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이 부는 날 선유폭포에는 누가 있을까?

빗길에 선유폭포로 달려가다

등록 2011.06.25 19:02수정 2011.06.25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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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폭포 빗길을 달려 찾아갔다. 역시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다. 양이 부쩍 늘어나 장관이다. ⓒ 하주성


태풍이 올라온다고 한다. 이렇데 장맛비가 후줄근하게 내리는 날 지리산 선유폭포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면 참을 수 없는 성격 탓에 아우녀석을 졸라 정령치로 향했다. 남원에서 춘향묘가 있는 육모정 앞을 지나면 구불거리는 지리산 산길을 넘어 운봉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가다가 다시 우측으로 접어들면 1,173m의 정령치로 오르는 길이다. 이 길로 접어들어 해발 600m.가 넘는 곳에 선유폭포가 자리한다. 선유폭포는 지리산의 빼어난 절경 중 한 곳이다. 선유폭포는 칠월칠석이 되면 선녀들이 이곳에 내려와 주변의 경치를 관람하고, 목욕을 하고 즐기다가 올라간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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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폭포 지리산 선유폭포. 칠월 칠석이 되면 선녀들이 내려온다는 전설이 있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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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폭포 선유폭포는 이단으로 되어있다. 높지는 않지만 아름다운 지리산의 절경 중 한 곳이다 ⓒ 하주성


나와 같은 분들 또 있네

이렇게 비가 쏟아지는 날인데, 누가 이 선유폭포를 보러 올 것인가?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비가오고 나면 아무래도 폭포의 물이 불어 장관일 듯하다. 망설일 이유가 없지 않은가? 좋은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빗방울에 화면이 얼룩이진다. 하지만 위에서 만이 아니라, 아래서도 보여주어야 할 것만 같아 밑으로 내려간다.

누군가 인기척이 나 돌아보니 연인인 듯한 두 남녀가 선유폭포를 찾아들었다. '어~ 나와 같이 정신줄 놓은 사람들이 또 있네' 라는 생각을 하면 피식 웃는다. 이 비에 웬 선유폭포 촬영이라니. 그나저나 빗속에 내리막길은 정말 위험하다. 조금만 잘못 딛어도 바위가 미끄러워 나자빠질 판이다. 그래도 엉금거리며 밑으로 내려간다.

2단으로 된 선유폭포. 아래서 보니 더욱 장관이다. 사진 몇 장을 찍기 위해 빗길을 달렸다. 돌아오는 길에 혼자 중얼거린다.

'역시 난 제 정신이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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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선유폭포에서 떨어진 물들은 계곡을 따라 어디로 가는 것일까? ⓒ 하주성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티스토리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티스토리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선유폭포 #장맛비 #지리산 #정령치 #선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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