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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효진 "다음엔 하반기 드라마로 대상 타야죠"

드라마 <최고의 사랑> 여운 간직한 '구애정' 공효진을 만나다

11.06.30 08:49최종업데이트11.08.1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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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막을 내린 MBC수목드라마 <최고의사랑>에서 구애정 역을 맡았던 배우 공효진이 29일 서울 신사동의 한 커피숍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났다. 배우 공효진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파스타도 그렇고 로맨틱 코미디 두 편이 딱 촬영하기 좋은 봄에 방영됐어요. 이제는 하반기 드라마를 해서 (연기) 대상을 한 번 노려보고 싶네요(웃음). 아마 내년쯤?"

MBC <최고의 사랑>을 마친 '구애정' 공효진은 무척이나 행복해 보였다. 며칠 전 드라마 전편을 다시 봤다며 드라마의 진한 여운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듯 보였다. 시청률은 차치하더라도 대중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은 <최고의 사랑>에서 '생계형 연예인' 구애정을 연기한 공효진을 29일 압구정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대단히 큰 사랑을 받아서 운이 참 좋구나 생각한다"는 공효진은 "별명을 가진 배우가 몇이나 될까 싶다, '공블리'란 별명도 참 사랑스럽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또 "로맨틱 코미디를 이제 하지 않겠다는 말은 와전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고의 사랑>이 마지막회가 돼서야 시청률 20%를 넘긴 것에 대해서는 "시청률에 연연해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아쉽긴 했다"며 "다들 밖에서 맥주 한 잔 하고 싶은 계절이기도 하고, TV말고도 요즘은 재미있는 일이 많지 않나"라며 의연해 했다.

오마이뉴스와 만난 <최고의사랑>의 '구애정' 공효진. 작품에 대한 고민에서도, 드라마 환경에 관한 시각에서도 12년차 배우의 연륜이 묻어났다. ⓒ 이정민


힘든 촬 여건 개선돼야... 제작진의 노고 시청자들이 알아줬으면

"(빡빡한 드라마 촬영 현실에 대해) 문제가 있고, 개선해야 돼요. 전 일찌감치 연장 (방영)은 없다고 선언했거든요. 연장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솔직히 미워질 때도 있어요. 그런 요구들로 인해 위에서 연장 결정이 내려오면 또 해야 되잖아요.

독고진 오빠는 처음엔 한다고 했어요. '희망시청률'이 있었던 것 같더라고요. 근데 또 8, 9부 정도 촬영할 때 다시 물어보니까,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스트레스를 받았으면 정말 미안하다'고 했어요. 방영 1달 남기고 촬영을 시작했는데, 컷 수가 많아서 그런지 정말 살인적인 일정이었거든요. 전 종영 날 오후 1시, 승원 오빠는 오후 4시 반까지 촬영했어요."

데뷔 12년차 이 배우, 거침없다. 당당하다. 무엇보다 일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하다. 또 촬영 환경에 대한 현실 감각도 겸비했다. 그런 공효진이 '전문직 여성에 관한 트렌디 드라마' <파스타>에 이어 1년 만에 선택한 본격 로맨틱 코미디가 바로 <최고의 사랑>이었다.

"(신)민아가 홍자매 작가의 드라마를 하면 '초딩' 팬들이 많아질 거라고 했다"는 공효진은 "그러나 전 그런 것 같진 않아요.
<구미호는 내 여자친구>의 이승기씨가 확실히 어려서 그런가?"라며 너스레를 떤다.

"독고진 같은 톱스타가 제일 멋진 방법으로 프러포즈를 했는데 그런 사람은 현실에 없다. 판타지를 극대화시킨 것"이라고 자기 작품을 정확히 분석하는 공효진. 하지만 자신의 사랑관에 대해서는 "'우리 오빠는…'을 입에 달고 다니는 여성들이 자기 인생은 없는 것 같이 보인다"며 거부감을 표시한다. "세상에 얼마나 많은 솔로들이 있는데, '니들끼리 사랑해'(웃음)"라는 심정이 든다면서.

한편 공효진은 살인적인 일정 속에서도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준 스태프들에 대한 고마움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독고진 오빠는 남자인데도 죽을 것 같다고 할 정도로 얼굴이 잿빛이 됐던 순간도 있었다. 약으로, 링거로 버티며 초인적인 힘을 냈다"는 공효진은 "이 자리를 빌려서 스태프들에게 고생했다고 전하고 싶다. 배우들과는 달리 스태프들은 씻을 권리도 없지 않나. 진짜 힘들게 일한다는 걸 시청자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인기리에 종영한 <최고의 사랑>의 '국보커플', '독고진'과 '구애정' ⓒ imbc


차기작은 <브픽션>, 하정우와 연기하는 '상업적인' 로맨틱 코미디 

공효진은 과거 '국보소녀' 장면을 찍을 때 무대 위에서 "(쑥스러워서) 죽고 싶었다"고. 그렇게 코미디 연기를 어색해 하면서도 막상 촬영에 들어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연기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단다. 그래서 차승원을 비롯해 동료 배우들은 "이상하게도 화면에 비칠 때는 자연스럽다"고 모니터를 해 준다고.

그런 만큼 로맨틱 코미디란 장르와 결별하고픈 마음은 없다. 대신 "사랑스러운 역할, 착한데 귀엽고 똑똑한 여성 역할은 보여줄 대로 보여준 것" 같아 당분간은 사양이다. 대신 비슷하지 않은 역할과 작품이 있다면 언제라도 오케이라고.

하지만 배우의 숙명은 기다림인 법, "1년 후 어떤 작품을 하게 될지 감도 잡을 수" 없기에 연기에 매진할 뿐이다. 그간 정극을 선호해 온 만큼 좀 더 색다르고 폭넓은 색깔의 작품으로 대중들과 호흡하고 싶다. 대신 천변만화하는 대중의 기호를 무조건 쫒을 생각도 없다.

"(<최고의 사랑>의) 인기가 그래서 두 달이나 가겠어요. 그래서 더 아쉽죠. 지속적으로 인기를 이어가는 배우들도 있지만요. 그래서 대중들에게 너무 기대려고 하지 않아요. 대중들에게는 너무나 많은 선택의 기회가 있잖아요. 제가 쉴 새 없이 얼굴을 비추는 것도 아니니까 모든 사람의 기호에 맞게 일을 할 수는 없는 거죠.

그래서 드라마가 끝나면 허탈해하기도 하고요. 그런 점에서 아직도 회자되는 <네 멋대로 해라>는 대단히 사랑받았구나 싶어요. 그래도 이제는 그런 것에 연연해하지 않고 덤덤해 지려고 해요. 그래서 말이라도 (인기는) '금방인데요'라고 하죠. 나이를 한살 한살 더 먹을수록 무서워요. 예쁘고 젊은 아이돌들도 많으니까."

올해로 12년차인 공효진은 이제 자신뿐만 아니라 함께 하는 남자 연기자까지도 빛을 발하게 만드는 '배우'로 성장했다. 그런 칭찬에 그녀는 "여배우들은 상대 배우 캐스팅이 쉽지 않은데, 이제는 남자 배우 캐스팅이 조금 수월해 질 것 같다"며 웃는다. 그런 그녀의 다음 파트너는 <황해>의 하정우다. <최고의 사랑>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맞은 공효진이 이번에 스크린에서 어떤 사랑의 빛깔을 만들어낼지 잠시만 참고 기다려보자.

"정우 오빠에게 연이어 작품해서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아니야, 다 충전해 놨어. (너야말로) '맛장금'하느라 고생했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최고의 사랑> 전에 출연을 결정했는데, 한 달 안에 크랭크인 해요. 상업적이라고 말하긴 뭐하지만, 우리 둘이 상업적인 로맨틱 코미디로 만들어 보려고요(웃음)."

공효진의 차기작은 영화다. 전계수 감독의 멜로영화 <러브 픽션>의 촬영을 8월 중순에 시작한다. 이번에 공효진이 호흡을 맞출 남자배우는 <추격자> <황해>의 하정우다. ⓒ 이정민


공효진 최고의사랑 구애정 차승원 독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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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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