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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계상이 밝힌 <최고의사랑> 비화 "윤필주 역 하기 싫었다"

[오마이프렌드] "10년 동안 함께 한 매니저 오준 이사 설득이 주효"...<풍산개>로 또 주목

11.06.26 18:05최종업데이트11.08.15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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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산개>의 배우 윤계상 23일 저녁 영화 <풍산개>에서 정체불명의 배달부 역을 맡은 배우 윤계상이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영화 <풍산개>로 연기 인생의 전환점을 맞고 있는 윤계상(33). 그는 1999년 5인조 남성 그룹 god로 연예계에 발을 디딘 이후 연기자로 변신했다. 2004년 영화 <발레교습소>로 연기자 신고식을 치르고, 지금까지 드라마와 영화를 통틀어 12편을 작품을 찍으며 쉼 없이 오직 '배우'가 되기 위해 달려왔다. 그동안 대중들의 입맛에 맞는 달콤한 작품으로 인기를 얻기도 했지만, 흥행에 있어 여러 번 쓴맛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분명했던 건, 그 12편을 거치며 윤계상은 연기 내공을 계속 쌓아왔다는 것이다.

윤계상은 영화 <풍산개>로 그동안 쌓아왔던 내공을 한풀이라도 하듯이 모두 폭발시켰다. 순 제작비 2억 원에 '노개런티'임에도 단지 작품이 좋다는 이유 하나로 작품에 올인했고, 그 결과 평단의 호평은 물론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며 박스오피스도 상위권에 랭크 중이다.

연예계에 데뷔 한지 12년, 그리고 연기자로 변신한 7년 동안 윤계상을 버티게 하고 그에게 가장 힘이 되는 '친구'는 누구일까. 인기의 기복과 부침이 너무나 심한 이 연예계에서 그를 버티게 하며 연기자로 성장하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친구가 누구일지 궁금했다. <풍산개>의 개봉일인 지난 23일 윤계상을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지금 제 곁을 지켜주고 있는 매니저인 오준 이사님은 제 최고의 친구이자 최고의 형입니다. 형은 god 때 현장 매니저였어요. 2001년부터 시작해서 제가 연기자로 돌아설 때도 형은 함께 저와 같이 있었습니다. 형은 그때까지 가요 매니저였는데, 저로 인해 연기자 매니저로 전환했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냥 둘이 덤벼들었던 것 같아요. 지금 형은 제  소속사 총괄 이사님이 됐고, 저도 연기자로 관객들 앞에 서고 있고요."

▲ 배우 윤계상 오마이뉴스와 만난 윤계상은 인생 최고의 친구로 현재 함께 일하고 있는 매니저 오준 이사를 꼽았다. ⓒ 이정민


윤계상은 자신이 군대에 있었을 때 한 일화를 들려줬다. 박중훈과 안성기가 주연을 맡은 영화 <라디오스타>에 관련된 것이었다. 이 영화는 한물간 스타와 그럼에도 그의 곁을 지키고 지지하며 평생 그의 매니저로 살아가는 한 매니저의 우정을 그린 영화로 진한 감동을 전한다.

"제가 군대에 갔을 때인데 형이 <라디오스타>를 보라고 전화를 하셨어요. 그래서 나중에 그 영화를 봤는데 정말 가슴이 짠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소주를 많이 마시고 전화를 했어요. 형은 영화 속 안성기 매니저가 되고 싶은 것이었고 저도 평생 형과 함께하는 배우이고 싶어요."

10년 동안 오준 이사와 함께하면서 윤계상은 어떤 이유로 그를 최고의 매니저이자 최고의 친구로 꼽을 수 있었을까. 

"형은 공적으로 제가 얼마나 연기자가 되고 싶은지, 그 열망이 얼마나 강한지 제일 잘 아는 분이에요. 그리고 매니저로서 제 작품과 계획을 짜야 하는데, 정말 제가 하기 싫어하는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안 시켜요. 일주일 딱 설득을 하시고 정말 싫다고 하면 시키지 않습니다. 오준 이사는 연기를 할 배우 본인이 그 작품에 대한 열망과 애정이 강해야 그에 대한 시너지도 더욱 상승한다는 것을 알아요. 제가 원하는 작품을 할 때는 정말 저도 모르는 에너지를 가지고 열정적으로 작품에 임하는 것 같아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최고의 사랑>은 처음 윤계상이 원하지 않았던 작품이었다. 대본은 너무나 재미있지만 극 중에서 독고진과 구애정의 라인만 부각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 이에 영화 <집행자>, 드라마 <로드넘버원> 등 흥행에 있어서 대중과 살짝 멀어져 있었던 당시 오준 이사는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작품, 흥행이 되는 작품으로 <최고의 사랑>을 꼽았고, 윤계상을 적극적으로 설득했다.

오준 이사는 한의사 윤필주 역할이 남자주인공이 아닌 두 번째 역할이지만 분명히 시청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란 예상에 설득에 나섰다. 이후 윤계상이 의구심을 갖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직접 <최고의 사랑> 박홍균 PD와의 만남의 자리를 만들어 그 부분을 해소할 수 있게 했다. 그 후 윤계상은 최종적으로 드라마에 출연했다. 

"지금까지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쌓고 배우로서 착실하게 연기에만 '올인'할 수 있게 해주셨던 것은 오준 이사님 덕분인 것 같아요. 지금까지 너무 고맙고 앞으로도 계속 함께 갈 생각입니다. 제가 진짜 화려할 때도 봤고, 또 제가 좋지 않은 상황이 닥쳤어도 다 지켜봐준 분이에요.

나중에 남우주연상을 타게 되면 정말 기쁠 것 같은데요, 그때 형도 뒤에서 울고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저도 울고 있을 것 같고 그렇죠. 영화 <풍산개>도, 드라마 <최고의 사랑>도 지금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시는데, 솔직히 지금 이 순간도 옆에서 (오준 이사와) 같이 기뻐할 수 있는 게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윤계상은 최근 종영한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매너 좋은 한의사 윤필주를, 이어 개봉한 <풍산개>에서는 대사 한 마디 없이 남과 북을 오가는 정체불명의 경계인을 연기하며, 상반된 매력을 뽐냈다. ⓒ 이정민


"최고 연기 펼칠 수 있도록 최적 환경 만들어줘야죠"
[인터뷰] 윤계상의 매니저 오준 이사
윤계상이 연기자 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는 드라마 <최고의 사랑>을 하기 전이었다. MBC 대작 드라마 <로드넘버원>이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고, 윤계상이 주연으로 나선 영화들의 흥행 결과는 연기력과 비례하지 못했다. 영화 <풍산개> 윤계상을 인터뷰한 직후, 그의 옆을 지키고 있었던 오준 이사를 만났다.

"지난해 겨울 영화 <풍산개>를 찍고 난 이후, 큰 예산의 영화를 하기로 했었는데 그게 투자가 잘 되지 않았어요. 투자자가 윤계상 말고 다른 배우를 하자고 했고, 감독님도 '계상아 미안하다. 투자자가 다른 배우를 너무 밀어서 힘들 것 같다'고 해서 저도 계상이도 상처를 입었죠. 그때 윤계상이 울면서 전화가 왔고, 저도 너무 속상해서 함께 울었습니다. 계상이가 '내가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거 형이 알잖아, 그런데 왜 이렇게 안 될까'라고 말을 하는데, 위로를 해야하는 저도 너무 속상해서 울컥했습니다.

윤계상은 연기자의 길에 들어서면서 요행을 바란 적도 없고 정말 열심히 했어요. 그걸 누구보다 잘 알죠. 계상이한테 '나도 미안하다. 그런데 계상아 너 열심히 하는 것 아는데 조금만 더 열심히 하자, 나도 지금 더 열심히 할게. 그럼 지금보다 더 낫지 않겠냐. 운이라는 게 온다. 열심히 하고 있으면 그 운이 따를 거니까 조금만 더 참자'고 했었어요. 그때는 그게 최선의 말이었던 것 같아요."

영화 <풍산개>로 배우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어가고 있는 윤계상과 오준 이사. 앞으로의 윤계상의 행보에 대해 오준 이사는 어떤 계획을 하고 있을까. 또한 공적으로 배우와 매니저를 넘어서, 두 사람이 사람과 사람의 관계로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을지 궁금했다.

"일단은 공적으로는 계상이가 즐겁게 일을 할 수 있는 작품을 찾아다주고 싶어요. 즐겁게 일하도록 하고 싶고 배우들에게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배우는 거기서 최고의 연기를 펼쳐야죠. 배우가 다른 것에 신경을 안 쓰고 연기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 입장입니다.

공적인 것을 떠나 사적인 것에서는 한 사람으로, 한 인생으로 계상이가 성공할 수 있도록 조언자가 되고 싶어요. 한 사람의 인생이 성공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고 싶고요. 그러려면 무엇보다 둘의 믿음이 가장 우선입니다. 그 믿음이 깨지면 일도, 우정도 지켜나갈 수가 없어요. 서로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계상이가 최고의 배우, 그리고 성숙된 한 사람으로 성공적인 인생을 살길 바라고, 또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어요."

윤계상 풍산개 최고의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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