 있었던 드래프트에 강릉시청 주전 선수 4명이 신청했지만, 겨우 한 명만 강원FC의 지명을 받았고, 다른 선수들은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것이 평소 강릉시청 선수답지 않게 전반전에 대량 실점을 한 이유가 됐는지는 모르겠으나 심리적인 부분에 있어서 영향은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패배로 2011년 모든 일정을 마친 박문영 감독은 일 년 동안 강릉시청을 아껴주고 사랑해주신 강릉 축구팬들에게 감사드린다는 마음을 표현했고, 강릉FC의 침체가 이어지는 동안 홈에서 14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가는 등 축구 도시 강릉의 자존심을 지켜나갈 수 있었던 것은 선수들이 열심히 해준 덕분이라고,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2011.11.10 18:59 ⓒ 2011 OhmyNews
강릉시청 내셔널리그 준플레이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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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아재양념닭갈비를 가공 판매하는 소설 쓰는 노동자입니다. 두 딸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서로가 신뢰하는 대한민국의 본래 모습을 찾는데, 미력이나마 보태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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